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드>

Book 2018. 8. 28. 02:51

처갓집으로 가는 열차에서 소설책을 읽었다. 김진명 작가의 <THAAD>를 읽으며 시간이 가는줄 몰랐는데 다행히 열차에서 내리기 전에 모두 다 읽었다. 그만큼 흥미로웠다. 단순히 필력으로 사람을 끌어당기는 것도 중요했지만 주제가 워낙 최근 일이라서 더욱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초판이 20148월에 나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빨리 썼는지 궁금하다. 추측건데 작가가 미국과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 사이의 문제에 관심이 있어서 꾸준히 보고 있다가 사드문제가 불거지는 것을 잘 응용해서 글을 쓴 느낌이다. 그렇다고 해도 2014년을 현재로 생각한다면 상당한 시의성을 가지고 있었다.

 

다소 무능한 변호사가 미국에서 사드와 관련한 의혹을 풀어가는 이야기 전개도 재미있었고, 결론도 전혀 예상치 못하게 끝나 재미있었다. 소설 속에 나오는 김변호사가 가지고 있는 생각도 파격적이었다. 평택항을 미군이 그렇게 활용할 예정이었다니 주한미군에서 카투사로 군복무를 했던 나로서는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계획이었다. 이러한 참신함에도 불구하고 하나 몰입감을 떨어뜨리는 점은 최어민 변호사가 미국에 가서 영어를 너무 잘한다는 점이다. 최어민 변호사는 소설 속에서 그려지기를 적어도 시험성적으로는 탁월한 변호사가 아니다. 겨우 변호사 자격증을 따고 취업도 제대로 못하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런데 미국에 가서는 미국경찰, 세계은행 등 관련 미국인과 아무런 문제없이 소통한다. 앞에 최어민 변호사가 외국경험을 했었던 것으로 배경을 깔아주면 좋았을 것 같다.

 

또 이 소설이 흥미로웠던 것은 실제인물이 나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바마 대통령, 시진핑 주석등 당시 현재 진행형이었던 사람들이 나올 뿐만 아니라,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대사까지 나온다. 내가 소설을 잘 몰라서 그런데 가명도 아니고 실명을 거론하며 이렇게 소설로 각색해도 되는지 궁금하다. 또한 테프트 리포트라고 해서 당시 한국에서 유력한 인물들의 평가를 해놓았다. 아마도 작가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을 어느 정도 적어놓은 것 같다. 그 중에 탁월하게 맞춘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소설 <싸드>가 나온 후 우리나라 정치는 예상치 못했었던 대통령 탄핵이라는 거대한 정치적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인물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 같다. 역시 정치인에 대한 평가는 사후에나 간신히 제대로 할 수 있는 것 같다.

 

<싸드>를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강대국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는 우리나라의 애환이다. “받으면 중국의 적, 안 받으면 미국의 적이라는 이 소설의 챕터의 제목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의 처지에 빠지기 쉽다. 20189월 현재, 이제는 다행히 사드문제가 진정되었지만 언제 또 이러한 비슷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우리의 힘을 기르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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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