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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해당되는 글 4건
- 2021.07.15 <돈의문 박물관 마을>
- 2019.04.02 <국립민속박물관>
- 2018.12.29 <짜장면 박물관>
- 2018.08.16 <박물관으로 만나는 몽골>
글
돈의문 박물관 마을은 지금까지 건물 안에만 있었던 박물관이라는 개념을 뒤집은 신선한 박물관이다. 물론 돈의문 박물관 마을도 실내 전시가 있다. 하지만 그 실내 전시건물 사이에 예전 건물을 살려두어 공간이 주는 기억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예전 그 시절을 실제로 지냈던 분들에게는 회상을 그 시절을 살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공감각적으로 그 때 그 시절이 어떠했을지 이해하게 해준다.
우선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이해하려면 돈의문부터 알아야 한다. 돈의문을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은 탠데 돈의문의 다른 말은 서대문이다. 1396년 돈의문이 건립되었으나 1413년 경복궁의 지맥을 해친다는 이유로 폐쇄되었다고 한다. 그 후 1422년에 정동사거리에 새롭게 조성되었고 그 때부터 새문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그리고 돈의문 안쪽 동네를 새문안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1915년 일본이 도로 확장을 이후로 돈의문을 아예 철거해 버렸다. 그래서 돈의문만 이제 형체없이 이야기로만 남겨진 문이 되었다.
이 새문안은 세월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살고 지나갔다. 그나마 최근에는 이 동네가 과외방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마치 지금의 대치동처럼 말이다. 경복고나 이화여고처럼 지금도 그 동네에 있는 학교부터 지금은 강남으로 내려왔지만 당시에는 이 동네에 있었던 경기고, 서울고, 경기여고 등 많은 명문고등학교가 있어서 과외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고 한다. 물론 지금과 그 때 대학진학율도 다르고 그 때의 명문고는 대부분은 평준화되어 일반고가 되었지만 지금이나 그 때나 다르지 않은 것은 교육열이다. 교육이 사회적 신분을 바꿀 수 있는 몇 안되는 수단이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시간은 흘러 명문고들이 강남으로 가고 과외금지령이 떨어지면서 이 동네의 분위기도 바뀌어 동네식당을 하는 곳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지금은 대한민국 사교육의 1번지인 대치동이 맛집타운으로 바뀐 느낌이랄까. 사실 지금 강남8학군에 좋은 학교가 많지만 사실 그 학교가 좋다기보다는 그 동네 사는 사람이 잘 살아서 좋아진 것이어서 새문안과는 다를 수 있겠다. 지금도 각종 특목고는 강남에 없다. 돈의문 박물관 거리를 걸으면서 대치동의 미래를 한 번 그려본다.
시간이 또 흘러 2003년 이 동네는 점점 낙후해졌는데 이 지역이 “돈의문 뉴타운”으로 지정된다고 한다. 그리고 원안에 따르면 이 동네는 공원으로 바뀔 계획이였다고 한다. 그런데 2015년 공원으로 바꾸지 않고 동네 자체를 그대로 두고 박물관화하는 것으로 선회하였다고 한다. 그 결과 태어난 것이 돈의문 박물관 마을이다. 물론 지금은 여기에 직접 주민이 사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의 흔적도 남기고 예술가들이 활동하여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래서 새문안은 새롭게 태어났다.
박물관에 여러 전시실이 있는 것처럼 돈의문 박물관 마을에도 여러 관람 포인트가 있다. ‘돈의문역사관’, ‘삼대가옥’, ‘돈의문구락부’, ‘생활사전시관’, ‘서울미래유산관’, ‘시민갤러리’, ‘작가갤러리’, ‘돈의문체험관’, ‘서울도시재생이야기관’, ‘기획전시’, ‘스코필드기념관’, ‘명인갤러리’ 등 크고 작은 전시실 들이 있다. 옛것을 살리려 노력했지만 워낙 잘 리모델링해서 전혀 더럽거나 불쾌하지 않다(아이러니 한 것은 옛것을 그대로 살리려 하면 쿰쿰하고 어두운 면도 그대로 보여져야 하는 데 그것이 쉽지는 않다). 박물관 마을을 어슬렁 거리면서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맛이 제대로다. 가끔 진짜 사람이 거주하는 벽화마을 같은 곳에서 어슬렁거리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불쾌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럴 걱정없이 마음대로 사진도 찍어도 좋고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다. 물론 모든 박물관을 박물관 마을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시마다 이 정도의 박물관 마을을 하나 정도 가져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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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국립민속박물관>은 경복궁 옆에 있는 박물관이다. 우리나라 궁궐의 간판인 경복궁만 보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국립민속박물관>까지 하루에 소화하는 것은 어렵지만 시간이 있다면 반드시 가볼만한 박물관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국립민족박물관>으로 광복 후1945년에 만들어졌다.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된 것은 1975년이다. 지금 자리로 옮긴 것은 1993년이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한류 등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관심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외국에 까지 나가면서 외국 관광객들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경복궁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하지만 <국립민속박물관>은 입장료가 없다. 꽤 괜찮은 조화인 것 같다. 경복궁에 왔다가 <국립민속박물관>에 들르는 관광객이 많은데 경복궁에 돈내고 박물관에 또다시 돈을 내면 화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국립민속박물관>에 먼저 들르고 경복궁에 들어가려는데 돈을 내려면 혼란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경복궁을 보고 박물관을 가는 사람이 박물관을 보고 경복궁을 보러가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걱정거리는 아닐 것 같다.
시설은 크게 1, 2, 3 전시실로 되어 있는 상설전시관과 기획전시관이 있다. 제1 전시실은 한국인의 하루, 제2 전시실은 한국의 일상, 그리고 제3 전시실은 한국의 일생이라는 이름으로 되어 있다. 내용은 크게 특별하지는 않다. 한국인으로서는 평소에 알아왔던 상식이라든지 국사책에 나올 법한 내용이 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다만 이러한 내용이 외국인보면 신기하고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현재 전시해설을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어로 진행하고 있다. 한국어를 약간 줄이고 외국어 부분을 조금 더 늘리는 것은 어떨 까하는 생각이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좀 더 활동적인 박물관이 되면 어떠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차피 이 박물관에는 국보급 유물은 없다. 그리고 모조품으로 만든 부분이 꽤 많았는데 이것을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진짜도 아닌데 관람객들이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가장 미스터리한 부분은 오히려 전시실이 아니라 위로 솟은 부분에 무엇이 있는지에 있다. 나는 <국립민속박물관>을 가기 전에는 멀리서보이는 높은 한옥이 경복궁의 일부인줄 알았는데 그것이 박물관의 일부였다. 그래서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 매우 궁금해 하며 들어갔는데 아예 들어갈 수 없는 부분이었다. 지금도 그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만약에 그 부분이 사용되지 않고 방치되어 있다면 전망대로 쓰여도 좋을 것 같다. 가끔 일본에 가면 성에 올라서 주위를 내려다 볼 수 있는데 그렇게 쓰여도 좋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주위에 청와대 보안유지로 인하여 못올라가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국립민속박물관>의 특징 중 하나는 민속촌 같은 공간도 야외에 있다는 것이다. 야외에 예전 한옥, 근대화 이후의 우리의 여러 모습을 포착한 공간이 있었다. 한국인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공간이고 외국인에게는 신기하게 보일 부분이다. 잘 해놓았는데 내용이 약간 두서가 없는 느낌이 있었다. 물론 공간이 한계가 있으므로 모든 것을 보여줄 수는 없겠지만 시대별로 가옥을 해놓는다는지 아니면 아예 테마를 정해서 공간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좋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경복궁에 붙어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은 <국립중앙박물관>에 비한다면 여러모로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모든 시설이 <국립중앙박물관>급으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차라리 중앙박물관이 할 수 없는 부분으로 차별화를 시키는 것은 어떨까 싶다. 좀 더 상호작용이 가능한 박물관으로 거듭나면 진짜 우리나라 사람이 살아온 바를 잘 알 수 있지 않을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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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인천차이나 타운에 위치한 <짜장면 박물관>에 다녀왔다. 우리가 늘상 먹는 짜장면에 대한 국내 유일한 박물관으로 천원이면 입장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워낙 사랑을 받고 중국에서 오히려 인기가 많지 않아 도리어 한국음식이라고 부르고 싶을 지경의 음식이 바로 짜장면이다. 방송에서는 자장면이라고 발음하기도 하는데 인간적으로 “짜”장면이라고 불러야 제맛이다. 그러면에서 <짜장면 박물관>이 자장면 박물관이 아님을 감사한다.
<짜장면 박물관>의 건물은 예전에 짜장면을 최초로 수입하여 만든 공화춘 건물이라고 한다. 이 공화춘의 이름의 유래가 독특하다. 원래 이름은 산동회관이였다고 한다. 그런데 신해혁명이후 1911년 청나라가 망하고 중화민국으로 바뀌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공화국을 표방한 중화민국을 따라서 共和를 붙이고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봄춘(春)을 따서 공화춘(共和春)이라고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공화춘의 유래에서 보면 알수 있듯이 우리가 짜장면을 먹어온 역사는 생각보다는 길지 않다. 기껏해야 100년이 된 것이다. 100년 만에 우리가 사랑하는 대표음식이 된 것이다. 나의 고조할아버지께서는 이 짜장면을 제대로 드시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3~4세대 만에 탄탄한 입지를 얻은 음식이 되는 것을 보면 22세기에는 어떠한 음식이 우리나라화되어 식탁에 오를지 궁금하기도 하다.
2층으로 구성된 박물관은 우선 어떻게 짜장면이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 설명한다. 이 때 화교의 역할을 이야기하는데 중국 산동성의 동쪽끝의 경우에는 인천과 불과 500km도 거리가 채 되지 않는다. 이는 거의 서울과 부산의 거리정도 되는데 배를 타야했지만 인천과 중국 산동사이의 교류는 그 어느 곳보다 활발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중국에서 건너온 화교는 한국에 자리잡고 살면서 그들이 먹었던 음식 중 하나가 짜장면이고 이 짜장면이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 우리의 입맛에 맞는 짜장면으로 진화한 것이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제3전시실의 1930년대 공화춘 접객실을 재현한 곳이었다. 1930년의 우리나라는 일본에게 강제로 지배받던 시절이었다. 그러한 인천에서 중국화교가 운영하는 중국음식점은 우리나라 사람, 중국사람, 그리고 일본사람에 어떠한 의미였을까 상상해본다. 동북아시아에서 한중일이 가지고 있는 관계는 정말 친밀하면서도 멀다고 할 수 있다.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싸우는 관계가 아마도 계속될 것 같다는 생각은 한다.
제4전시실에서는 드높아진 짜장면의 인기가 나온다.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부모님 세대분들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입학식이나 졸업식 후에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을 먹는 것이 어떠한 관례라고 하였다. 그만큼 꽤 인기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중국집도 고급과 일반 대중식당으로 점차 분화되고, 짜장면은 봉지라면화되기도 하여 우리가 아주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 <짜장면 박물관>을 돌아보면서 짜장면의 100년의 역사는 물론이거나와 흘러온 우리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짜장면 박물관>은 인천광역시 중구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중구시설관리공단은 <짜장면 박물관>뿐만 아니라 <한중문화관>, <인천개항장 근대건축전시장>, <인천개항박물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짜장면 박물관>은 박물관이라는 특성상 짜장면만큼 수익이 나지 않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렇게 수익에 덜 민감한 공단에서 공화춘건물을 잘 탈바꿈하여 관리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약간 아이디어가 있다면 작게 공화춘의 예전 요리법으로 짜장면을 직접 팔면 어떨까한다. 물론 <짜장면 박물관>근처에 <수요미식회>에도 소개된 여러 출중한 중국식당이 있기는 하지만 예전 공화춘 건물에서 먹는 짜장면은 또다른 느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오리지널 레시피가 아직 전수되어 있다면 그 맛도 보존할 가치가 충분함으로 그것을 직접 판매함으로써 사람들의 즐거움을 주는 것이 어떨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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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으로 만나는 몽골>은 아주 독특한 책이다. 왜냐하면 몽골에 있는 박물관으로 책을 가득채웠기 때문이다. (물론 몇몇의 예외는 있었지만) 어떤 이는 몽골 박물관에 누가 관심이 있나라고 의구심을 품을 수 있다. 하지만 누군가 몽골에 대해서 알고 싶을 때 이 책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지식으로서의 가치 풍부하다. 게다가 저자는 "웰컴투박물관 박물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책을 쓴 사람으로서 박물관을 바라보는 안목도 상당하다. 그래서 전시품 자체뿐만 아니라 관람 동선이나 전시회장의 구성도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이 또 독특한 점은 저자가 무척 솔직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울란바토르 시립박물관을 이야기할 때 "건물을 들어서면 매표소와 안내 데스크를 겸하는 작은 로비가 나오는데 창살만 없을 뿐이지 딱 전당포의 느낌이다. 사진 촬영도 허락해 주고 친절하게 안내도 해 준 학예사께는 미안한 표현이지만 첫 느낌이 그랬던 건 사실이라 어쩔 수 없다(241쪽)." 보고 느낀 그대로 이야기했다. 또한 글을 쓰기 위해 철도역사관에 담을 넘어서 들어가는 이야기와 사진도 넣었는데 범상치 않음을 느꼈다.
이 책이 좋은 점은 몽골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혀 몰랐었던 울란바토르에 남양주 거리와 서울거리가 있다는 점은 물론이거니와 "몽골의 슈바이처"로 1914년부터 21년까지 몽골에서 의료활동을 하신 이태준선생님이라는 분이 있었다는 것을 이태준기념관 부분을 읽으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중국인들이 부르는 몽고가 아니라 몽골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점 등 몽골을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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