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ked>

Book 2019. 10. 12. 00:52

석사시절에 읽었던 <Linked>를 다시 읽었다. 그동안 많은 지식이 쌓여서 일까. 처음에는 새로운 내용이 많았었던 책이었는데, 이번에는 복습하는 느낌이었다. 다만 처음읽을때보다 훨씬 더 쉽게 읽혔다. 하지만 처음 읽었던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중요한 내용을 담은 것은 매한가지였다.

처음읽었을 때나 지금읽었을 때나 동일한 나의 궁극적인 의문은 과연 어떠한 연결됨이 사회적으로 좋은 것인가이다. 이 책의 저자 바라바시는 물리학자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하지 않았다. 나는 특히 우리나라 도시 분포와 관련되어서 이를 생각했었다. 물론 읽을때만 한다는 것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우리나라는 종종 서울공화국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만큼 서울에 몰려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서울을 기점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서울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질 것 같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영토가 작기 때문에 서울에 모여사는 것도 일견 이해가 간다. 미국같이 큰 나라라면 뉴욕에도 사람이 살고 LA에도 사람이 살고 시카고에도 사람이 살 수 있다.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르다. 그래서 서울에 모여사는 것이 효율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이렇게 옹기종기 모여살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더라도 치명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송두리째 날라갈 수 있다. 그래서 분권화가 효율적이지 않더라도 안정성면에서는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서울에서 세종시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들으면 화가 몹시 나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근래에는 분권화가 너무 많이되서 비효율성이 효과성을 덥는 느낌도 든다. 책에 나온 Paul Baron의 네트워크모형 중 Centralized, Decentralized 그리고 Distributed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균형잡힌 국토개발은 Decentralized인데 가끔 Distributed같은 모습이 들어나는 것 같기도 하다. 예를 들어, 내포신도시가 있다. 내포신도시는 예산군과 홍성군 사이에 위치한다. 이 내포신도시에는 대전에서 온 충남도청이 있다. 나는 이 충남도청을 내포신도시로 옮겼어야 했나 싶다. 대전이 이미 광역시로 좀 크다 싶으면(사실 그렇지도 않다고 생각하지만) 차라리 천안이나 아산으로 옮기는 것은 어떠했을까 싶다. 아니면 많이 가서 예산이나 홍성에 충남도청을 옮겼으면 어떠했을 까 싶다. 너무 새롭게 신도시를 개발한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서울이나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도시는 인구가 그렇게 많지도 않다. 그래서 지금 있는 지방도시를 힘껏 밀어주어도 모자를 판에 새로운 도시를 짓는 것은 너무 비효율적이다. 예를 들어 새로 생긴 경북도청의 경우에도 안동시에 위치한다고 하지만 안동시에서 사실상 꽤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차로 30분은 몰고 가야한다). 물론 아마도 부지 매입비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안동도 큰 도시가 아닌데 그 안동에서도(물론 안동시에 속하지만) 또다시 30분을 차를 타고 들어가게 하는 것 너무 낭비가 심한 것 같다. 이렇게 신도시를 짓고 나면 인프라가 활성화가 되어야 사람들이 모일 탠데, 그렇지도 못하다. 차라리 원래 있었던 안동에다가 도청을 옮겼으면 어떠했을까하는 생각이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이 비슷한 것에 나도 놀랐다. 아마도 이에 대한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책의 내용을 100%로 이해하거나 감동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Lined>를 읽으면서 아마도 다른 사람들은 다른 내용에 집중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켰을지도 모르겠다. 나의 경우에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효과적인 도시 분포와 연결은 어떤지가 가장 궁금했던 것이다. 문제는 아직 아이디어를 이 이상 발전시키지 못한 것이다.

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