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세계 속으로><세계테마기행>과 더불어 집에서 세계 여행을 할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다. 사실 여행이라는 것이 말처럼 행복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집을 떠나면 고생이라고 피곤하고 해외여행의 경우에는 말이 통하지 않아 답답할 때도 많다. 그리고 선진국처럼 사회제반 시설이 아주 잘 되어있지 않으면 상당히 고생한다. 물론 선진국에 여행가면 그 대가로 상당한 여행비용을 지불해야한다. 이러한 이유로 집안에 앉아서 볼 수 있는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여행갈 힘이 없는데 가고 싶을 때 보면 딱 좋은 프로그램이다.


3.1 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595<걸어서 세계 속으로> “걸어서 임시정부 속으로라는 부제를 가지고 임시정부의 발자취를 따라 중국을 여행한다. 처음 찾아간 곳은 상하이이다. 상하이에서 처음 임시정부를 수립하여 기념관으로 남아있다. 이렇게 기념관으로 남아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국력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가 지금도 힘이 없었다면 기념관이 남아있을 수 없을 것이다. 어떠한 나라의 일을 기념하기 위해서는 그 나라가 힘이 있어야 제대로 할 수 있다.


상하이가 우리에게 더 다가오는 것은 윤봉길 의사가 의거했던 곳인 홍커우 공원(지금은 루쉰공원)이 있기 때문이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윤봉길의사를 기념하는 곳에서 만난 중국인들과 인터뷰를 한다. 그 중국인들이 이 프로그램을 위해 특별히 섭외된 것이 아니기를 바라면서 보았다. 만약에 정말 진정성있게 윤봉길 의사 기념관을 보고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면 정말 감동적이었다. 이런 면에서는 중국과 우리는 일본에게 고통당한 공통점이 있어서 그런지 잘 통하는 면이 있었다.


윤봉길 의사 의거이후 일본의 탄압이 심해져서 임시정부는 항저우로 거처를 옮긴다. 그곳에서의 상황을 김구선생님의 <백범일지>와 정정화 선생님의 <장강일기>를 배경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책에 있는 내용을 보여주며 있었던 일들을 입체적으로 보여주었다. 특히 흥미롭게 보았던 점이 무슬림 음식을 팔고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는 이야기가 나온다. 망국의 임시정부로서 살아가는 것이 녹녹치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도무지 언제 광복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매일같이 불같이 독립운동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의 일상을 잘 보내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책에 써있는 발자취를 따라서 이러한 일상을 잘 보여준다.


항저우도 위기가 찾아와 임시정부는 난징으로 옮겨간다. 지금처럼 교통수단이 잘 발달되지 않은 시기라 난징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그래도 난징에서 장제스와의 협력하면 미래를 위해 활동을 한다. 하지만 난징대학살이라는 시대의 비극이 일어나면서 또다시 쫒긴다. 난징이후 구이린으로 거처를 옮기는데 일본의 추격은 정말 엄청났다. 민가에다가도 무차별적으로 폭격을 했기 때문에 임시정부 사람들은 동굴로 폭격을 피했다. 이런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당한 것도 엄청나지만 중국도 상당히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본의 역사왜곡에 대해서 중국과 협력해서 대응해 나가야하지 않을 까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는 마지막 임시정부가 있었던 충칭으로 간다. 그곳에는 일본의 폭격을 피하게 위한 방공호들이 많이 있었다. 지금은 방공호를 개조해서 식당으로 만들어서 그 안에서 사람들이 훠궈를 먹고 있었다. 이제는 평화롭게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한 때는 두려움과 분노로 가득찬 곳이었다. 임시정부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현판을 걸고 독립 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TV로 보는데도 숨가쁜 여정이었다. TV로 보는데도 이 정도 인데 실제로 움직이고 준비하신 독립운동가들께서는 얼마나 힘드셨을지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그 분들의 헌신에 감사의 마음을 갖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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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참견>

TV 2019. 3. 1. 03:27


서장훈, 한혜진, 곽정은, 김숙, 주우재가 진행하는 <연애의 참견>은 예전에 방송되었던 <마녀사냥>의 후속판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일단 <마녀사냥>에 출연했었던 곽정은과 한혜진이 나와서 일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타인의 연애고민을 풀어주는 데 있어서 공통점을 갖는다.

물론 <마녀사냥>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신동엽의 존재의 여부이다. 신동엽은 연애에 있어서의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우리나라 탑 진행자로서 <마녀사냥>도 신동엽이 메인이 되어서 진행되었다. 게다가 기본 주축이 신동엽-성시경-허지웅-유세윤으로 이어지는 형동생사이로 이어지는 위계질서가 있었다. 그런데 비해 <연애의 참견>은 그 어느 누구도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평등한 위치에서 진행된다. 게다가 각 출연진들은 한혜진-주우재를 제외하고는 위계질서를 잡기 애매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진행한다. 이 점은 장점 혹은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궁극적으로 취향으로 귀결될 수 있다. 만약에 내용을 정리해주는 사람이 필요로 한다면 <마녀사냥>이 더 재미있을 것이다. 신동엽이 찬반의 논란이 있는 내용을 어떻게든 정리를 하고 외견적으로는 일단 패널들이 이에 수긍하기 때문에 깔끔한 맛이 있다. 반면에 <연애의 발견>은 패널들간의 수평적인 의사교류가 장점이다. 그런데 그 누구 하나 권위적으로 마무리를 짓지는 않기 때문에 약간 어물정하면서 주제를 넘어가는 면이 있어 보인다.


그리고 차이점은 <마녀사냥>에서는 유부남인 신동엽과 유세윤과 싱글인 성시경, 그리고 돌싱이 허지웅이 있었다. 반면에 <연애의 참견>에서는 돌싱 서장훈과 곽정은이 있었고, 싱글인 한혜진, 주우재, 김숙으로 구성되었다. 물론 결혼한 상태가 연애의 완성상태는 아니지만 돌싱과 싱글로만 구성된 조합은 신선하지만 공신력은 조금 떨어졌다. 구성원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기 위해서라도 기혼남자 혹은 여자를 섭외하는 것은 어떨까 싶다. 그리고 구성원의 다양성 문제와 관련해서도 나이가 40대에 가까운 사람들로만 이루어진 것 같다. 물론 주우재가 그나마 86년생이지만 이마저도 30대 중반이다. 오히려 신선하게 90년대 생을 섭외해보는 것은 어떨까싶다. 예전에 <마녀사냥>을 보았을 때도 이점이 불만이었다. 출연자들의 나이가 상당히 많다보니 약간 꼰대같은 발언이 남발되었다. 물론 조언을 하는 입장에서 꼰대가 되지 않기도 어렵기는 하지만 차라리 젊은 출연진을 넣어서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대를 넓히는 것은 어떨까 싶다.


<마녀사냥>과의 또다른 차이점은 <연애의 참견>에서는 재연씬이 나온 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돌싱커플이 사랑에 빠졌는데 남자 쪽이 전처와 관계를 청산하지 못하여 고민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마녀사냥>이었다면 사연을 읽는데에 그쳤을 탠데, <연애의 참견>에서는 이런 모습을 재연배우들이 나와서 <서프라이즈>처럼 연기를 한다. 이 점이 패널들의 토크 부담을 확실히 줄이는 역할을 할뿐더러 드라마를 시청하는 맛도 주어서 좋았다.


<마녀사냥>이 되었든 <연애의 참견>이 되었든 이러한 프로그램은 인간이 사랑하고 아퍼하는한 끊임없이 나올 것이다. 그리고 연애는 워낙 사적인 이야기이고 여러 가지 개인적인 취향과 조건에 의해서 진행된다. 그래서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여 진단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게다가 연애는 기본적으로 한명이 하는 것이 아니므로 상대방의 입장도 들어보아야 입체적으로 상황이 이해가 된다. 대개 한사람의 사연으로만 이루어져 상담이 들어가므로 이러한 상담을 토대로 진행되는 조언은 대개 불완전하다. 그리고 연애라는 것이 지극히 감정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사연을 쓸 때도 상황을 객관적으로 쓰지 못할 때가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류의 프로그램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오히려 과한면이 있다. 그저 저절 수도 있겠구나라는 정도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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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erlock>

TV 2019. 2. 17. 19:50


셜록 홈즈(Sherlock Holmes)는 아서 코난 도일(Arthur Conan Doyle: 1859-1930)의 작품이다. 총명하고 매력적인 셜록 홈즈라는 가상 인물은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탐정의 전범처럼 여겨지고 있으며 꾸준히 셜록 홈즈에 영감을 받은 작품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 중 현대적으로 잘 해석한 작품이 BBC에서 방영한 <Sherlock>이다.


Sherlock Holmes를 연기한 베네딕트 컴버베치(Benedict Cumberbatch)Dr. John Watson을 연기한 마틴 프리먼(Martin Freeman)의 궁합은 환상적이었다. 사실 셜록 홈즈에 빠지면 안되는 인물이 왓슨이다. 왓슨이 제대로 역할을 못하면 극의 균형을 완전히 잃어서 매력을 잃고 마는 데 마틴 프리먼은 아주 그 역할을 잘 소화했다. 물론 셜록의 컴버베치도 아주 좋았다. 사실 셜록홈즈를 연기한다는 것은 아주 부담스러운 일이다. 조금만 못해도 욕을 먹을 가능성이 농후한 역이 셜록홈즈인데 워낙 잘 소화해서 이제 셜록홈즈를 생각하면 베네딕트 컴버베치가 생각날 정도이다.


<셜록>은 시즌 12010, 시즌 22012, 시즌 32014년 그리고 시즌 42017년에 나왔다. 각 시즌에는 3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에피소드 하나당 1시간 30분 정도 방영된다. 그래서 드라마이기는 한데 드라마같지 않고 영화같은 느낌이 든다. TV에서는 연3주를 방영해버리고 2년을 기다리는 구조였다. 그리고 흔한 미국드라마의 틀을 따르고 있지 않다보니 이해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드라마는 대개 에피소드당 20분이나 40분으로 간다. 간단한 생활시트콤류(예를 들어 FriendsBig Bang Theory)20분으로 간다. 가볍게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은 웬만하면 그 에피소드에서 해결이 된다. 그리고 약간 규모가 있는 작품(예를 들어, CSI24)의 경우에는 그 에피소드로 해결이 되거나, 적당한 수준의 진도가 나갔을 때 분량을 짜르게 되어 있다. 그런데 <셜록>1시간 30분을 하다보니 한가지 사건이 해결되어 에피소드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건이 당 에피소드에 또 일어난다. 그러다보니 이러한 구조가 생경한 사람은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셜록>의 가장 큰 주적(?)은 모리아티(Moriarty)이다. 셜록을 시종일관 괴롭히며 셜록을 강해지게 만든다. 나는 이 모리아티에게 불만이 많다. 첫째는 모리아티라는 존재는 극중의 어쩌면 필수불가결한 인물인데, 개인적으로 모리아티 역을 맡은 앤드류 스캇(Andrew Scott)이 중량감이 떨어진다. 나는 모리아티가 조금 하는 악행만큼이나 목소리도 굵고, 덩치도 조금있는 카리스마 있는 인물이 맡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스캇은 몸집도 작고 목소리도 너무 권위가 없어서 도무지 악한 역할로서 포스가 떨어져 보였다. 둘 때 불만은 그래서 모리아티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시즌 4에 죽은줄 알았던 모리아티가 나와서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것이 아마도 영국드라마의 문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인 것 같았다. 드라마를 보면서 이해하는 정도는 그 드라마가 보이는 문법을 이해하느냐에 딸려있는데 확실히 영국드라마의 문법은 어려웠다.


이 외에도 셜록의 형인 Mycroft Holmes 역을 맡은 마크 게티스(Mark Gatiss)도 너무 셜록과 다르게 생겨서 항상 감정이입이 되지 않았다. 물론 베네딕트 컴버베치와 닮을 꼴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늘 볼 때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시즌 마지막에 등장하는 셜록의 여동생인 Eurus는 더 집중력을 깨뜨렸다. 아마 원전에는 없는 인물같은데 마지막에 등장시켜서 혼란을 가중 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셜록>을 군말없이 모두 시청하였다. 그리고 볼 때는 나름 엄청나게 집중해서 볼 수 밖에 없었다. 일단은 시즌 4에서 종영된 것으로 나오는데 언제나 다시 돌아와도 팬들은 반겨줄 것 같다. 그것이 셜록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고 확장성이다.      

posted by yslee

<수요미식회>

TV 2019. 2. 12. 13:00

2015년에 시작된 <수요미식회>2018년 잠시 휴식기를 갖고 20191월부터 다시 돌아왔다. 잠시 휴식기를 가지고 돌아오면서 출연진을 대폭 교체하였다. MC인 전현무와 신동엽만 남기고 기존의 멤버를 모두 퇴출시켰다. 대신에 신아영, 박찬일, 박준우를 투입시켰다. 이러한 인적교체가 처음있었던 것은 아니다. 원래 <수요미식회>는 신동엽이 아니라 김희철이 MC였고 강용석이 패널로 앉아있었던 시절이 있었다. <수요미식회>는 시청자들의 의견을 참고하면서 출연진들의 합을 잘 맞추며 가다보니 출연진들의 변화는 은근히 있어 왔다. 이미 올해 들어서 고정패널처럼 보였던 송훈과 송정림이 슬그머니 사라지고 그 자리를 일단 박준우가 들어온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192회에서는 근래 인기를 얻고 있는 마라맛집이 소개되었다. 예전 황교익이 하던 역할을 박찬일이, 홍신애 역학을 박준우, 그리고 이현우 역할을 신아영이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이 날의 초대손님으로 이연복, 김승수, 솔빈이 나왔다. 이연복 선생이 나와서 마라음식에 대한 중량감을 더했다. 보면서 아쉬운 점은 이현우였다. <수요미식회>를 보면서 꿀재미는 이현우가 현학적이면서 문학적으로 음식 맛을 설명하는 것인데 그것이 빠지니 핵심컨텐츠가 빠진 느낌이었다. <수요미식회> 컨셉자체가 어떠한 음식을 먹고 식평을 하는 것이다. 품격있는 것 같아보이지만 유머 가득한 그가 없어지자 식평을 듣는 매력이 매우 감소한 느낌이다. 신아영은 홍신애처럼 많이 먹는 캐릭터로 나와서 넉살좋게 나오기는 하지만 이현우가 가지고 있는 면을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박찬일 쉐프도 황교익씨를 커버하기에는 무리로 보인다. 물론 황교익씨가 논란의 소지가 큰 인물이기는 하지만 주전공없이 관심분야가 굉장히 넓은 반면 박찬일 쉐프는 기본적으로 이탈리아 음식 베이스여서 수요미식회에서 다루는 넓은 음식의 범위를 다루기에는 불리한 점이 있다. 박준우는 아는 것에 비해서 입이 너무 짧다는 느낌을 받았다. 전현무가 박준우를 유딩입맛이라고 놀릴 정도라니 방송에 나오는데 폭넓은 미각을 통해서 시청자들에게 대신 그 맛이 어떠한지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입장에서는 아쉬운 면이 있다.


인적교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세트장도 조금 바꾸고, 가게에 가는 방식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말로 동네에 대한 설명을 했다. 그리고 직접 가더라도 잠깐 잠깐 핸드폰같은 영상장치로 찍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개편 후에는 가게 뿐만 아니라 동네 분위기도 출연진이 직접 가서 보여준다. 예를 들어 마라편에서는 대림 중앙시장 마라룽샤를 먹기 전에 이연복, 박찬일 쉐프가 실제로 대림동에 가서 구경하는 것을 보여준다. 길거리에서 중국식 구운냉면, 구운오징어, 계란전병 등을 먹는 보여준다거니 해서 음식점 자체 뿐만 아니라 동네의 분위기도 보여주는 데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음식을 먹을 때 음식도 중요하지만 근처 동네 분위기도 기분을 돋구아주는데 한몫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동네 분위기도 보여줘서 좀 더 포괄적으로 음식을 문화로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수요미식회>는 우리나라 먹방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간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평소에는 아무 생각없이 먹게 마련이지만 작가들이 연구를 많이해서 음식에 대한 기본적인 역사와 재료도 알 수 있게 된다. 예를 들면 마라편에서는 마라소스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육두구, 화자오, 후추, 정향)도 알 수 있게 되고 마라가 매운 것이 화자오(사천후추)때문인지도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보지만 영상팀의 노력도 엄청나다. 예를 들어, 마라양념치킨을 언급했더니 그것을 영상으로 보여주었다. 마라양념을 대림동에서 살 수 있다고 말했더니 마라양념을 사서 음식하는 것도 보여주었다. 이렇게 숨겨진 탄탄한 노력 속에 <수요미식회>는 우리나라 탑 음식프로그램이 되었다. 이미 190회를 넘겼는데 얼마나 더 다양한 소재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장수해서 시청자들에게 미식의 즐거움을 일깨워주었으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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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tonight with Don Lemon>

TV 2019. 2. 5. 00:06

Trump 미국대통령이 가짜뉴스의 근원지라고 지칭하는 CNN은 덕분에 오히려 신뢰있는 뉴스생산지로 고려되기도 한다. 근래는 유튜브를 통해 많은 방송국이 뉴스를 방송하고 있어서 미국에 살지 않더라도, 집에 TV가 없더라도 뉴스를 볼 수 있다. 그 중 관심을 끈 뉴스는 Don Lennon이 진행하는 <CNN Tonight>이다.


<CNN Tonight>은 여러 뉴스를 방송하지만 근래 가장 중심에 있는 뉴스는 여기 트럼프이다. 트럼프는 미국역사에 손에 꼽히는 독특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다. 기성 정치인 출신이 아닌 것은 물론이거니와 살아오면서 그 어떠한 공직을 맡지 않았었다. 그래서 공직자로서의 검증은 대통령 선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공화당 경선 때부터 말이 엄청나게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러한 트럼프를 CNN은 공화당 경선 전부터 비판해왔다. 그래서 당선 후 트럼프에 날이 선 보도를 할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 예상을 할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늘 그래왔듯이 자기에게 불리한 뉴스에 대해서는 가짜뉴스라고 몰아세우면서 CNN에 대한 공격을 늦추지 않았다. 급기야 백악관 브리핑후 트럼프 대통령이 질문을 받는데 CNN기자를 가짜뉴스사에서 일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라면 강압적으로 무시하는 장면이 세계에 방송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대치국면에서 CNN은 전혀 굽히지 않고 트럼프에 대한 비판적 보도를 하고 있다.


CNNCable News Network의 줄임말로 1980년에 온종일 뉴스만 하는 방송국으로 개국했다. 지금은 이러한 CNN방송이 놀랍지는 않지만 처음 개국했을 때는 도대체 하루 종일 방송을 볼까 싶기도 했다. 지금은 Anderson Cooper, Wolf Blitzer, Chirs Cuomo, Erin Burnett, 그리고 Don Lemon같은 언론인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뉴스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뉴스가 우리나라 뉴스와 확연히 다른 점은 뉴스앵커가 다분히 단순한 정보전달자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엥커는 차분히 스크립트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것이 주업무이다. 사사로운 감정은 배제한채 뉴스를 읽는데 집중한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뉴스도 읽지만 엥커가 시청자들에게 사사롭게 말하듯이 방송을 진행한다.


<CNN Tonight>Don Lemon도 마찬가지이다. 트럼프 대통령 관련한 뉴스를 읽고 가감없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한다. 우리나라 사람이 보면 이것이 뉴스인지 아니면 시사프로그램인지 구분이 안될 수 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하면 시사프로그램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리고 주로 Don Lemon은 아주 신랄하게 트럼프를 비판한다. 물론 언론이라는 것이 정부기관을 견제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서는 감정까지 담아서 비판을 한다. 가끔 화도 낸다. 이러한 뉴스진행에 적응을 아직도 못하는 나로서는 당혹스러울 때도 있다. 이것은 내가 트럼프 지지자여서가 아니다.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입장에서도 속으로 시원할지 모르겠지만 이래도 싶을 정도로 비판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 사실에 기반하지 않고 이야기하는 것이 많아서 객관적인 사실을 고치는 것은 당연히 언론이 해야할 일이다. 그런데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 정치적 노선에 따라서 입장이 다른 것에 대해서는 언론이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중립적으로 문제의 소지에 대해서 이야기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이민법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노선에 따라서 다른 견해를 가질 수 있는데 CNN은 너무 한쪽 입장만 옹호하고 그에 맞는 논조로 방송한다. 물론 CNN의 대척점에 있다고 여겨지는 FOX도 마찬가지이지만, 방송의 중립성이라든지 공정성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근본적으로 언론에 있어서, 특히 정치문제에 있어서, 중립적인 입장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또한 중립성을 지킬 수 있다고 한다면 중립성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질문하게 된다. 그리고 CNN처럼 감정을 담아서 호되게 트럼프를 꾸짖는 방송이 과연 효과적일까라는 질문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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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71회 핀란드편

TV 2019. 1. 27. 22:25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20177월에 처음 방영되어 중간에 잠시 휴식기를 가진 후 지금은 시즌2를 방영중이다. 그동안 이탈리아, 인도, 맥시코, 러시아, 호주, 영국, 모로코 등 세계 각지의 친구들이 한국을 찾아와서 우리나라의 매력에 흠뻑 빠지는 컨셉의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있었던 수많은 여행방송과 <미녀들의 수다>, <비정상회담>같은 외국인의 출연하는 프로그램과의 차이점은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여행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새로울 것 하나 없는 세상 속에서 역시 창의성은 적절한 조합에서 나온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그동안 하지 않았던 빈틈을 잘 찾아서 인기를 끌고 있다.


방영 후 많은 외국인 친구들이 한국을 찾았는데 그 중 인기있었던 친구들 중 한팀이 핀란드팀이었다. 그래서 시즌1에 나왔던 핀란드 친구들이 시즌2에 다시 나왔다. 두 번째 우리나라에 온만큼 처음 왔을 때의 시행착오가 줄었다. 사실 이 프로그램의 재미 중 하나는 외국인 친구들이 여러 가지 문화적 제도적 차이로 인하여 겪는 실수들이 잔재미를 이끌어 낸다. 물론 무조건 방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예를 들어 입국하여 알아서 숙소까지 오게 하게 하여 재미있는 영상을 만들어 낸다. 이번 핀란드 친구들은 그런 면에서 꽤나 숙달되어서 이런 면은 재미가 덜 했다. 하지만 이미 이들은 어느 정도 유명인이 되었기 때문에 거리에서 알아보는 사람들과 교류하는 장면이 재미있게 다가왔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매력은 우리는 너무나도 당연한데 외국인에게 특이한 점이 있음을 방송을 보면서 알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이번 핀란드편에서는 차에서 삼각김밥을 먹는 모습이 나오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무 생각없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한 음식인데 외국인에게는 각별히 신경써야 하는 먹거리임을 알 수 있게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의 다채로운 음식도 외국인들에게는 특이한 점이라는 것임을 알 수 있게 한다.


핀란드 친구들이 다른 나라 친구들에 비해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은 빌푸, 빌레, 사미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를 매우 좋아하기 때문이다. 특히 빌푸는 우리나라 음식을 가리지 않고 다 잘 먹는데 이러한 복스러운모습이 시청자가 좋아하게끔 만든다. 심지어 김치도 좋아하는데, 사실 가끔 겉으로 발설하고 다니지 못해서 그렇지만 우리나라 사람도 김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빌푸는 김치가 맛있다고 하는 데 이것이 진심인지 외교적인 차원의 발언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호의적이라서 우리나라의 대표음식인 김치를 비롯한 많은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모습은 호감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빌레는 막걸리를 찬양하면 직접 주조까지 하려고 한다.


이들은 먹는 것은 물론 이거니와 다른 우리나라 문화에 대해 매우 호감을 보인다. 예를 들어, 상암 DMC에 가서 우리나라 게임문화를 보고 감탄하거나, 우리나라 다도에 대해 칭찬하는 등 조금은 과장된 리엑션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호감가는 행동을 많이 한다. 이 점이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기쁨을 안겨준다. 마치 타인이 나에게 대해 좋은 말을 해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다만 이 점이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단점이기도 하다. 가끔은 너무 칭송에 가까운 리엑션을 보여서 진정성을 의심할 때도 있다. 그리고 너무 쓴소리를 안한다. 분명히 외국인들이 보기에 이상하거나 잘못된 점이 있을 탠데 전혀 언급을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고 꽁초를 아무 것에나 버린다든지, 혹은 골목길에서 차가 사람보다 우선으로 간다든지 하는 모습은 충분히 비판해도 좋을 것 같은데 이런 점에 대해서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 이러 점을 보강한다면 더욱 매력있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 같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우리나라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관광청에서도 충분히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 프로그램이다. 여러 소재를 잘 발굴하여 우리나라의 멋지고 재미있는 면을 많이 알려주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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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 & Peele>

TV 2019. 1. 26. 00:12


Comedy Central에서 방영되는 <Key and Peele>2012년부터 시작되어서 2015년까지 방영된 코메디쇼로서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2015년 오바마대통령 재임시 기자연찬회에서 Anger translator로서 실제 오바마 대통령과 같이 합을 맞추었을 때는 그 명성이 최고조에 도달하였다. 지금은 유튜브에서 쉽게 여러 에피소드를 볼 수 있는데 짧은 영상이지만 충분히 그 진가를 느낄 수 있다.

<Key and Peele>은 제목 그대로 Keegan Michael KeyJordan Peele이라는 두 연기자가 극을 이끌어 가는 방식이다. <Key and Peele>에서는 아주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데 소재도 중요하지만 두 연기자의 연기가 아주 재미있다. 때로는 과장되고 때로는 진지한 그들의 연기는 <Key and Peele>의 정체성이다.


<Key and Peele>은 매우 다채로운 주제를 다룬다. 여자로 분장하기도 하고, 랩퍼가 되기도 하고 갱이 되기도 한다. 그 중 가장 크게 인기몰이를 했던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분노통역사 Luther가 될 것이다. Jordan Peele은 기본적으로 오바마 대통령 성대모사를 잘 했고 그가 하는 말의 진심을 해석하는 Key의 연기도 너무나도 뛰어나서 풍자의 수준을 한단계 업그래이드 시켰다.


<Key and Peele>가 흥미로운 또다른 것은 주연 2명이 흑인이라서 할 수 있는 주제가 많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오바마 대통령을 묘사할 때도 흑인시민과 교류하는 반응과 백인시민과 교류하는 반응이 다르다는 것을 표현했는데 이것을 어쭙잖게 백인이 따라했다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White Zombie”편에서는 좀비들에게 쫒기는 두 주인공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백인좀비들이 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Alien Imposter”에서는 백인으로 변장한 외계인을 구분해야 하는데 백인이 우리 공동체에 들어와라.”라고 쏴버린다. 그리고 외계인으로 판명나는데 왜냐하면 현실에서는 그런 일이 좀처럼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또다른 백인이 나타나자 Key당신의 딸과 데이트해도 되겠냐고 물어보자백인이 당연하지라고 말하자 쏴버린다. 이 역시 많은 것을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어떠한 백인이 Key and Peele을 보자마자 말을 걸기보다는 돈이 없다고 소리지르자 살려둔다. 이러한 풍자는 두 배우가 흑인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외에도 꽤 민감한 문제를 다루면서 쓴웃음을 지어내기도 한다. Key and Peele 모두 이성애자인데 가끔 동성애자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예를 들면 “Gay wedding advice”에서는 이성애자들이 가지고 있는 동성애자들에 대한 편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Town hall audience meeting”에서는 이성애자들이 동성애자로 오인받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성적 소수자들을 무작정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Office homophobe”에서는 동성애자 중에서도 소수의 동성애자가 가지고 있는 유별남을 유쾌하게 비판한다. 또한 “Gay marriage legalized”에서도 소수의 유별난 동성애자들을 희화화한다. 이렇게 어딘가에 구속받지 않는 사고방식이 <Key and Peele>의 큰 매력이다.


여러 풍자나 사회에 대한 문제인식도 중요하지만 <Key and Peele>의 가장 핵심은 재미이다. 내가 본 가장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Substitute teacher>이다. 고등학교 한 학급에 대체교사가 들어와서 학생들 출석을 부르는 것이 핵심이 이 에피소드는 여러 번 본 에피소드이다. 대체교사로 분한 Key는 학생들의 이름을 특이하게 부른다. 예를 들어, Denise(드니스)를 디나이스로 부르거나 Blake(블레이크)를 블라케라고 부른다. 그리고 백미는 Aaron(애론)을 에이에이 란이라고 부르는 데 아직도 귓가 멤돌 정도이다.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데 계속 웃게 된다. 이와 비슷한 것이 “East/West College Bowl”이 있다. 이 역시 선수들의 특이한 이름을 계속 나열한 것에 불과한대도 너무 재미있다. 앞으로 이 콤비가 더 많은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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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달인> 652회

TV 2019. 1. 14. 00:05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고, 남들에 비해 탁월한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탁월함은 사람들을 놀랍게 만든다. 그런데 이 탁월함이란 것이 어느 지엽적인 부분에 있어서 고도의 노력과 반복으로 단련된다는 자명한 사실을 <생활의 달인>을 알려준다. 652회에서는 탕수육의 달인, 폐지정리의 달인, 그리고 쌀국수의 달인이 나왔는데 특히 탕수육의 달인과 폐지정리의 달인이 이목을 끌었다.


첫 번째 나온 달인은 나주에서 중국집을 운영하고 있는 석임이 달인이었다. 이 달인이 눈길이 가는 첫 번째 이유는 75세의 나이인데 혼자 일한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집의 규모가 크지 않아서 가능한 일이라고는 하지만 요리하고 손님맞고 하는 일은 모조리 혼자하고 있는데 그 자체가 놀라운 사실이었다. 아마 규모를 늘리려고 작정했다면 이러한 방식을 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일단 가게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데는 성공한 것 같았다. 이렇게 현상유지에도 노력이 많이 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탕수육을 만드는 방식도 아주 손이 많이 간다. 우선 고기를 기계로 썰지 않고 75세의 할머니가 스스로 써신다. 그리고 보리잎으로 고기를 숙성시키는데 앞에서 언급했듯이 혼자 일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작은 것 하나 허수로 하는 경우가 없다. 이것이 많은 달인이 보이는 특징 중에 하나인데 디테일부터가 튼튼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 외에도 맨드라미, 쌀뜨물, 말린 가지, 나주배, 소주, , 콩물 등을 넣어가면서 고기와 소스를 만드는데 자신만의 레시피가 있다. 이러한 레시피는 달인이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가면서 창출한 것으로 충분히 지식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이 역시 많은 달인들이 보이는 특징 중 하나인데, 일에 매진하면서 연구활동을 통해서 자신만의 노하우가 생기는 것이다. 이 노하우는 대개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고 오랜 세월을 통해서 쌓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노하우와 작업이 합쳐졌을 때 달인이 탄생하고는 한다.


두 번째 나온 77세의 박병권 달인은 폐지수거의 달인이다. 매일같이 명동거리에 나와서 폐지를 수고하는데 폐지를 과학적으로 잘 쌓아서 무려 190cm 높이와 500kg에 달하는 무게의 폐지를 자그마한 리어카에 깔끔하게 쌓는다. 상자를 하나하나 펴서 쌓는데 짧은 시간 안에 무너뜨리지 않고 정말 잘 쌓는다. 그리고 그 거대한 리어카를 끌고 명동에서 종로까지 가는데 움직이는 것조차도 보통 노하우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게다가 가져온 폐지를 무게별로 파는데 대충 리어카에 쌓여진 폐지만 봐도 무게를 감으로 딱 맞추는 것을 보고 경륜의 무서움을 느꼈다. 그리고 77세의 몸을 이끌고 그 무거운 리어카에 폐지를 쌓고 옮기는 것을 보고 인간의 가능성의 무한함도 느꼈다. 몸은 너무 극단적일 경우를 제외하고는 움직인 만큼 발달하는 것 같다. 그리고 뇌의 경우에도 쓴만큼 작동하는 것 같다. 폐지수거 할아버지의 경우에 한번에 더 많은 폐지를 쌓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는 그 자신만이 알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러한 고민과 노력이 탁월함을 낳았다는 것이다. <생활의 달인>을 보면 이러한 모습을 확인하는 재미가 있다.


<생활의 달인>의 매력을 높여주는 것은 가장 중요한 출연자들뿐만 아니라 그 출연자의 모습을 목소리로 들려주는 나레이션이다. 이번 화에서는 양희은, 황인용, 임현식 선생님이 맡아서 나레이션을 했다. 양희은 선생님의 경쾌하고 힘있는 목소리, 황인용 선생님의 교양있으면서 부드러운 목소리, 임현식 선생님의 구수하면서 정겨운 목소리는 <생활의 달인>TV프로그램이지만 보는 맛뿐만 아니라 듣는 맛까지 돋구아 준다. 가끔 <생활의 달인>의 소재고갈을 걱정하게 된다. 만약에 꾸준히 달인급의 사람들이 많이 발굴된다면 이 목소리들과 계속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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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서 남줄랩> 김보통편

TV 2019. 1. 6. 11:40


TV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EBS에서 <배워서 남줄랩>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는데 짧은 시간 안에 빠져들었다. 강아지 탈을 쓴 사람이 조곤조곤 사람들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 매료되었다. ‘김보통이라는 보통이 아닌 이름을 가진 웹툰 작가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지만 엄청난 매력을 뿜었다.


김보통은 회사를 그만두고 33세에 만화가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느낀 소회를 그린 이야기를 그린 웹툰이 인기를 얻으면서 만화작가로서 자리매김을 하고 근래에는 에세이 작가로서도 활동 중이다. 그가 피력하는 이야기 중에 가장 획기적인 것은 무엇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그의 이 이야기를 오해하면 안된다. 자포자기하거나, 노력하지 말고 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 된다. 그런데 너무 무엇이 되어야겠다고 집착하지 말자는 이야기이다. 즉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면서 살자는 이야기이다. 이를 실천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하지만 결과만 보고 과정을 오로지 견뎌야 하는 것으로 치부한다면 삶은 너무 힘든 고행이 된다. 하다보니 무엇이 되어야지, 무엇이 되기 위해서 사는 것은 그 자체가 고통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꿈을 가져야 하는가?”하고 우리가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명제에 질문을 던진다. 이는 앞의 이야기했던 맥락과 결을 같이한다. 하고 싶을 것을 하면 된다. 꿈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살다보면 포기하는 것도 많다. 그리고 놀랍게도 꿈을 이루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에 실망하고 지치기도 한다. 또한 꿈을 이루게 되더라도 그 기쁨은 생각보다는 짧다. 어떠한 자리에 오르거나, 상을 수상하거나 그 때는 매우 기쁘다. 그리고 한동안은 나름 긍정적인 기분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꿈을 이루고 나면 허망하거나 혹은 또다른 욕심이 생겨 또다른 꿈이 생긴다. 그렇게 되면 또다시 현실을 미래를 위해 포기되어야하는 존재가 된다. 그가 이 프로그램에서 던지 여러 명언이 있는데 나의 파고든 말은 목적이 없으면 가는 길이 다 목적지가 된다.”이다. 그야 말로 과정의 중요함을 이야기한다.


이 외에도 공부는 누구나 잘 해야 하는가?” “남의 성공담을 믿지 말라.”등 파격적이지만 설득력있는 이야기를 하였고 덕담으로 적당히 살다가 아무거나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했는데 아주 매력적이었다. 세상이 정해준 성공의 공리를 개인에게 맞추다보면 당연히 맞지 않는 사람이 나오게 마련이다. 사실 맞지 않는 사람이 맞는 사람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 기본적인 공리의 타당성을 곰곰이 따져보아야 한다. 남들이 한다고 맹목적으로 추수하는 것의 위험은 개인의 불행으로 귀결된다. <배워서 남줄랩>을 통해서 세상을 보는 다른 시각이 생긴 듯한 느낌이다.


<배워서 남줄랩>은 김숙과 유재환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김숙, 유재환 모두 방송에서 얼굴을 볼 수 있었는데 김숙이 메인 진행자로 유재환이 진행자로 나오는 경우는 드물어 신선했다. 기본적으로 김숙의 방송경력이 상당하고 장악력이 있어서 방송이 탄탄하게 흘러갔다. 그리고 유재환은 김숙의 보조를 잘 맞추어 주는 역할을 잘해서 더욱더 시너지 효과가 났다.


<배워서 남줄랩>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패널로 랩퍼들이 나온다. 그것도 상당히 젊은 랩퍼들이 나오는데 이는 이 방송이 교육방송이라 주 시청층이 청소년임을 고려한 것 같다. 캐스퍼, 그리, 브린, 수린, 슬릭, 세령 등이 김보통같은 초대손님과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이해를 높여가는 방식인데 그들의 질문이나 의견에서 요즘 젊은이들의 사고방식이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EBS에서 랩퍼들이 주멤버를 나오니 힙합이 주류문화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젊은 층과 교류하면서 배워나가는 프로그램이 더 많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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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테마기행>

TV 2018. 12. 31. 15:39

2008년부터 세계의 방방곳곳을 탐방하여 시청자들의 곁을 찾아가는 <세계테마기행>이 남태평양에 위치한 바누아투를 방문하였다. 4부작으로 이루어진 이번 편을 시청하면서 이런 곳이야 말로 <세계테마기행>이 가야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뉴욕이나 파리같이 널리 알려진 곳이야 평범한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다. 그리고 워낙 세계화된 도시이기 때문에 이미 워낙 많은 자료도 많다. 하지만 비투아투의 경우에는 생전에 처음들은 곳이고 이곳에 가려면 우리나라에서 호주에 들렸다 작은 비행기로 환승해서 들어야 갈만큼 쉽지 않은 곳이다. 게다가 야수르 화산도 나왔는데 화산을 보고는 싶지만 직접 구경하기는 싫은 사람입장에서는 정말 소중한 영상자료가 된다. 그리고 그 영상도 드론으로 촬영해서 놀라운 영상미를 자아낸다. 이런 것을 보면 EBS는 정부가 지원해야하는 방송국이라는 생각이 든다.


1부에서는 바누아투의 한 지역인 타나가 나왔다. 일단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복장이 매우 특이하다. 남자의 경우에는 남바스라는 볓집에 성기를 연결시켜서 고정시켜서 성기를 가린다. 일본 훈토시같은 것은 느낌이 나는데 엉덩이가 고스란히 보인다. 게다가 남자 어린이의 경우에는 아예 아무 것도 입지 않은 경우가 있어 그 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하였다. 또한 전통춤을 출 때, 머리에 나뭇잎을 두루는 것도 특이했다. 이런 독특한 문화를 보면 <세계테마기행>같은 프로그램이 이런 문화를 기록하는 데에도 큰 의의가 있다. 행여 이 부족의 수가 줄어들어 없어지거나 다른 문화에 의해 변화되더라도 <세계테마기행>이라는 영상자료는 추후 인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의복뿐만 아니라 먹거리 역시 아주 특이하다. ‘랍랍이라는 음식을 주로 먹는 것 같은데 지금 현재있는 지식으로는 표현하기도 어려운 특이한 음식이다. 한편으로는 이 음식으로 충분한 영양을 보충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것은 어쩌면 오만한 생각일 수 있겠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이 음식을 먹고 살았다면 오히려 이 음식의 특징을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식품영양학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 유니크한 음식에 영감을 받고 장점을 연구하여 우리의 음식에 연결지을 수도 있겠다. 이런 점에서 <세계테마기행>의 활용도는 여행을 대신 가주는 역할이상을 한다.


이번 4부작 비누아투은 섬문화 전문가 김준이 가서 직접 경험한다. 그는 기본적으로 다른 삶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짧은 영어지만 원활히 의사소통하는 능력이 있었다. 하지만 조금은 아쉬운 것은 섬문화 전문가라고 하기에는 그의 지식이 많이 프로그램에 투영되지 않았다. 비누아투를 돌아다니면서 보이는 그의 반응은 굳이 섬문화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비누아투를 돌아다니면서 우리의 섬과 어느 점이 다른 지를 설명해준다든지, 아니면 세계적으로 나타는 섬생활의 공통점을 알려준다면 프로그램의 내용이 더욱 풍성해졌을 탠데 아쉽다.


이번 편을 보면서 비누아투 사람들은 이렇게 촬영하러 오는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햇다. 자신들의 삶이 남들에게 노출되어 소정의 금액을 버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 비누아투에는 EBS뿐만 아니라 세계각지의 사람들이 야수르 화산을 비롯한 남태평양의 놀라운 풍경을 보기위해 찾아든다. 이들을 위한 여행가이드, 밥 먹는데 노래를 불러주는 사람, 아마도 관련숙소를 빌려주는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관광업에 종사할 것이다. 비누아투가 특별히 다른 산업이 발전되어 있지 않는 것을 고려할 때 외부 관광객으로부터의 수입은 그들이 다른 물품을 해외에서 수입하는데 큰 재원이 될 것이다. 그들이 느끼는 아이러니는 관광객을 받으면 받을수록 그들의 전통문화는 점차 다른 문화에 의해 희석될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않을 경우 더 빈곤한 생활을 영위해야한다는 것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비누아투 사람들의 의견이겠지만 이런 문제는 특별한 정답이 없는 어려운 문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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