김흥규 <중국의 정책결정과 중앙-지방관계>

Book 2021. 12. 29. 01:19

중국은 우리나라와 아주 가까운 나라이지만 국정운영은 우리와 판이하다. 그래서 가끔은 우리는 그들을 도무지 이해 못하는 사태가 종종 일어나게 된다. 다른 점은 여러 군데에서 들어나는 데 중국의 정책결정이라든지 정부간 관계에 있어서도 우리와 많이 차이가 난다. 이로한 차이점을 이해하는 것이 중국의 행동을 예측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김흥규 교수의 <중국의 정책결정과 중앙-지방관계>는 이런 부분에 있어서 이해의 폭을 넓힌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개념은 민주집중제이다. 사실 종종 중국이 민주주의를 이야기할 때 실소를 금할 때가 있다. 하지만 중국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진지하게 말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에는 다양한 종류가 존재하고 그 폭도 매우 넓어서 국민이 있다면 어느 사회나 민주주의라고 부를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집중제는 중국이 생각하는 민주에 대한 생각의 단초를 얻을 수 있다. 저자는 민주집중제를 설명하면서 우선 서구에서 이야기하는 민주와는 다르게(대중을 지칭함) 중국에서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인 엘리트와 조직 내부의 민주를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공산당 내부에서 정책 결정을 할 때 민주의 부분을 중점을 두느냐 아니면 집중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서 결정의 양식이 달라진다고 한다. 물론 현대의 중국은 공산당 총서기의 힘이 막강하기 때문에 우리의 눈에는 항상 집중하는 모양새이지만 나름 리더에 따라서 합의와 협상을 강조하는 민주가 강세를 띄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아무리 그래도 중국은 저자가 언급한대로 서구 민주주의 국가와는 달리 밑으로부터의 정책 투입 요소가 미약하다. 이러한 중국모델이 서구모델보다 더 우수하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공산당이 옳은 방향의 결정을 내린 경우에는 일사분란하게 정책을 수행할 수 있어 더 효율적으로 일을 진행시킬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모형의 우수성의 논란은 결과론이 될 것 같다.

중국의 정부간 관계에 대한 고정관념은 중앙집권제이다. 이는 맞는 말이면서도 틀린 말이기도 한다. 왜냐하면 중국의 재정분권화 수준은 우리나라보다 높을 정도로 자율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의 큰 나라들은 대개 분권화된 정치체계를 갖는다.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이 그러하다. 이유는 일단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의 일까지 세세하게 지시하기에는 너무 나라가 크기 때문이다(물론 그렇다고 작은 나라라고 모두 중앙집권화 체제를 지니지는 않는다.) 중국도 마찬가지여서 정치분권화는 낮다고 할 수 있지만 행정분권화와 재정분권화는 꽤 높은 편이다. 그리고 이 분권화의 수준이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시간에 따라서 바뀌기도 한다. 이 점에 대해서 세수계약제와 분세제를 이야기하면 변화된 중국의 재정분권화를 잘 설명했다. 저자에 따르면 세수계약제는 중앙과 지방정부 사이의 일대일 협상을 기반을 두기 때문에 비교적 유연한데 분세제는 전국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세원과 분배의 원칙을 미리 정해 놓는다고 한다. 그리고 세수계약제의 경우에는 지방정부에 인센티브가 주어져서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경제 발전 및 재원 확보 노력을 독려하는데 비해 분세제는 좀 더 장기적인 재정 계획과 재원의 조달을 가능하게 한다고 한다. 각 제도에 따라서 지방정부의 재량의 정도가 달라진다. 분권화 논의에서 많이 나오듯이 정답은 없고, 다만 정부의 목표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세수계약제나 분세제를 고를 것이다. 우리나라 지방분권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입장이니 중국의 경우도 참고 삼을 필요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2007년에 출간되었다. 기본적으로 이미 발행된 글을 모은 것이기 때문에 글의 내용이 15년이상되었다. 15년이라는 시간이 짧다면 짧지만 중국에서 최근 15년에 많은 일이 있었다. 그래서 새로운 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새로운 논의를 위해서는 이와 같은 기존의 내용을 기반으로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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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외 <중국에게 묻다>

Book 2021. 10. 6. 22:45

중국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도저히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이다. 지리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였기 때문에 오랫동안 영향을 주고받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두 나라 간에는 공통점도 많다. 하지만 이웃 나라인가 싶을 정도로 다른 점도 있다. 그리고 중국은 나라 사이즈가 크기 때문에 중국에 대한 공부는 게을리 하면 안된다. <중국에게 묻다>는 중국의 전문가들과의 대담으로 이루어져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도시화, 다민족, 인구, 과학정책, 교육정책 등 다양하다. 그래서 책을 읽고나면 전반적으로 돌아가는 대략적인 형태를 파악할 수 있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인구와 관련된 글이었다. 중국도 저출산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일단 이 부분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중국의 인구는 14억으로 도무지 사람이 부족하다는 말이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구가 많은 만큼 국가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사람도 많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까지 중국경제발전을 견인했던 것도 많은 인구였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로 세계의 공장이 되면서 중국경제의 견인차가 되었다. 그런데 저출산이 심화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이 대안으로 많은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무인 택시같은 자동화도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이 인구감소로 인한 대책을 내놓는 것을 보면서 극심한 저출산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과학기술도 눈여겨볼 만하다. 물론 아직 중국의 과학기술이 미국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막대한 투자는 몇몇 분야에서는 우리를 넘어섰다. 우리가 중국보다 잘 산지는 대략 40여년 정도 된다. 개화기 전에는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중국을 가기도 했다. 그리고 개화기 이후에는 우리나라와 중국보다 암흑의 시간을 보냈고 우리나라가 산업화를 먼저 성공한 후 중국보다 잘 살게 되었다. 그것이 길게 잡아서 70년대 이후라고 하면 40년이 된 것이다. 이 시간을 통하면서 우리는 중국이라고 하면 후진국이라는 관념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빠르게 발전하면서 우리를 따라오고 있다. 그리고 우리와의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은 수준까지 왔다고 본다. 그리고 어쩌면 우위를 보일 시간도 많이 남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된 사실을 감지하지 못하고 중국의 뒤처지는 모습만 집중한다면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변화된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자만하다가 큰 아픔을 겪은 적이 우리는 있다. 1600년대 떠오르는 청나라를 오랑케라고 파악하고 무시하다가 국가적인 치욕을 당한 적이 있다. 그리고 개화기 때 빠르게 변화하지 못하고 일본을 무시하다가 식민지 생활을 한적도 있다. 그런데 이를 망각하고 중국을 한심한 나라라고 치부했다가는 또다시 슬픔을 겪을 수 있다. 중국은 우리보다 더 치열하게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투자하고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20127월에 발간되었다. 이 말은 내용은 대부분 2011년에 기반으로 작성되었다는 것이다. 10년이 지난 2021년에 보면 중국이 또 달라져 있는 면은 확인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예를 들어, 교육 부분에서 중국에 세계적인 일류대학이 없다고 아쉬워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10년 사이에 베이징대, 칭화대 같은 중국의 간판대학은 욱일승천하여 세계적인 명문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준으로 올라섰다. 그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중국의 학교수준이 많이 좋아졌고 체계화되었다. 이 책이 작성될 때는 후진타오 정권의 말기였는데 이제는 시진핑 정권이 영속화가 된 시절이되었다. 이 시진핑 정권의 영속화는 중국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것이 중국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지 부정적인 영향을 줄지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글로벌 스탠다드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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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욱연 <이욱연의 중국수업>

Book 2021. 7. 30. 23:26

21세기 세계에서 중국은 이제 도무지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가 되었다. 이러한 중국에 대해서 아는 것은 이제 미국을 아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게 되었다. 사실 우리는 오랫동안 미국의 영향에 있었고 미국이 최강대국이므로 글로벌 스탠다드화되어 어느 정도 미국에 대해서 익숙하고 알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우리가 아는 중국은 대개 현재 중화인민공화국 이전의 왕조시대의 중국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학자들이 중국에 대해서 글을 썼는데 이욱연 교수의 글을 대중들이 읽기에도 어렵지 않게 되어있다. 쉽게 쓰여있다고 쉬운 주제만 있는 것은 아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알아두면 좋을 만한 핵심주제를 <이욱연의 중국수업>에서 다루었다.

우선 관심이 갔던 주제는 관씨이다. 사실 중국에서 관씨가 중요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저자는 관씨에 대해서 나를 중심으로 사람을 구분한 뒤 차등하여 대우하는 중국인의 인간관계 원리를 상징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이 관씨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인맥 혹은 연줄이라는 단어로 통용된다. 그리고 합리적으로 보이는 미국에서도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대놓고 입학이나 입사할 때 추천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고용인이 추천인을 아는 사람이라면 훨씬 유리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나는 사실 관시, 인맥, 네트워크가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물론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사실 비슷한 사회적 자본을 말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인맥과는 다른 점으로 중국의 경우에 개인을 중심으로 자신의 집단을 형성한다고 이야기한다. 아무리 같은 학교를 나오더라도 자기와 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이점이 우리와는 다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단순히 학교가 같다고 더 챙겨주는 경우가 예전보다는 적어진다는 점에서 인맥과 관시가 비슷해지는 것이 아닌 가하는 생각을 한다.

또 흥미롭게 보았던 부분이 모조품(짝퉁)에 관한 이야기이다. 중국에서 수많은 모조품이 있다. 심지어 먹을 것에도 가짜가 있어서 사람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그리고 산자이(山寨)문화가 생겼다고 한다. 모조문화인데 이것이 일반 중국인의 정서를 대변하고, 현실을 비판하는 비주류 문화로 나왔다고 한다. 나는 이러한 남을 허가없이 모방하는 일들이 중국의 고유문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의 발전단계가 그 정도인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전에(지금도 어느 정도는) 남대문 시장이나 이태원에 가면 서구의 브랜드 모조품이 즐비하였다. 그리고 방송국에서는 일본문화를 배끼기도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많이 발전하여 이러한 경우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발전했다는 것이다. 내가 약간 걱정하는 부분은 중국이 발전하여 우리가 더 이상 중국을 짝퉁이나 파는 나라라고 말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오르는 것이다. 오히려 중국의 문화를 동경하게 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또 관심이 갔던 부분이 선거민주주의에 대한 중국의 비판적인 태도이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꽃으로 선거를 꼽는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가 시장에서 국밥을 먹고, 심지어 어울리지도 않게 춤도 춘다.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서 온힘을 다하는 것이다. 선거는 정치인의 대응성을 높이는 점에 있어서 큰 장점이 있다. 그런데 선거라는 것이 어느 정도 인기투표이기 때문에 꼭 바람직한 후보가 뽑히라는 법이 없다. 그리고 흑색선전이 난무하기도 하고 작은 말실수가 패착요인으로 후보를 완전히 나락으로 빠뜨리기도 한다. 이런 것을 보면 과연 선거가 제대로 사람을 뽑는 제도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들게 할 때도 있다. 이런 점에서 일반 사람들이 선거를 하지 않는 중국의 정치제도는 눈여겨 볼 만하다. 물론 우리가 선거를 없애지는 않겠지만 보완책을 얻을 수 있는 힌트를 얻었으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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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욱연 <이만큼 가까운 중국>

Book 2021. 7. 12. 17:57

우리나라에서 중국이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결정적으로 코로나로 중국에 대한 이야기가 매일 나오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뉴스는 부정적인 뉴스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인 뉴스가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중국에 대해서 화만 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상대를 알아야 전략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 우리가 중국이라고 하면 미세먼지나 코로나를 생각하거나 아예 예전으로 돌아가 진시황이나 삼국지를 생각하게 된다. 물론 그것도 중국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분이다. 그래서 중국을 더 알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 아무렇게나 공부를 시작하려면 어렵다. 일단 개론서같은 것이 필요한데 이욱연 교수의 <이만큼 가까운 중국>은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이다. 다방면의 주제를 대중들이 읽기 적당한 교양수준으로 쉽게 저술되어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많은 면에서 다르지만 역시 눈에 띄게 다른 점은 정치체계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중국 공산당(중공)은 국가와 결합되어 있다. 이를 당-국가(Party-State)체제라고 부른다고 한다. 국가주석이 대통령같은 역할을 하고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장이 국회의장에 해당하고 국정을 총괄하는 국무원 총리 모두 공산당의 최고 직위인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만이 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로서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중국 공산당은 1921년에 창당했는데 중화인민공화국은 1949년에 세워졌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우선 정부가 세워지고 각종 정당이 생겼는데 이와는 완전히 다른 점이다. 그래서인지 공산당이 국가보다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닌 느낌이다.

우리는 이 공산당이 마뜩잖아 한다. 일단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에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공산당 자체 우리 체제와는 맞지 않는다. 그리고 현재 중국 공산당이 행하는 작태가 적어도 우리가 존경할 만한 느낌을 전혀 주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 나는 그럼에도 중국 공산당이 중국에 꾸준히 있기를 바란다. 나는 우리나라가 중국가 가장 다른 점이 하나는 한글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체제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중국인들이 마음을 바꾸어 공산당 체제를 버리고 우리나라와 같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갖는다면 우리는 정말 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

1979년 등소평의 개혁개방정책이 후 중국은 경제면에서는 자본주의를 받아들였다. 그 후 40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경제규모는 세계최대규모가 되었다. 그리고 일인당 GDP10,000불이 넘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성장할 것 같다. 그래서 몇몇 도시는 우리나라 대도시보다 더 잘 산다. 세계의 많은 나라가 중국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이러한 경제적 힘에서 나온 것이다. 그들은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에 큰 경제투자를 통해서 그들의 영향력을 늘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정치체제에서까지 자유민주주의를 들여온다면 정말 강대국이 될 것이다. 지금 중국 공산당이 하는 일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러워하지 않는다.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에서 미국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있어도 중국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 이유는 아주 자명하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는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아주 만약에 중국이 정치체제마저 선진화된다면 우리나라가 중국에 비해서 내세울 큰 것 하나가 줄어들 게 된다.

우리가 중국이 싫다고 갑자기 이 땅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갈 수가 없다. 그리고 중국은 다양한 방면에서 우리 사회에 영향을 줄 것이다. 우리가 원한다고 해도 그들이 자발적으로 바꿀 것 같지 않은 것이 공산당-국가체제이다. 우리는 그들이 당-국가체제가 가지는 문제점을 겪지 않도록 해야한다. 그래야 한국사람이라는 것이 더 자랑스러워질 것이고 세계 사람들이 한국사람은 중국사람들과는 다르다고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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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지방정부간 권력조정의 정치경제>

Book 2019. 10. 11. 01:25

중국이 워낙 강한 중앙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방정부에는 권력이 별로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느 정도는 사실이고 중국은 땅의 크기가 크기 때문에 부득이 하게 지방정부의 자율성이 있다. 중국에는 23개성이 있고 4개의 직할시, 2개의 특별행정구가 있으면 5개의 자치구가 있다. 연방제 국가인 미국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이들은 나름 특색있게 정부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우리나라도 지방자치를 시작한지가 이제 25년이 넘었다. 중국의 지방 정부간 활동을 살펴보면 여러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겠다.

우선 중국 중앙과 지방 행정체계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 우선 직할시(북경, 중경, 상해, 천진)가 있다. 이 직할시를 다스리는 사람은 우리처럼 시장이다. 이 직할시 밑에 시할구가 있고 이를 대표하는 자가 구장이다. 그리고 성의 리더는 성장이다. 성밑에 부성급시가 있다. 또한 지급시라고 꽤 큰 시들도 있다. 이 밑에 현, 현습시, 자치현, , 자치기가 있다. 이는 자치구(대표자는 주석)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특별행정구는 행정장관이 통치한다.

이 책에서는 성관현 개혁을 논의하는 데 성관현이란 성 정부가 재정 영역에서 현과 현급시와 같은 현급 행정구를 직접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성관현 개혁이란 기존에 지급시만 보유하던 권한뿐만 아니라 성의 일부 권란도 현과 현급시에 부여하거나 이양하고 있고 심지어는 기존의 다양한 행정 규제 자체를 철폐한다고 한다. 성관현 개혁을 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인 지방자치 논의와 결을 같이하게 성의 발전을 위한 것이다. 중앙정부에서는 지방정부의 특성을 일일이 체크할 수 없다. 지방의 일은 지방이 가장 잘 안다. 그리고 지방정부 안에서도 성급이 가장 아래 동네의 상황까지 소소히 알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러한 사유로 인하여 정부의 아래 단계로 이양(하방이라고 함)하고 일을 맡기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성관현 개혁이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난다고 한다. 경제조건이나 성장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4가지의 명제를 확인하려고 했다. 첫째는 성 리더십의 개력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자원동원능력이 뛰어나면, 성관현 개혁 진척 정도도 크다. 둘째는 관할 현의 수가 많으면, 성 정부 관리 능력의 한계로 성관현 개혁이 충분히 실현되지 못한다. 셋째는 현 경제가 성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면, 성관현 개혁 정도도 크다. 넷째는 민영경제가 발전한 지역의 경우, 그렇지 못한 지역에 비해 성관현 개혁의 진척 정도가 크다.

이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기본적인 중국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런데 중국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기 위해서는 이 책의 내용이 필요하다. 어떻게든 시작을 하기 위해서라면 이 책의 내용부터 시작해야 하는데 중국에 대한 내용을 잘 모르더라도 몇가지 기본적인 단어나 개념등을 알아두면 다음에 중국에 대한 것을 읽을 때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이 책에서 나오는 강현(强縣)과 약현(弱縣)을 알아야 한다. 사실 별 것은 아니고 경제적으로 부유한 동네를 강현이라고 하고 낙후된 동네를 약현이라고 하는 것이다. 또한 알아야 할 개념이 성관현 체제와 시관현 체제이다. 시관현 재정 관리 체제는 시가 현의 재정 전반을 관리하는 체제를 말한다. 그리고 성관현 체제는 세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가 전면관리형으로 재정 체제의 제정, 정부간 재정 이전 및 특별 지원금 분배, 재정 결산, 수입 입금, 자금 조달, 채무 관리 등 재정 관리 각 방면에서 성이 현을 관리하는 유형이다. 둘째, 보조금 관리형은 주로 재정 이전, 특별 지원금 분배, 자금 조달 등 보조금 영역에 한정해 성이 현의 재정을 관리하는 유형이다. 마지막이 성시 공동관리형은 재정 이전 등 자금 보조를 할 경우에 성이 직접 현을 평가해 보조금을 규모를 결정하지만 실제 분배와 자금조달 영역에서는 성은 시를 시는 현을 관리하는 유형이라고 한다. 이 외에도 알아야할 개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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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라는 불편한 진실>

Book 2019. 10. 9. 21:43

우리나라는 중국의 옆나라이다. 그래서 인지 중국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몇몇의 중국사람을 보고 중국을 판단하거나 요즈음 인기인 마라탕이나 훠궈를 먹고 중국에 대한 문화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중국은 대개 중화민국이전의 청나라때까지 중국일 경우가 많고, 오히려 요즘 중국에 대해서는 선입견만 가득하다고 본다. 물론 근래 들어 중국으로 유학가는 사람이나 중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서 중국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포괄적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아직도 옆나라치고는 턱없이 부족하다.

<중국이라는 불편한 진실-신자유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은 중국의 인문사회적인 요소를 다각도로 살펴본 책이다. 10장으로 되어있다. 1장에서는 공자와 현대문명의 교차점, 2장에서는 중화민족에 대한 논의, 3장에서는 일대일로, 4장에서는 우리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환경문제, 5장은 중국의 법치상태, 6장은 날로 심각해져가는 빈부격차문제, 7장은 사회적 차별을 많이 받고 있는 농민공문제, 8장은 우리나라도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청년문제, 9장은 우리나라도 겪고 있는 고령화문제, 10장은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조화문제를 다루었다. 각 장마다 주제에 맞는 영화를 소개하면서 주제에 대한 논의를 심화시킨 것도 이해를 도왔다(물론 나같이 책에 나온 영화를 단한편도 보지 않은 상태라면 효과는 미미하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일단 <일대일로>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나는 일대일로에 대해서 뉴스미디어에서 이야기를 한 것을 많이 들었는데 정확히 무엇인지 몰랐다. 이 책에 따르면 중국이 진정한 세계강국으로 발돋음하기 위한 실천전략이라고 한다. 특히 미국과의 대립과 관련하여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의 대중국 봉쇄정책과 아시아 주변국들의 반중국 공조를 돌파하기 위해서 나온 카드가 일대일로이다. 일대는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잇는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지칭하고, 일로는 중국-동남아시아-서남아시아-아프리카-유럽으로 이어지는 21세기 해양 실크로드를 뜻한다. 이 일대일로는 2014년부터 2049년까지 진행될 정책으로 2049년까지 중국의 대동사회 실현을 이끌 정책으로 계획되었다.

사실 우리나라는 비교적 덜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사실 중앙아시아에 무슨 국가가 있는지도 잘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에서는 중앙아시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와도 가깝지만 카자흐스탄, 키르기스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이러한 나라들이 대체적으로 가난한데 이러한 나라들에 투자를 하면서 중국의 우군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철도를 세우려고 한다. 예를 들면, 청두-카자흐스탄-러시아-벨로루시-폴란드라든지 창사-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같은 것이 있다. 그리고 해외항만개발 및 운영권을 사들이고 있다. 그래서 미얀마 시트웨항, 스리랑카 콜롬보항, 파키스탄 과다르항의 운영권을 확보했다고 한다.

그리고 일대일로 아래 6대 경제회랑를 구축하여 밀어붙이고 있다. 첫째가 중국-몽골-러시아 경제회랑, 둘째가 신유라시아대륙철도 경제회랑, 셋째가 중국-중앙아시아-서아시아 경제회랑, 넷째가 중국-인도차이나 경제회랑, 다섯째가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그리고 여섯째가 방글라데시-중국-인도-파키스탄 경제회랑이다. 이 경제회랑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는 별로 관심이 없지만 상당히 광범위하다. 물론 일대일로가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아직은 미지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영향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우리도 그만큼 영향을 받을 것이다. 이를 제대로 대처하려면 중국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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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중국문화원>

Exhibition 2019. 4. 9. 12:02

우리나라와 중국과의 관계는 아주 오래되었다. 워낙 가까이 있다보니 중국문화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예를 들어, 우리가 흔히 쓰는 사자성어의 많은 경우가 중국에서 유래되었음을 생각해본다면 중국이 우리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오히려 근래 들어서 우리나라가 중국에 영향을 미치는 비중이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낙 중국이 크고 사람도 많아서 중국에 대해서 알아갈 것들이 많다. 비단 요즈음 커진 중국경제뿐만 아니라 문화적인 면에서도 상당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중국에 대해서 중국쪽에서는 알리고 우리 쪽에서는 알 수 있는 공간이 <중국문화원>이다.

<주한중국문화원>은 광화문역과 서대문역 사이에 위치한 중국문화를 종합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선 중국에 대한 강연이 있다. 예를 들어, 중국문화산업 시장의 동향분석이라든지, 중국고전문학 강연 시리즈로 홍루몽, 서유기 등등 작품에 대해서 중국전문가들이 이야기를 해준다.

이러한 일회성 강좌뿐만 아니라 꾸준히 배울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그 프로그램은 꽤 다양해서 태극권, 서예, 전통무용, 전통악기, 중국어, 중국요리까지 다양하다. <중국문화원>에서 공신있게 강사를 초빙하기 때문에 강사의 탁월함에 대한 걱정을 덜 하고 수강을 신청할 수 있다. 수업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중국어 입문을 제외한 수업은 심지어 면접도 있다. 면접을 통과한 사람만이 수강료를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전시회도 연다. 사진전을 열기도 하고 미술전을 열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모두 무료이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을 가지지 않고 볼 수 있다. 처음 들어가서 보기가 어렵지 한번 들어가서 보면 때때로 바뀌는 전시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 약간 아쉬운 것은 홍보가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 아는 사람만 계속 오게되는 느낌이다. 물론 지금 아는 사람이 충분할 수도 있다. 그리고 전시가 무료이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와서 관람해도 이득이 아닐 수 있다. 그래서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홍보를 잘 안하는 것이 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문화원의 본래 목적이 중국문화를 널리 알리는 것이라면 좀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것이 어떨까한다. 애당초 노력해서 기획하고 준비한 좋은 전시물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보면 사회적으로 이득일 것이다.

그리고 4층에는 도서실이 있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도서실인데 중국에 관한 책, 잡지, 비디오 등등을 갖추고 있고 앉아서 공부할 자리도 몇 석 있다. 중국어로 된 책만 있는 것은 아니고 중국에 대해 알 수 있게 하는 한국어로 된 책도 여러 권 있다. 조용히 중국에 대해서 공부하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와서 학습을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문화원이다보니 중국휴일에도 쉰다. 물론 같은 동양권으로서 설날이나 추석으로 우리와 마찬가지이지만 우리와 다른 점은 기간도 조금 다르고 단오절도 쉰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단오가 있기는 하지만 정말 예전에 창포물로 머리를 감고 쥐불놀이를 한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만 유래하지 특별히 기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이 단오절도 중요한 기념일로 쉰다. 그리고 노동절도 우리보다 더 크게 쉰다. 또한 국경절이라고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된 날도 1주일로 크게 쉰다.

또한 중국문화원 건물에서는 하지 않더라도 중국문화원에서는 중국영화를 방영하고 중국과 관련된 공연을 주관하기도 한다. 예전에 홍콩영화를 제외하고는 지금 우리가 흔하게 보는 영화는 당연히 우리나라 영화와 그리고 미국영화이다. 중국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시야를 넓히고 싶다면 이러한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앞으로도 중국문화원이 한국과 중국의 문화적인 가교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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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세계 속으로><세계테마기행>과 더불어 집에서 세계 여행을 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다. 사실 여행이라는 것이 말처럼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집을 떠나면 고생이라고 피곤하고 해외여행의 경우에는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할 때도 많다. 그리고 선진국처럼 사회제반 시설이 아주 잘 되어있지 않으면 상당히 고생한다. 물론 선진국에 여행가면 그 대가로 상당한 여행비용을 지불해야한다. 이러한 이유로 집안에 앉아서 볼 수 있는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여행갈 힘이 없는데 가고 싶을 때 보면 딱 좋은 프로그램이다.


3.1 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595<걸어서 세계 속으로> “걸어서 임시정부 속으로라는 부제를 가지고 임시정부의 발자취를 따라 중국을 여행한다. 처음 찾아간 곳은 상하이이다. 상하이에서 처음 임시정부를 수립하여 기념관으로 남아있다. 이렇게 기념관으로 남아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국력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지금도 힘이 없었다면 기념관이 남아있을 수 없을 것이다. 어떠한 나라의 일을 기념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가 힘이 있어야 제대로 할 수 있다.


상하이가 우리에게 더 다가오는 것은 윤봉길 의사가 의거했던 곳인 홍커우 공원(지금은 루쉰공원)이 있기 때문이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윤봉길의사를 기념하는 곳에서 만난 중국인들과 인터뷰를 한다. 그 중국인들이 이 프로그램을 위해 특별히 섭외된 것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보았다. 만약에 정말 진정성있게 윤봉길 의사 기념관을 보고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면 정말 감동적이었다. 이런 면에서는 중국과 우리는 일본에게 고통당한 공통점이 있어서 그런지 잘 통하는 면이 있었다.


윤봉길 의사 의거이후 일본의 탄압이 심해져서 임시정부는 항저우로 거처를 옮긴다. 그곳에서의 상황을 김구선생님의 <백범일지>와 정정화 선생님의 <장강일기>를 배경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책에 있는 내용을 보여주며 있었던 일들을 입체적으로 보여주었다. 특히 흥미롭게 보았던 점이 무슬림 음식을 팔고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는 이야기가 나온다. 망국의 임시정부로서 살아가는 것이 녹녹치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도무지 언제 광복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매일같이 불같이 독립운동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의 일상을 잘 보내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책에 써있는 발자취를 따라서 이러한 일상을 잘 보여준다.


항저우도 위기가 찾아와 임시정부는 난징으로 옮겨간다. 지금처럼 교통수단이 잘 발달되지 않은 시기라 난징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그래도 난징에서 장제스와의 협력하면 미래를 위해 활동을 한다. 하지만 난징대학살이라는 시대의 비극이 일어나면서 또다시 쫒긴다. 난징이후 구이린으로 거처를 옮기는데 일본의 추격은 정말 엄청났다. 민가에다가도 무차별적으로 폭격을 했기 때문에 임시정부 사람들은 동굴로 폭격을 피했다. 이런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당한 것도 엄청나지만 중국도 상당히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해서 중국과 협력해서 대응해 나가야하지 않을 까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마지막 임시정부가 있었던 충칭으로 간다. 그곳에는 일본의 폭격을 피하게 위한 방공호들이 많이 있었다. 지금은 방공호를 개조해서 식당으로 만들어서 그 안에서 사람들이 훠궈를 먹고 있었다. 이제는 평화롭게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한 때는 두려움과 분노로 가득찬 곳이었다. 임시정부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현판을 걸고 독립 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TV로 보는데도 숨가쁜 여정이었다. TV로 보는데도 이 정도 인데 실제로 움직이고 준비하신 독립운동가들께서는 얼마나 힘드셨을지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그 분들의 헌신에 감사의 마음을 갖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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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Q정전>

Book 2018. 12. 10. 01:07

칭다오에 있는 루쉰공원을 방문하기 전에 루쉰의 대표작인 <Q정전>을 아주 오랜만에 다시 읽어보았다. <Q정전>은 단편소설로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의 배경을 알고 읽는다면 더 풍부하게 소설을 이해할 수 있다. 루쉰은 1881년에 태어나 1936년에 숨을 거둔다. 어느 시대가 그렇지 않겠냐만은 당시는 청나라(1616~1912)에서 현대 중국으로 넘어가는 긴박한 전환기에 루쉰은 살았던 것이다. 아마도 루쉰은 당시의 상황을 목도하고 그를 배경으로 이 소설을 썼을 것이다.


가장 핵심적인 소설의 사건은 역시 1911년에 있었던 신해혁명일 것이다. 청나라는 1840년 영국과 벌어진 아편전쟁, 1894년 일본과 벌어진 청일전쟁 등에서 패하는 등 국운이 기울고 있었다. 하지만 1616년부터 200년 넘게 지속되어온 나라가 다른 나라로 넘어가는 일을 상상하는 것을 청나라 국민들은 상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지금 일본으로부터 광복되어 대한민국 본격적으로 만들어 진지가 70년이 넘었는데 대한민국이 어렵다고 다른 나라로 변환되는 것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200년이 넘은 나라가 다르게 바뀌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쑨원이 이끄는 새로운 세력은 지금은 당연한 소리를 들리지만 삼민주의를 주창하였다. 특히 삼민 중에 민권은 공화정을 상정하는 것인데 청나라는 물론이거니와 명나라(1368~1644), 원나라(1271~1368), 송나라(960~1270), 510(907~979), 당나라(618~907), 수나라(581~618), 위진남북조시대(221~589), 한나라(기원전 206~기원후 220: 물론 중간에 4~25년까지 신나라가 끼어있음), 진나라(기원전 221~기원전 206), 춘추전국시대(기원전 770~기원전221), 주나라(기원전 1046~기원전 771), 상나라(혹은 은나라라고도 불림)(기원전 1600~기원전1046), 하나라(기원전 2070~기원전 1598)까지 3,00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일반 사람들에게는 왕이란 존재가 있었다. 그래서 나라는 바뀔지언정 왕은 항상 있어왔다. 그러던 것인 왕을 폐지하고 공화정을 만든다는 것은 감히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혁명파가 이끄는 운동은 사회의 거대한 혼란을 가져다주었다. 그런데 청나라를 유지하자니 기존 체제는 썩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에 살던 사람들은 구체제인 청나라를 지지하기도 하고 새롭게 등장한 혁명파를 지지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가진 이념을 가지고 둘 중의 하나의 세력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었다. 왜냐하면 지금과는 달리 많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글자도 제대로 읽지 못하는 무학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아Q가 그랬던 것처럼 어느 쪽에 서야 더 자신에게 득이 되는지를 생각했던 것 같다.


루쉰은 이러한 기회주의적인 모습을 풍자한다. 하지만 나는 전혀 풍자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어쩔 수 없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생존에 대한 열의가 가득한 것이다. 물론 고고한 선비처럼 대의를 따지지 않고 손익만 계산하느냐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배부른 소리라고 본다. 물론 이론적으로야 무슨 말은 못하겠느냐마는 현실에서 대중은 일단 자신이 유리한 쪽에 기대는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그런지 아Q의 모습은 일반 대중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에 아Q에게 닥친 운명 역시 슬프지만 혼란기의 현실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한국전쟁당시 국군이냐 인민군이냐 나누어서 다른 편에 선 사람들을 잔혹하게 죽인 경험이 있다. 그리고 타인을 희생양을 만드는 아픈 경험도 있다. 중국역시 마찬가지로 청나라쪽과 중화민국파쪽 그리고 시간이 더 흘러서는 국민당쪽과 공산당쪽이 나뉘어 동족상잔의 아픔을 경험한다. 이러한 갈등과 아픔을 많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경험을 했을 탠데 반복하고 또 반복하는 이유는 이 인류가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방증한다. 슬프지만 어쩌면 우리가 완전히 기계로 대체되지 않는 한 이러한 아픔은 어느 정도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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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근현대사 5: 개발주의 시대로>

Book 2017. 12. 16. 22:48

중국역사라 하면 우선 삼국지가 떠오른다. 그래서 삼국지를 여러 번 읽은 사람이라면 조조, 유비, 손권 등 주인공급 인물들 뿐만 아니라 제갈공명, 주유, 사마의 같은 책사도 숙지하고 있으며 때로는 미축, 간옹, 하후상 같은 수많은 인물들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근래 일어났던 중국 근현대사는 생각보다는 잘 모르고 있다. 그래서 늘 이에 대해서 궁금증이 있었는데 도서관에서 중국근현대사에 관한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등소평때부터 있었던 일이 중심적으로 서술하였다. 특이한 점은 일본학자들이 썼다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중국과 일본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꽤 서술되어 있다. 이 점이 매우 흥미로웠는데, 왜냐하면 동아시아하면 한국인으로서 우리나라와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와 일본을 중심으로 사고해왔기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본 동아시아는 또다른 관점을 선사하였다.

책이 꽤 간략해서 40년의 세월을 후딱 읽고 이해하는데는 쉬웠다. 반면에 분량이 짧다보니 깊이 있는 서술은 부족했다. 어쩌면 이 책을 첫 책으로 삼아 더 깊이 있는 책으로 넘어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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