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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빌리언스는 시즌 4까지 나왔다. 한 시즌당 12회로 구성된 이 미국드라마는 기본적으로는 억만장자 헤지펀드회사 사장인 바비 액설로드와 검사장(물론 뒤에는 직업이 바뀌지만) 찰스 로드 주니어의 대결구도로 이끌어가는 극이다(물론 뒤에 협력관계가 되기도 하지만). 극단적으로 단순화시키면 공적권력과 사적권력의 대척점에 서있는 사람이다. 정부에서는 무분별하게 자본권력을 사용하는 것을 제지하려고 하고 자본권력은 자기증식에 여념이 없다.
자본주의 사회는 기본적으로 자본위주로 돌아가는 사회이다. 예전 순수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면 말그대로 다할 수 있었다. 아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하기도 했고 사람을 죽을 때까지 일을 시킬 수도 있었다(물론 지금도 어느 정도 남아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자 시장에는 여러 가지 규칙들이 들어섰다. 그리고 정부는 시장의 행위자들이 규칙을 준수하게 하는 심판으로서 역할을 한다. 규칙을 무시하고 돈을 벌려고 하는 회사와 그것을 잡으려는 검사의 모습이 <빌리언스>에서는 아주 잘 묘사되어 있다.
사실 검사들은 가진 능력에 비해 박봉의 생활을 한다. 그리고 검사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사명감이 크다. 예를 들면, 바비가 브라이언 코네티 검사를 영입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거절한다. 반면에 스피로스는 바비의 돈을 보고 엑스 케피탈에서 일하게 된다. 이를 보면서 공무원들, 특히 시장권력을 감시해야하는 공무원들에 대한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아주 쉽게 시장을 감시해야할 관리자가 시장권력에 빠져들어서 시장경제를 망치는 일이 있다. 꼭 현직에서 일뿐만 아니라 퇴직 후를 생각해서 기업에게 호의적일 수도 있다. 이러한 것을 막기 위한 어렵겠지만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그리고 <빌리언스>를 보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검사들의 뜨거운 사명감이 변질되어서 불법을 저지르는 것이다. 바비를 감옥에 넣고 싶었던 찰스는 무리수를 던져서 스스로를 위기에 처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변해버린 찰스를 감옥에 넣고 싶었던 브라이언은 무리를 해서 스스로가 형벌을 받게 된다. 시장권력이 규칙을 지켜야하는 만큼 공적인 권력도 규칙을 지켜야한다. 시장권력이 불법하는 것같다고 스스로 불법을 저지르면서 시장권력을 처벌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것이 검사들이 갖는 맹점이다. 시장권력은 돈을 쏟아부어 최고의 인재를 영입해서 법망을 빠져나간다. 이런 모습을 그저 봐야하는 입장에서는 허탈하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 자본주의가 손을 미친 어디에서나 고민되는 지점이다.
어려운 것은 국가권력뿐만 아니라 시장권력도 마찬가지이다. 사세를 키워가던 바비는 자신이 후계자급으로 키우던 테일러 메이슨에게 일격을 당한다. 테일러 메이슨이 퇴사하고 스스로 회사를 차려서 엑스 케피탈의 수익에 타격을 날리는 것이다. 테일러 메이슨뿐만 아니라 시장에는 바비 엑설로드를 호시탐탐 노리는 수많은 투자자들이 있다. 허점을 보이면 자비없이 공격해서 스스로 이익을 취한다. 이것을 보면 시장이란 마치 정글의 법칙이 통하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익이라는 목표아래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공간이다. <빌리언스>는 이러한 정글같은 공간을 잘 묘사하였다.
시즌 4까지 모두 긴장감을 가지면 시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빌리언스>에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었다. 첫 번째는 우선 웬디의 존재이다. 찰스의 부인인 웬디는 찰스의 숙적인 바비의 회사에 다닌다. 물론 웬디가 엑스 케피탈의 창립멤버라고 하지만 보면 볼수록 현실감이 떨어지는 설정이었다. 물론 웬디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이지만 아예 빼버리는 거라 찰스가 평범한 여성과 부부생활을 유지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둘째 이해안되는 부분은 찰스가 대중에게 스스로 성변태자라는 것을 밝혔는데 별 설명 없이 법무부 장관에 당선되었다는 것으로 나온다. 이 역시 너무 비현실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즌5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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