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우리새끼>

TV 2018. 12. 25. 01:33

20168월부터 방영되어 2년이 넘은 <미운우리새끼>는 아직도 건재한 시청률로 어느덧 장수예능프로그램의 반열에 들어서고 있다. 처음에는 <나혼자산다>에 아류라고 생각이 되었는데 이제는 다른 예능 <볼빨간 당신>같은 프로그램에 영향을 주는 등 <미운우리새끼>만의 정체성을 어느덧 확립하였다.


일단 <나혼자산다>처럼 싱글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관찰 예능이다. 이미 많이 회자된 것처럼 <나혼자산다>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어머니의 존재이다. 어머니가 자신의 아들을 관찰하면서 여러 가지 주로 한탄을 하고 때로는 감탄을 하는 면에서 시청자는 큰 재미를 얻는다. 이 작다면 작은 차이가 <나혼자산다>와의 큰 차이를 만든다. 문제는 어머니의 역할인데 어머니들이 아주 프로 방송인처럼 처음부터 천연덕스럽게 이야기를 잘해서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김건모의 어머니, 박수홍의 어미니, 그리고 토니의 어머니 라인이 궁합이 아주 잘 맞는다. 어머니들의 리더인 김건모 어머니는 때때로 서장훈과 티격태격하지만 자신 만의 노선이 강한 카리스마 있는 역할이다. 박수홍의 어머니는 기본적으로 유()한 성격으로 분위기를 보듬어준다. 그리고 토니의 어머니는 개그감이 있다. 때로는 허튼소리같은 농담을 하는데 그것이 나름 유쾌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산다. 이러한 기본적인 어머니 라인 3명이 축을 형성하여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만들었다.


그런데 프로그램이 100회가 넘다보니 소재가 고갈되고 식상해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제작진에서는 여러 고민을 하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118회에서는 홍진영의 어머니가 출연하였다. 홍진영이라는 여성 게스트도 새로운 시도였는데 그 여성의 어머니가 출연함으로써 색다름을 추구하였다. 그동안 김건모, 박수홍, 토니 어머니를 제외하고 나온 허지웅, 이상민, 김종국의 어머니 모두 아들의 어머니였다. 그래서 아들의 어머니만 등장하다보니 아들만 생각하는 예전 방식의 사고방식이 판을 쳐서 불편한 적도 있었다. 그런 면에서 딸의 어머니의 등장은 이를 조금은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중요한 시도였다고 본다.


그리고 <미우새>는 연예인이라는 한정된 풀에 한계를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김제동, 허지웅, 이상민, 임원희, 배정남 등등의 연예인을 교체 투입시키기도 했지만 그들의 일반인 지인들도 출연시켜서 폭을 넓혔다. 예를 들어, 김건모 동생 및 조카, 박수홍 아버지, 윤정수 삼촌 등등이 나오면서 프로그램의 수명을 연장시켰다. 최근에는 홍진영의 언니가 등장하여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 식상함을 줄이기 위해서 초대손님을 부르고 있다. 결혼여부를 불문하고 나오는데 각각의 사정에 맞게 동감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쏠쏠한 재미이다. 물론 그들이 주인공은 아니고 그들의 삶을 관찰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신에 개봉한 영화나 출시한 노래를 홍보하는 것이 아닌 그저 사는 이야기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는 것이 <미우새>의 중요한 구조적인 특징이다.


기본 진행자인 신동엽-서장훈 라인도 튼튼하다. 오랜 방송 경험이 있는 신동엽이야 그렇다쳐도 서장훈도 진행능력이 출중하다. 물론 <미우새>에서는 서브역할인데 그 역할을 아주 잘 하고 있다. 자신의 역할일 서브역할인데 주인공처럼 행세하면 프로그램이 흐름이 제대로 흘러가지 않는데 서장훈은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여 프로그램을 살리고 있다.


이러한 제작진의 노력과 튼튼한 기본 진행에도 불구하고 근심걱정은 남는다. 더 이상 포맷과 진행자들이 신선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때 파격적이었던 부분들이 이제는 매우 식상한 수준으로 가고 있다. 앞으로 이 프로그램이 <나혼자산다>처럼 더 롱런할 수 있을 지는 아마도 더욱 더 참신한 소재가 필요할 것 같다. 문제는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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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통신>

TV 2018. 12. 22. 12:22

2018년에 시작된 프로그램 중 흥미롭게 보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외계통신>이다. <비정상회담>이 종영되어서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한국인 진행자 3명과 각 나라에서 온 외국인이 등장하여 한국에 대해서 논의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이 등장은 반가운 일이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느끼는 것은 <비정상회담>과는 다른 점이 눈에 띄고 차별화된다는 점이다.

<외계통신>은 매회 3~4가지 주제를 가지고 각국의 통신원들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통신원들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외국인 멤버들이 많은 경우가 기자이기 때문이다. 이 점이 <비정상회담>과 차이가 있다. <비정상회담>이 다양한 직업군의 외국인들을 모아서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조금은 정제되지 못한 의견도 난무하기도 했었는데 <외계통신>에서는 이런 점이 덜하다. 그렇다고 모두 아예 의견의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다. 17회에서는 일본의 욱일기 사용문제가 나왔는데 의견이 차이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지만 그 정도가 크지는 않았다.


<비정상회담>에 비해 아쉬운 점은 통신원들이 모두 한국어를 잘 하지는 못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캐나다 프랭크기자의 경우에는 영어로 말하기 때문에 자막을 달아준다. 그리고 프랭크기자의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진행자나 다른 통신원들이 인이어 이어폰을 달고 아마도 동시통역을 듣는 것 같다. 이 점이 큰 문제는 아니지만 조금 아쉽다. 왜냐하면 <외계통신>이 예능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이것이 정통 시사프로그램이었다면 동시통역을 해서 의사소통을 하더라도 문제가 전혀없다. 그런데 <외계통신>이 흥미로운 점은 외국인이 한국어를 잘 하는 것을 보기 때문도 있다. 특히 독일인인 안톤 통신원이 한국어를 하는 것을 보면 그 자체로도 흥미롭다. 또한 15회에 나왔던 미국인 스티븐 리비어 통신원의 독특한 한국어 스타일도 아주 재미있었다. 이런 점에서 한국어를 어느 정도 구사하는 통신원으로 구성하는 것이 웃음포인트 면에서도 예능프로그램인 <외계통신>과 잘 맞는다.


그리고 <비정상회담>과의 차이점 중 하나는 초대인원의 제한으로 인하여 우리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미국, 중국, 일본의 통신원의 이야기가 주로 이야기된다는 점이다. 물론 프랭크 통신원은 캐나다사람이고 때때로 호주사람도 나오기는 하지만 다른 나라 통신원의 출연은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비정상회담>이 노르웨이, 네팔, 프랑스, 러시아, 브라질 사람들도 나와서 관심을 끌었다. 어차피 동시통역을 하게끔 되어 있다면 국어를 못하는 프랭크 통신원 자리에 다양한 나라 통신원을 출연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비정상회담>에서 유세윤, 성시경, 전현무의 역할이 중요했듯이, <외계통신>에서도 내용을 정리하고 이끌어주는 한국인 진행자가 중요하다. <외계통신>에서는 박경림이 센터를 맡았다. 박경림이 데뷔한지는 이제 20년이 넘었다. 데뷔할 때는 그저 웃긴 코메디언 같았는데 시간이 흘러 이제 중량감이 어느 정도 있는 방송인이 되었다. 외모는 지난 20년간 별 변함이 없는 것 같다. 목소리도 그대로인데, 허스키한 목소리가 어울리는 나이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시사교양예능을 맡고 센터로 진행하는데 전혀 이질감이 없다.


보조 진행자로서 김동완과 이독실이 나오고 있다. 원래는 장강명과 박재민이 맡았는데 4명다 박경림과 잘 어울린다. 문제는 예능프로그램으로서 재미인데 현재 김동완과 이독실을 재미면에서는 큰 역할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비정상회담>에서는 센터인 유세윤이 스스로 망가지면서도 웃음을 유발했다. 그리고 심지어 전현무도 꽤 웃음포인트가 있었던 보조진행자였다. 그런데 <외계통신>은 박경림이 진행에 충실해서 큰 웃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외계통신>이 조금은 딱딱한 느낌이 든다. 예능프로그램으로서 외연을 확정하려면 보조진행자1명을 코메디언이나 그에 준하는 웃음을 유발할 수 있는 분을 섭외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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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곡>

TV 2018. 12. 12. 03:56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379회와 380회에서는 고 김현식, 고 유재하씨 특집 무대가 있었다. 우선 김현식, 유재하의 원곡이 워낙 탁월하고 이를 시연하는 린, 휘성, 하동균, JK김동욱 등의 가수들의 실력이 출중하여 듣고 보는 내내 즐거웠다. 유재한 편 같은 경우에는 110회 그리고 김현식 편같은 경우에는 277회때 이미 다루었지만 같은 노래라도 다른 가수들이 다르게 해석해서 부르니 새로운 노래가 되었다.


2012년부터 방송된 <불후의 명곡>은 다른 음악경연 프로그램이 개설되고 폐지되는 도중에도 6년 넘게 꾸준히 방송되고 있다. 본격적인 음악경연대회의 시작을 알린 <슈퍼스타 K>가 음악을 하는 신인들의 등용문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기존 가수들의 경연의 시작이었던 <나는 가수다><슈퍼스타 K>처럼 시즌제로 운영되었다. 하지만 <불후의 명곡>은 특별한 일이 없는한 매주 시청자를 찾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가요무대>같은 느낌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후의 명곡>은 경연프로그램이다. <슈퍼스타K>는 시청자들의 투표도 받았지만 <불후의 명곡>은 실제로 프로그램을 보러온 사람들의 투표만 받는다. 그런 면에서 <복면가왕>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 회의 우승자가 다음 회에도 나오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그리고 가왕과는 다르게 예전의 우승자가 다시 나와서 노래를 불러 다시 우승하기도 한다. 같은 경연프로그램이라도 이렇게 각각의 차이점이 있다.


<불후의 명곡>의 경연 규칙 중에 가장 특색있는 것은 아마도 운의 요소가 꽤 크다는 것이다. <쇼미더머니>,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케이팝 스타>같은 시즌제로 운영되었던 프로그램이 장기간에 걸쳐서 방영되면서 후보군의 성장과 실력을 검증한다. <복면가왕>같은 경우에는 토너먼트제로 운영된다. 그래서 상대방을 꺾으면서 올라가 실력을 검증한다. 물론 <복면가왕>에도 상대방을 만나는 대진운이 확실히 있기는 하지만 제작진이 특히 1차전 같은 경우는 조율을 해서 대진을 구성한다. 그런데 <불후의 명곡>은 신동엽의 무작위로 추출해서 앞에 뽑힌 사람이 절대적으로 어렵게 되어있다. 이러한 요소는 이미 참가자들도 알고 있기 때문에 실력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운적인 요소도 무시하지 못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참가자들 사이에 극한의 긴장구도는 나타나지 않는다. 380회에서도 휘성이 3연승을 거두고 있었는데 마지막 임태경이 나와고 휘성을 이겼다. 물론 임태경도 확실히 감동적이었지만 만약에 임태경이 먼저 나오고 3연승을 하고 있는데 마지막에 휘성이 나왔다면 아마도 휘성이 이겼을 것 같다. 그래서 휘성같은 경우도 꼭 자신의 실력이 임태경보다 떨어져서 졌다기 보다는 운의 요소가 있기 때문에 덜 기분이 나뻤을 것 같다. 그리고 임태경도 휘성을 이기면서 자신이 더 호응이 있었기 때문도 있지만 운적인 요소도 작용해서 우승을 했기 때문에 자만하지 않을 것 같다. 이러한 <불후의 명곡>만의 독특한 규칙이 가수들끼리의 경쟁심을 조금은 줄여 프로그램 장수에 일조한 부분도 있다.


이 날의 경우에는 돌아가신 가수의 노래를 경연했으므로 전설이 직접 후배들의 공연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에는 전설이 후배들의 공연을 보고 평가를 하는 시간을 갖고 노래에 담긴 여러 사연들을 이야기한다. 이 역시 <불후의 명곡>만의 아주 중요한 특징이다. 전설은 물론이거니와 전설의 노래에 추억이 있는 시청자들은 전설의 노래가 재탄생되는 것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추억이 되살아나고 한편으로는 재탄생한 노래를 예술로서 만끽할 수 있다.


또한 신동엽의 진행도 아주 중요하다. 사실 신동엽이 하는 일이 별로 없어보여도 틈틈이 위트있는 이야기도 한다. 게다가 신동엽이 이제 연예계에서 활동한지가 20년이 넘다보니 전설들과도 친분이 있기도 하고 예전 노래에 대해서도 꽤 잘하는 경우가 있어서 세대를 잇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앞으로 <불후의 명곡>이 소재고갈문제만 잘 해결한다면 더 장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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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썹맨>

TV 2018. 12. 6. 11:52


이제 2018년도 저물어 가고 있다. 초등학교 때 보았던 <원더키드 2020>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21세기가 된지 20년이 가까워짐에 따라 우리의 매체이용실태도 많이 바뀌었다. 신문을 보던 시대에서 라디오로 그리고 TV를 거쳐서 이제 모바일로 정보를 습득하던 시대가 되었다. 이에 발맞추어 방송을 스마트폰으로 보는 것은 이제 적어도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일상이 되었다. 이에 따라 방송계의 트렌드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유튜브로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예전에는 전문 방송인이 아니지만 방송을 하는 채널이었다면 이제는 유명 방송인도 유튜브를 통해서 방송을 하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와썹맨>이다.


GOD로 유명한 박준형이 유튜브로 방송을 시작하여 이제 구독자수 150만명에 이를 정도로 영향력있는 개인방송프로그램이 되었다. <와썹맨>은 기본적으로 박준형이 근래 인기있는 장소를 직접가서 경험해 보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부산, 제주도, 연남동, 합정동 등을 구경했다. 을지로 편 같은 경우는 나도 <와썹맨>을 보고 간판없는 카페를 찾아가보았다. 또한 인기있는 동네 뿐만 아니라 롯데월드, 찜질방 같은 곳도 직접 갔다. 최근에는 PC방에 가서 음식을 시켜먹기도 했는데 오랫동안 PC방에 간 적이 없는 나로서는 아주 흥미로운 방송이었다.


내용만 보면 다른 방송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미 <생생정보통>같은 프로그램에서 무수히 정보를 쏟아내기 때문에 특별한 것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와썹맨>이 다른 이유는 박준형의 인간적인 매력 때문이다. 박준형이 직접 가서 경험하는데 그 때 사람들과 교류한다. 대상이 할아버지가 되었든 아이가 되었든 상관없이 “BAAAM”으로 다가간다. 이러한 모습에 당황하는 사람도 있지만 생각보다 흔쾌히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다.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맛도 있다.


그리고 방송분량이 대개 10분이 안되기 때문에 부담없이 볼 수 있다. 드라마를 보려면 이야기의 흐름을 파악하고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정신적인 에너지가 필요된다. 그리고 예능프로같은 경우에도 웃음포인트가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더러 있어서 시간을 할애햇서 시청을 해야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와썹맨>같은 경우에는 한편을 10분도 안되는 시간이 시작부터 끝을 내버리기 때문에 전혀 부담감을 가지지 않고 볼 수 있다.


또한 <와썹맨>은 공중파 방송도 아니고 종합편성 방송도 아니고 캐이블 방송도 아니어서 방송규제에서 아주 자유롭다. 예를 들어 중간에 대놓고 PPL광고를 하기도 한다. PPL광고가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와썹맨>의 경우에는 재미있기까지 하다. 이유를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편집자가 아주 일을 잘 하는 것 같다. 자막을 통해서 프로듀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데 PPL이 불가피함을 귀엽게 전하고 있다. 그리고 중간마다 피리같은 음악을 넣어서 장면을 전환하는 능력도 탁월한데 그 짧은 음악을 들으면 <와썹맨>이 바로 생각날 정도이다. 빠른 장면전환을 통해서 광고에 대한 부담감도 줄이는 데 효과적이었다.


<와썹맨>을 보면서 앞으로 방송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선 기존의 시청률의 개념은 점점 도태되지 않을까한다. 광고는 방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수익원이다. 그리고 광고는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에게 더 많이 가므로 많은 방송관계자가 시청률에 목을 맨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에 기존의 시청률은 서서히 입지를 잃을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본 세대가 커질수록 TV의 입지도 줄어들 것이다. 유튜브가 지금의 플랫홈의 위치를 고수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이 유튜버에게 지급하는 방식인 구독자, 조회수 같은 기준들이 새로운 인기의 척도로 자리 매김할 것이다. 이제는 그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아마도 대도서관” “벤쯔같은 인물들은 기존 매체를 통해서는 등용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제 변화를 거스를 수는 없고 앞으로 기회를 만들고 선점하는 사람들의 시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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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아무 생각 없이 텔레비전을 보고 싶을 때 즐겨보는 <프리한 19>에서 점점 추워지는 날씨를 맞이하여 세계온천 2탄을 마련하였다. 그 어느 주제가 되었든 순위를 정해서 19개의 소재를 알려주는 이 프로그램은 그야말로 정보의 만찬장이다. 텔레비전이 바보상자라지만 <프리한 19>만큼은 바보상자라는 오명을 벗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보고 나면 재미있게 지식을 쌓은 듯한 느낌을 받아서 보람차다.


온천으로 널리 알려진 일본 뿐만 아니라 평소에는 온천으로 잘 생각하기 어려운 러시아, 중국, 태국, 필리핀, 호주, 오스트리아, 폴란드, 멕시코, 캐나다, 헝가리, 이탈리아 온천을 소개하는 데 보는 것만으로도 견문이 넓어졌다. 온천이라고 하면 우리나라나 일본, 중국같은 동양인이 주로 하는 줄 알았건만 거의 전세계 사람들이 즐길 만큼 세계 곳곳에 온천이 있었다. 게다가 온천 스타일이 다양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또한 소개된 온천은 그 나라를 대표할 만한 온천이 나와서 그런지 보는 내내 경탄을 자아내며 시청하였다.


프리선언을 한 대표적인 아나운서인 전현무, 오상진, 한석준이 진행을 하는데 3명 사이의 나름의 캐미도 쏠쏠하다. 기본적으로 3명이 친분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정보만 전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마다 사사로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방콕에 있는 온천을 소개하면서 오상진이 한석준가 커피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방콕에 있는 온천에 가면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고 소개해준다. 물론 한석준이 커피를 좋아하는 이야기는 별로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계속 온천정보만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더 보는 재미를 불러일으킨다. 3명이 정보를 소개하는 것이 주업무지만 서로 수다를 떠는 것도 방송의 재미를 돋워 준다. 이것이 이 프로그램의 전신격인 <강용석 고소한 19>과의 차이점이다. 강용석의 경우도 혼자 진행을 하면서 가끔 앞의 스텝과의 대화를 통해서 단순한 정보진행의 지루함을 극복했는데, <프리한 19>의 경우에는 스텝과의 대화가 필요없이 3명의 아나운서가 수다를 나누면서 단조로움을 극복한다. 그리고 강용석과 3명의 아나운서의 공통점은 아는 것이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강용석이 길바닥 지식이 더 많다고 한다면 3명의 아나운서는 교과서적 지식 위주인 느낌이다. 3명의 아나운서의 캐미가 좋지만 어쩔 수 없는 아쉬운 점은 같은 직종으로 있다보니 다양성이 떨어지고 지식확장이 한계가 있다. 그래서 3명이 있음에도 강용석 곱하기 3의 효과는 내지 않고 있다.


<프리한 19>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아마도 작가들이 아닌가 싶다. 우선 이미 <프리한 19>133회나 진행되었다. 게다가 이상민, 조우종이 진행하는 <차트를 달리는 남자>같은 비슷한 종류의 프로그램가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소재를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한 주제에 19개의 소재를 구해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또한 소재를 구하면 그 소재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물론 19개의 소재나 소개하기 때문에 하나하나 아주 깊게 이야기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소재별로 정확한 내용을 구하는 것은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요즈음 같이 모든 사람이 전문가인 시대에는 잘못된 정보를 방송하면 그 자리에서 비판받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잘못된 정보는 기본적으로 정보 프로그램인 <프리한 19>의 신뢰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자료는 다른 곳에서 가져오는데 가져올 때 자료출처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저작권 문제가 단순히 밝히고 가져오면 되지 않고 기본적으로 저작권자의 허락을 맡아야 한다. 자료출처를 잘 밝히는 것은 잘하는 일이지만 허락을 잘 구하는 지는 알 수 없다. 앞으로 자료출처를 밝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자료사용허락을 잘 구해서 롱런하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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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는 클라스> 83, 84회 김웅검사편

TV 2018. 11. 20. 05:12

<차이나는 도올>의 후속으로 방송되는 <차이나는 클라스: 질문이 있습니다>는 사회 각계의 지식인들이 나와서 강연하고 질문을 받는 방송이다. <차이나는 도올>이 김용옥 선생이 중국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의 상황을 본 하나의 주제로 길게 강연했다고 했다면 <차이나는 클라스>1~2회분으로 각개의 전문가들이 나와서 자신이 아는 지식을 알려주는 구조이다. 하지만 <차이나는 도올>이나 <차이나는 클라스> 모두 강연을 듣고 패널들이 질문을 하면서 이해를 심화한다는 점에는 같다.


<차이나는 클라스>83, 84회에 걸쳐서는 <검사내전>의 저자이기도 한 김웅검사가 나와서 우리나라 법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다. 검사에 대한 평소에 갖고 있는 고정관념은 상당히 무섭고 고압적인 사람을 떠오르게 한다. 그런데 김웅검사는 이런 고정관념적인 이미지와는 아주 거리가 먼사람이다. 강의하는 것만 보았을 때는 초등학교 선생님인가할 정도로 선한 이미지였다. 게다가 말투도 상당히 나긋나긋해서 검사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검사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였다. 김웅검사는 법의 역사부터 시작하여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미란다원칙, AI시대의 법조인의 역할까지 차근차근 설명해주었다.


특히 흥미진진했던 것은 특별 초대손님이었던 개그맨 김수용이 겪은 일이다. 물론 웃을 일은 아니지만 김수용이 사기를 당한 일을 통해서 우리나라에 사기사건이 많은 이유와 법체계가 가지고 문제점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제대로 알 수 있었다. 확실히 김웅검사가 학문에 치중한 교수가 아니라서 그런지 실질적인 지식을 통해 이야기를 하니 이해가 잘 되었다. 김수용씨 사례뿐만 아니라 김웅검사가 겪었던 사기꾼 할머니 이야기도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다. 김웅검사의 강연을 들으면서 느낀 점은 어느 정도의 법지식은 고등학교 필수과정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특히 헌법은 시민의 소양으로서 당연히 알아야 할 것이고 민법, 형법, 노동법은 실생활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부분에 있어서는 학생들에게 숙지를 시켜야 할 것이다. 그래야 자신의 권리가 무엇인지 알고 남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받지 않을 수 있게 할 것이다.


<차이나는 클라스>에 가장 중요한 인물은 강연자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사람들이 프로그램의 학생들을 담당하고 있는 패널들이다. 현재 기본 패널은 홍진경, 딘딘, 오상진, 강지영, 이용주, 지숙, 최서윤, 윤덕원이다. 홍진경은 패널의 전체대표로서 역할을 한다. 오랜 사회생활과 방송생활로 실생활에 대한 지식도 많고 방송의 감도 있어서 패널의 대표로서 아주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오상진은 남자패널 중에 리더급으로 반듯한 이미지만큼이나 모범생같은 질문들을 도맡아 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강지영과 많이 겹친다. 오상진과 같은 아나운서 직종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모범생같은 질문들을 자주 한다. 물론 성이 다르기는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비슷한 역할을 해서 아쉽다. 그런 면에서 최서윤의 활약이 눈에 띈다. 현직 아나운서인 강지영에 비해 훨씬 도발적인 질문들을 많이 한다. 그래서인지 평소에는 생각지도 못했지만 생각해볼만한 질문을 해서 내용을 풍성하게 한다. 윤덕원은 사실 잘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인디 음악계에서는 브로콜리 너마저로 아주 유명하다. 아마도 윤덕원이 서울대 출신이기 섭외가 된 느낌이다. 서울대 나온 연예인이어서 예능 중에서도 교양예능이라고 볼 수 있는 <차이나는 클래스>에 맞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런데 굳이 서울대를 나왔다는 이유로 윤덕원을 섭외할 필요가 있었는가 싶다.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USC를 나왔다고 알려진 이용주도 특별한 역할을 하는 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오히려 그런 면에서 딘딘과 지숙이 프로그램이 시사교양프로그램이 아니라 예능교양프로그램인지 확인시켜준다. 이미 전문가인 강연자가 나오는데 이를 예능프로그램으로 중화시키려면 오히려 딘딘과 지숙같은 역할이 훨씬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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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승준의 쿨까당>

TV 2018. 11. 12. 01:57

가끔씩 흥미로운 주제가 있을 때마다 시청하는 <곽승준의 쿨까당>에서 더불어 민주당의 홍영표 원내대표가 나왔다. 홍영표 대표는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를 맡은 중요한 인물이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그에 대해서 조금은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곽승준의 쿨까당>에서 정치인이 나왔을 때 장점은 그들의 사생활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정치인들도 하나의 인간으로서 살아온 배경이 있고 일상을 보내는 면이 있다. 이 프로그램이 흥미로운 점은 그들의 소소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홍영표 원내대표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딸이 그려준 그림을 보여주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친근감을 높여주는 효과를 가져오게 한다. 이런 것이 여당대표여서 그런 것은 아니고 나오는 정치인들에게 공평하게 그런 기회를 준다. 얼마 전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출연했을 때도 인간적인 면 부각해서 보여주었다. 그가 사우디에 가서 일하던 시절 이야기라든지 그의 아내와의 관계를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평소에는 그의 노선은 싫어하지만 일단 나름 한 사람으로서 인정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예전에 추미애 의원이 대표하던 시절에 딸과 나누는 통화도 나왔는데 그 때도 정치인의 인간적인 면을 볼 수 있어서 사람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정치인이 나왔을 때 하는 <극단적 토크>도 매우 재미있다. 어떤 질문의 대답을 무조건 당연한 것 아니야(Yes)” “미친 것 아니야(No)”로 양분된 답만 해야 한다. 그리고 도무지 답하기 어려운 것은 패스하면 된다. 물론 답을 이분법적으로 하는 것이 애매할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일단 흥미유발에는 도움을 준다. 그리고 질문도 꽤나 원색적이라서 일단 재미는 있다. 예를 들어 홍영표 원내대표에게 김성태 원내대표를 아직도 친구라고 생각한다.”라는 질문은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는 질문이었다. 두 원내대표가 오랜 시간 동지로 지냈지만 근래 여당과 야당으로 갈라지면 첨예하게 갈등을 겪고 있는데 정곡을 찌르는 질문이다. 그런데 일반 시사프로그램에서는 하기 어려운 질문인데 쿨까당이 예능의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질문이 가능했다. 이런 점이 쿨까당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2012년부터 방영이 된 쿨까당은 이제 300회 가까이 방송이 되었다. 곽승준 교수는 본업이 방송인이 아니다. 그런데 이제 방송을 되었으니 시간이 꽤 되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방송을 잘 하고 있다. 목소리도 약간 얇은 편인데 듣다보면 그럭저럭 괜찮다. 가장 좋은 것은 교수들의 문제인 잘난 채를 하지 않아서 좋다. 기본적으로 진행을 하지만 다른 보조진행자와 초대패널들의 이야기를 잘 경청하는 자세가 롱런하는 비결이 아닐까한다.


꽤 오랫동안 방송된 만큼 구성하는 사람들도 달라졌다. 나는 지주연씨가 나왔을 때부터 보아왔는데 근래 그 자리를 신보라씨로 바뀌었다. 곽승준 교수 옆에는 3명의 보조 진행자가 있다. 기본적으로 김지민, 신보라가 있고 마지막 자리에는 주제에 따라서 바뀌기는 하지만 나름 시사에 정통하다고 생각되는 남자가 주로 앉는다. 김지민씨는 어쩌면 곽승준 교수보다더 이 프로그램의 핵심과 같은 존재이다. 곽교수의 진행을 매끄럽게 도울 뿐만 아니라 중간마다 웃음포인트를 넣어주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이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신보라씨는 김지민씨와 역할이 많이 겹친다. 아마도 지주연씨와 마찬가지로 약간 지적인 이미지를 갖는 연예인으로서 섭외된 것 같다. 같은 개그우먼으로서 역할이 너무 비슷하다. 신보라씨가 못해서 그런 것이 아니지만 차라리 김지민씨와는 전혀 상반된 이미지를 갖는 연예인을 섭외하는 것이 시너지 효과를 더 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자리에 앉는 시사평론가 역할을 하는 분이 교체되는 것은 상당히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느낌이 날 뿐만 아니라 한사람이 모든 분야에 정통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좋은 컨텐츠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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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2008년에 처음 방영을 시작해 10년이 넘게 꾸준히 시청자들을 찾고 있다. 가끔 삶이 힘들 때 보면 효과적인 프로그램이 <극한직업>이다. 극한직업 526회도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고, 스스로의 반성의 시간을 갖게 했다. “그동안 얼마나 나태하게 살았는가!”, “너무 쉽게 지치는 것은 아닌가!”라는 자성의 시간을 갖게하는 시청시간이었다.


우선 김포에서 은수저를 만드는 사람들이 나왔다. 그동안 은수저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냥 주물을 하나 두고 은을 넣고 건조시키면 되는 것이 아닌 가하는 안이한 생각을 했었다. 특히 근래 3D프린터의 시대이므로 아주 쉽게 만들 수 있는 물건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청을 하고 나서 나의 잘못된 고정관념은 완전히 바뀌었다. 은수저는 생각보다 훨씬 손이 많이 간다. 물론 이번 화에 나온 은수저가 명품, 고급 은수저여서 그럴 수도 있다.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1,000도의 뜨거운 불에 은을 녹이고 형태를 만들고 모양을 만드는 일에 계손 손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게다가 고급 은수저이기 때문에 문양을 넣는다. 그 문양을 전문가가 와서 일일이 세공한다.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이었다. 그리고 작업의 특성상 손과 팔의 피로도가 크게 느껴졌다. 아주 쉽게 아무 생각없이 사용하는 은수저가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생각하니 세상이 달리보였다.


은수저 공장이 특별했던 것은 아버지이 직업을 아들이 잇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회에서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으면 지탄의 대상이 되고는 한다. 예를 들어, 재벌, 모자동차 회사 노조의 경우나, 지하철 공사 노조의 경우가 그러하다. 그런데 이러한 남들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 일의 경우에는 상황이 다르다. 아버지의 직업을 가업을 물려받음으로써 경험이 전수가 된다. 이것은 부를 세습하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다. 흔히 말하는 암묵지가 전수되기 때문이다. 이는 책으로는 표현이 안되는 어떠한 노하우인데, 활자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같이 일하면서 감과 경험으로 터득해야하는 것이다. 이러한 부분은 가업으로 이어가면서 더욱더 기술이 꽃 피울 수 있다.


은주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과정을 거쳐야 산출된다. 학창시절 생각하는 누런색 주전자가 아닌 고급 은주전자여서 그런지 손이 엄청나게 많이 갔다. 게다가 그 과정이 상당히 세분화 되어 있었다. 절대 한 번에 할 수 없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주전자가 탄생한다. 은주전자 공장의 가장 높으신 분은 은주전자만 무려 40년 넘게 만드신 숙련공이다. 마스터로서 은의 특성을 정확히 알고 있고 물건을 대하는 책임지는 자세는 분야는 다르지만 꼭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가 일에 집중하는 모습도 너무나도 멋있었다. 그런 그가 만드는 은주전자는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예술품이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눈여겨 볼 점은 근로환경이다. 근로환경이 좋지는 않았다. 특히 숯판을 만드시는 분은 매일 숯가루를 마시면서 일을 하고 계셨다. 물론 마스크를 쓰고 일하고 있었지만 많은 먼지를 마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뜨거운 숯판을 품질이 잘 되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몇 개 되지 않는 장갑을 끼고 옮기는 장면이 나왔다. 물론 그들의 파이팅 넘치는 프로정신은 당연히 본 받아야 하지만 좀 더 나은 근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 정부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생산자분들은 제품 제조에만 집중해서 자신의 몸이 상하는 것을 그저 방치하는 것 같았다. 물론 일을 하다보면 몸은 궁극적으로 상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그 약화의 속도나 강도를 약화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과학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도움을 주었으면 하다.


가끔 지나가다 혹은 차를 타고 주위를 보다 공장을 보면 도대체 무슨 공장일까하는 생각을 간혹한다. 공장은 대개 가치가 창출되는 곳이다. 물론 기계가 많은 일은 하기는 하다. 하지만 사람의 노동은 필수불가결이다. 이번 <극한직업>편 역시 노동의 참된 가치를 알게 해주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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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s Convenience>

TV 2018. 11. 1. 23:42


캐나다 CBC(Canadian Broadcasting Corportation)에 인기리에 방영되는 드라마이다. 그동안 미드, 일드, 그리고 영드도 있었지만 캐드는 쉽사리 보기 힘들었는데 한국사람들을 이야기하는 캐드를 보니 기분이 묘했다. 일단 매우 재미있다. 아마도 내가 한국인이어서 공감가는 게 더 있는 것 같다. 게다가 내가 박사과정으로 유학을 할 당시에 뉴저지에 있는 한인타운에 살았기 때문에 더 공감가는 것 같다. 물론 나는 교포는 아니지만 주위에 교포, 그리고 그들의 자녀인 교포 2 혹은 3세들을 자주 보아왔기 때문에 김씨 편의점을 운영하는 부모와 자녀와의 갈등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Kim’s Convenience Store>은 인기리에 시즌 2도 마쳤지만 처음에는 모든 방송국에서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그 이유를 짐작해보자면 너무 한국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물론 캐나다가 다문화 사회인 것은 사실이고 한국인이 꽤 많이 살고 있지만 한국문화가 주류문화는 아니다. 이런 상태에서 한국문화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이 대중매체를 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원작자 Ins Choi는 연극으로 김씨 편의점을 우선 연극으로 공연한다. 이 때는 자신이 아들 역할을 하기도 한다. 어려운 시절을 지나 이 연극은 히트를 치고 공중파로 입성하게 된다. 내용이 한국인인 나로서는 전혀 이질감없는 내용이지만 캐나다에서도 흥행성적이 좋은 점은 아주 이례적이다. 예를 들어 시즌 13편은 제목부터가 똥침(Ddong chim)이다. 그리고 극중에서 정은 김치에게 똥침을 날려서 상사인 샤넌에게 오해를 산다. 이러한 똥침이 아마도 일반 캐나다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이고 신선한 소재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Big Bang Theory>가 이공계 학계의 특이한 점으로 크게 성공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빅뱅이론에서 나오는 역할은 페니를 제외하고는 모두 고학력 이공계 사람들인데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특이해 보이는 행동 혹은 생각을 많이한다. 이러한 생경함이 오히려 히트의 요소로서 작용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김씨 편의점에서 한국문화가 가지고 있는 독특함이 캐나다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소재로 다가왔을 것이다.


이 드라마의 인기요소 중 다른 하나는 탁월한 연기다. 다들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잘 한다. 예전에 방송에 원작자인 Ins ChoiPaul Lee(이선형)가 나왔는데 이선형씨가 김씨 편의점이 많은 방송국에서 처음에 퇴짜를 맞은 이유는 대본으로 되어 있는 것과 극으로 실연되는 것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본만 보면 그저 그런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 대본이 한국계 캐나다인을 상정하고 읽어져서 보여지면 재미있다는 것이다. 이 역할을 아주 잘 한 것이 이선형씨이다. 이선형씨는 원래 영어를 아주 잘한다. 그런데 어수룩한 영어를 극중에서 보인다. 그리고 그 연기는 아주 그럴 듯해서 마치 한국에서 아주 오래 살다가 캐나다로 이민간 느낌을 준다. 게다가 살짝 귀여운 꼰대같은 모습의 연기도 마치 생활처럼 자연스럽다. 이러한 연기로 캐나다 방송협회 희극부분 주연상을 거머쥔다. 부인인 Jean Yoon도 미국 일리노이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란 사람인데 영어를 못하는 척 연기를 잘한다. 만약에 실제로 한국에서 태어나고 오랫동안 한국생활을 하다가 캐나다가서 연기를 한 것이라면 그 연기력의 정도가 놀랍지 않을 탠데, 태어나고 자랐음에도 정말 한국에서 오래산 한국 아줌마 역할을 잘하니 연기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아들 정역할을 맡은 Sinu Liu는 그의 “Liu”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인이다. 류씨인 그는 하얼빈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교육을 받았다. 한국인은 아니지만 한국인 같은 연기를 아주 잘 하고 있다. 그에게 다행인 것은 한국어 대사가 많지않아서 큰 부담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Andrea Bang은 실제로 캐나다에서 태어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부모님과의 문화차이로 인한 갈등을 잘 연기하고 있다. 4명 뿐만 아니라, 감초처럼 나오는 김치(Andrew Phung)과 정의 직장 상사 샤넌(Nicole Power)도 감칠난 나는 연기로 재미를 준다. 이런 연기의 합위에 재미있는 소재로 다가가니 그 누구나 부담없이 유쾌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되었다. 앞으로 재미있는 소재가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몇 시즌 더 해서 많은 시청자들을 사로잡았으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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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 7> 6회 팀디스전

TV 2018. 10. 23. 00:33

<쇼미더머니>가 어느 덧 시즌 7을 맞이하였다. 시즌 7이나 되다보니 뜻하지는 않았지만 슈퍼비의 성장도 볼 수 있게 되어 좋았다. 처음에 얼치기 같았던 그가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나가는 것을 보면 그의 부모나 레이블 사장은 아니지만 대견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슈퍼비의 성장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자체도 완숙하게 진화함을 느낀다. 물론 시청률에 민감한 방송 프로그램이므로 편집에 있어서 아직도 악의적인 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논란의 되는 수는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전체적으로 랩퍼들이 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횟수가 진행될수록 프로그램의 특성이 널리 알려져서 그런지 탈락하는 것이 꼭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대진운이나 공연날의 컨디션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것에 모두 동의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떨어져도 쿨하게 인정하는 모습이 나름 인상적이었다. 또한 우승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찌질하게 떨어지는 것보다는 시종일관 멋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랩퍼들이 생각한 것 같다.

시즌 76회에서는 팀 디스배틀이 시전되었다. “선의의 경쟁을 표방하는 <쇼미더머니>에서 서로를 험담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리고 서로서로 한다리 건너면 좁은 힙합씬에서 부정적인 이야기를 서로에게 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상대방을 적어도 겉으로는 존중하는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이 디스문화가 정착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 디스문화가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문화라고 필요하다.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비판할 부분을 당당히 나서서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디스하는데 있어서 개인적인 특성인 나이생김새가지고 비판하는 것은 정말 어린아이같다는 점이다. 특히 랩실력이 나플라라는 사람은 차붐을 나이로 디스하는데 한심하기 그지 없었다. 재미라고 하기에는 그의 실력이 너무 아쉬웠다. 한층 높은 수준의 디스를 통해 예술적 미를 느끼고 싶었는데 그러기에는 아마도 너무 기대가 컸던 것 같다.

<쇼미더머니>에서 흐름에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김진표의 진행실력이다. 도무지 패닉시절의 어린 랩퍼가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아저씨가 되어버린 김진표는 중후한 목소리로 무게감있는 진행을 한다. 분명히 김진표는 눈에 띄는 진행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것이 중요하다. 진행자가 눈에 뜨이면 참가자나 프로듀서들이 가리게 된다. 김진표의 진행은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의 밑바탕이 되고, 참가자와 프로듀서들이 그 위에서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밑바탕을 하는 역할이 말처럼 쉽지 않다. 개성이 넘치는 힙합아티스트들을 잘 모듬으면서 가려면 그만큼 힙합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리고 한국의 선후배 문화를 고려한다면 힙합 초창기부터 활약한 김진표는 매우 제격이다.

프로듀서의 합도 생각보다 좋았다. 세간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아닌 스윙스가 포함되어 있고, 저번 시즌처럼 거물 타이거 JK같은 원로(?) 도끼같은 가장 잘 나가는 아티스트가 부재한 상태에서 더콰이엇은 프로듀서의 합을 조율하는 역할을 간접적으로 했다. 이미 프로그램에 경험이 있는 더콰이엇같은 경우에는 상당한 중량감을 주는 존재가 되어 김진표가 진행하지 않는 부분을 진행했다. 단연 프로듀서진들의 중심으로 음악은 물론이거니와 <쇼미더머니>생리도 꿰뚫은 느낌이었다.

처음에 많은 논란을 가지고 온 프로그램이 어느 덧 장수프로그램의 반열에 들어섰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병맛같았던 행동과 말들이 멋있는 하나의 문화로 진화하는 것을 느낀다. 놀라운 것은 시즌을 7이나 했음에도 아직도 실력있는 랩퍼가 많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실력있는 랩퍼가 많이 등장할 것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젊은 사람들의 힙합계에 쇄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더 발전된 <쇼미더머니>를 기대해본다

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