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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에 해당되는 글 3건
- 2020.06.09 박미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 2020.05.17 <부부의 세계>
- 2016.12.25 <달콤한 나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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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종영한 <부부의 세계>는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나는 배우자의 외도라는 아주 해묵은 주제가 아직도 이렇게 인기인가라는 통탄을 금하지 못했었는데, 조금 보고 굉장히 몰입하였다. 주제 자체가 자극적인데다가 연기를 아주 잘 했고 각본도 잘 쓰여진 덕분일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 드라마나 영화를 잘 보지 않는 편인데 그 이유는 좋은 작품일수록 너무 몰입해서 감정소모가 굉장히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부부의 세계를 처음부터 보지 않았고 뜨문뜨문 시청했는데도 이태오의 머리를 날려 버리고 싶은 충동을 여러 번 느꼈다. 게다가 마지막회에 이태오가 차에 치어 죽지 않아서 너무너무너무 아쉬울 지경이었다(물론 이태오가 차에 치어죽으면 그 운전자에게 큰 충격을 줄 수 있으므로 자체적으로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고 세상을 떠나기를 보면서 기대했는데 그것이 아니어서 아쉬웠다).
일단 이 드라마의 문제의 근원은 이태오이다. 다른 부분도 많이 있었겠지만 기본적으로 이 유부남 이태오가 어린 여자와 바람피고 지선우와 이혼하고 여다경이랑 재혼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이 이태오라는 인간을 보면 결혼은 누가해야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안할 수가 없다. 일단 결혼이라는 것은 희생이다.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살고 싶으면 애당초 결혼을 안하면 된다. 그런데 삶의 안정감을 찾고 싶다며,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싶다는 이유로 결혼을 하게 되는데 그런 이유로 결혼을 했다면 대가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희생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결혼하고 싶어하는 이유는 찾는데, 그것을 치를 대가는 생각을 안하는 것 같다. (물론 요즘 비혼주의자가 늘고 있는 것은 그러한 의미로 현명한 사람들이 늘었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결혼생활을 하다보면 권태기가 오고 새로운 사람에 사랑을 빠지는 상태에 돌입하는 “I don’t love you anymore”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는 지극히 미국식으로 특별히 생활에는 문제가 없는데, 뜬금없이 다른 사람을 만나서 사랑에 빠지고 잘 살고 있는 배우자에게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면 떠나버린다. 그리고 그 둘의 사랑의 결실인 자녀는 부모를 사이에 두고 왔다갔다한다. 나는 이 “I don’t love you anymore”의 문제점이 새롭게 만나서 사랑에 빠진 사람과 영원히 행복하게 갈 것이라는 가정에 있다고 본다. 새롭게 만난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권태기가 오고 또다시!!! “I don’t love you anymore”에 봉착하게 될 수 있다. 현재의 감정에 충실할 수 있는데, 그것은 분명히 부부사이에 자녀가 없어야 용인이 될 것이다. 자신의 찰나적인 감정에 빠져서 어린 자녀에게 씻을 수 없는 충격을 주는 것은 극단적인 이기주의이다. 예를 들어, 이태오가 여다경이랑 사랑에 빠졌지만, 시간이 지나다보면 또!! (물론 극중에서는 놀랍게도 지선우에게 다시 가려고 하지만) 다른 사랑에 빠질 수 있다. 그러면 그 사이에서 난 딸은 충격을 또 받게된다.
부부의 세계를 보면서 또 느낀 것은 과연 이태오는 개과천선이 가능한가이다. 나는 아니라고 본다. 이태오는 여다경에게 버림받고 지선우에게 다시 가려한다. 이 때 사람은 정 때문에 (혹은 아들의 부모라는 이유로) 또다시 받아주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지 말아야 한다. 나는 성인이 된 후에 사람은 고쳐서 쓰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요즘 조주빈이나, 예전에 오원춘같은 친인공노할 인간들에게 갱생이라는 단어를 쓰기 조차 아깝다. 이태오는 그 정도 급은 아니지만 주위에 많은 사람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가슴아픔을 남겼다. 이는 몇마디 사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 문제이다. 죽을 때까지 사회와 타인을 위해서 백골진토하면서 살아도 용서가 될 까 말까한 것이다. 아쉽게도 현실에서는 이태오같은 인간이 잘 사는 경우가 더러 있다. 남에게 (이유없이 자기 이익 때문에) 눈물을 흘리게 한자는 반드시 보복당해야 한다. 그러면서 지선우가 이태오를 제거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던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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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 출간된 이 책을 와이프 방에 있길래 보았다. 생각보다 몰입되어서 끝까지 후딱 읽어버렸다. 처음에는 30대 초반의 여성의 고민을 잘 표현했다고 생각하며 보았는데, 마지막 김영수씨와 관련된 의혹이 생기는 부분부터 갑자기 미스테리 스릴러로 바뀌는 느낌이 들면서 손에 땀을 쥐며 책장을 넘겼다.
일단 가장 핵심되는 주제는 역시 결혼이다. 나야 결혼도 있고 애도 있는데 가치관도 잘 맞고, 부모님의 도움을 많이 받아 순탄한 결혼을 하고 있는지라,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 별 불만이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는 점을 알고 있다. 정말 단순히 나이가 찼다는 이유로 결혼을 서둘러서 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일인데, 안하는 것도 사회적으로 백안시 여겨지는 일이므로 많은 경우, 딜레마에 속박되고 만다.
어쩌면 희망이라고 봐야하는 지 모르겠지만, 2016년 현재, 많은 사람들이 결혼을 하지 않고 있어서 비혼에 대한 낙인의 정도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물론 결혼을 하고 싶은 데 못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결혼을 하지 않는 다는 점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상을 가지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만,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라든지, 사회공동체로의 규약은 필요할 수 있겠다. 결혼은 원치 않지만, 결혼이 아닌 모종의 사회적 규약으로 적당한 속박을 원할 수 있거니와, 생각보다 혼자사는 것으로 인한 외로움에 지쳐 궁극적으로 어떤 종류의 만남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근래 서유럽에서 많이 보이는 동거형태가 그 중 하나가 될 것인데, 우리도 그 도입을 더 적극적으로 모색해 볼 필요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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