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청춘>

TV 2019. 4. 3. 16:31

<불타는 청춘>는 한시대를 풍미했었는데 지금은 혼자인 스타들이 나와서 여행을 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2015년에 시작해 어느덧 5년차를 맞게 된 <불타는 청춘>은 출연진에게는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시청자들은 예전의 추억을 곱씹기도 하고 스타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은 프로그램이다.

 

<불타는 청춘>에서는 가끔 행사를 기획하는데 이번에는 콘서트를 기획했다. 우선 김도균, 장호일, 최재훈, 김광규로 이루어진 내시경 밴드를 결성했다. 그리고 프로그램 출연진 중 음악을 했었던 양수경, 신효범, 김완선, 구본승, 김부용, 김혜림, 이재영 등이 주축을 이루어 콘서트를 준비했다. 다들 겉모습은 늙었지만 그 자세는 젊었다. 아마도 이것이 <불타는 청춘>을 보는 매력이 아닐까한다.

 

198회에서는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장호일이 015B노래를 준비하는 장면이 나온다. 015B는 잘 알려진 것처럼 객원가수를 활용하며 음악을 하고 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아주 오래된 연인들을 부른 김태우가 나왔다. 머리에 넥타이를 두르고 노래를 부르던 김태우는 목사가 되어 나타났다. 장호일과 김태우는 서울스투디오가 있는 건물의 중국집에서 만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밥을 먹고 그들이 녹음을 한 서울스투디오에 가는 장면이 나왔는데 내가 그곳에서 녹음을 해본 것도 아닌데 가슴이 설랬다.

 

015b를 내가 처음접한 것은 당시 인기곡이었던 아주 오래된 연인들이었다. 굉장히 긴 전주가 흐른 후에 노래가 나오는데 멜로디가 흥얼거리기 쉬워서 초등학생인데도 불구하고 부르고 다녔다. 그 이후에 신인류의 사랑이 히트를 했고 그 노래도 흥얼거리며 다녔던 기억이 난다. 가사는 전혀 초등학생과 어울리지 않았지만 말이다. 처음 015b 음반은 산 것은 나미의 슬픈인연을 리메이크한 곡이 들어있는 5<Big 5>였다. 그제서야 타이틀곡 이외의 곡을 들어볼 수 있었는데 한곡한곡 주옥같았다. 그래서 그 때부터 거꾸로 4, 3, 2, 1집을 모두 들어보았다. 그 어느 곡 하나 버릴 곡이 없었다. 지금도 그들의 명곡들을 종종 듣는다.

 

물론 015B가 지금도 활동하고 있지만 그들의 전성기는 1990년대 초중반이였다. 1990년대 초중반에 초등학교를 다니고 졸업하고 중학교로 넘어간 나로서는 015B음악을 들으면 그 당시의 아련한 추억 속으로 빠져들고는 한다. 이것이 음악의 힘이 아닌가 한다. 그 당시에 들었던 음악을 들으면 그 당시의 기억이 회상된다. 가끔 아쉬운 것은 그 음악을 더 들으면 들을수록 뒤에 들었던 시점의 기억도 중첩되어서 처음 들었던 시절의 기억이 차차 희미해질 때가 있다(물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예전 일들이 자체적으로 망각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때로는 좋아하는 음악을 아껴들어야 할 때도 있다.

 

장호일이 김태우를 데려간 서울스투디오는 우리나라 가요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다. 전설의 환경콘서트 <내일은 늦으리>가 이곳에서 녹음되었다고 한다. 그곳에서 장호일은 상념에 빠져서 기분이 이상하다고 이야기를 했다. 보는 사람으로서도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시간은 잡을 수 없다. 그러나 흔적을 남기고는 한다. 그래서 매력적이다. 서울스투디오에서는 예전에 쓰던 마이크같은 것들이 남아있었다. 예전 것들을 모아서 박물관을 만들지 않는 한 이런 것들이 사실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가치가 있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속에 많은 것이 사라져 갔지만 다행히 아직 서울스투디오는 남았다. 장호일의 말 따라 추억할 수 있는 것이 남아있다는 것을 고마워 여태까지 살아있어서 고마워요.” 표현할 수 있겠다. 물론 서울스투디오는 아직 영업중이다. 그런 것처럼 <불타는 청춘>의 출연진도 현재를 일구어 과거를 반추하는 것이 더 아름답게 여기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한다.

'TV'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민관의 으랏차차>  (0) 2019.04.20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  (0) 2019.04.10
<Blue bloods>  (0) 2019.03.26
<슈퍼인턴>  (0) 2019.03.16
<유시민의 알릴레오>  (0) 2019.03.10
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