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알릴레오>

TV 2019. 3. 10. 02:31

유튜브가 2005년에 설립되었는데 불과 15년도 안되는 시간 만에 콘텐츠의 중심지가 되었다. 단순히 오락물같은 컨텐츠 뿐만 아니라 시사에 관련된 컨텐츠도 인기를 얻고 있다. 그리고 여론 형성에 중요한 플랫홈이 되었다. 그래서 오프라인의 영향력있는 인물들이 유튜브에서 방송을 시작하였다. 유시민 작가가 진행하는 <유시민의 알릴레오>는 유튜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고 그의 여러 가지 언행은 유튜브를 넘어 기존 방송에서 회자되고 있다.


알릴레오 10회에서는 조국 민정수석이 나와서 공수처(고위공무원수사처) 신설에 대한 논의를 하였다. 청와대 민정수석 같은 고위공무원이 유튜브 방송에 나와서 정책을 설명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물론 그가 처음은 아니다. 예를 들어, 박근혜 전대통령이 국회로부터 탄핵소추를 받고 헌법재판소에 의해 탄핵심판을 받기 전에 정규제 TV에 나와서 인터뷰를 한 바 있다. 물론 권한이 정지된 상태였지만 한나라의 대통령이 일개 개인방송에 나와서 심경을 밝히는 것이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꽤 많은 국회의원를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이 유튜브방송에 나와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면 세상이 많이 변했음을 느낀다.


유튜브 방송이 기존 방송에 비해 인기있는 이유는 분명하다. 형식면이나 내용면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조국 민정수석이 나와서 1시간 넘게 공수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렇게 한가지 주제를 두고 진행자와 당사자 단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는 방송을 쉽게 찾을 수 없다. 유시민 작가는 자신의 의도대로 방송을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공중파 방송에서는 너무 개인적인 이야기는 할 수 없는데 유튜브에서는 진행자가 사적인 이야기도 섞기도 하면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 만약에 기존 공중파 방송이었다면 갖가지 규제로 점철되어 방송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못할 수 있다.


<유시민의 알릴레오> 덕분에 왜 공수처가 필요한 것인지 알게되고 이에 대한 여러 배경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만약에 정책방송(KTV)에서 같은 내용을 했다면 아마도 보지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정책방송에서 같은 내용을 유튜브에 올려놓아도 볼 의향이 적었을 것 같다. 아마도 그 이유는 <유시민의 알릴레오>가 조금은 예능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본격 시사프로그램과는 조금은 다른 느낌이다. 본격 시사프로그램이라고 하면 웃음기 빼고 진지하게 방송내내 내용을 검토하고 토론해야 할 것이지만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는 공수처 설립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인상쓰고 보지는 않았다. 마치 쓴약에 단맛을 넣은 느낌이다. 그래서 약도 먹게된다.


물론 <유시민의 알릴레오>가 완벽한 방송은 아니다. 일단은 생각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서 방송하기 때문에 편향될 수 있다. 이는 <유시민의 알릴레오>뿐만 아니라 개인방송으로 정치이야기를 하는 모든 방송에 해당될 수 있다. 개인방송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신념을 강화하게 하고 부동층을 섭외하는 역할을 하게 한다. 이러한 편향성이 싫다면 기존의 방송을 보는 것이 낫다. 예를 들면, MBC 백분토론같은 기존의 시사토론 프로그램이나 예능적인 요소를 가미한 JTBS의 썰전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될 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개인방송이 가짜 뉴스를 생산의 근원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시민의 알릴레오>가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시중에 떠돌고 있는 잘못된 이야기를 바로 잡기 위한 것도 있다(특히 이 부분은 고칠레오라는 이름으로 방송하고 있다). 문제는 이 <유시민의 알릴레오>가 잘못된 정보를 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그 어느 언론에나 있을 수 있는 문제이다. 중요한 것은 만약에 잘못된 정보를 이야기하고 그것을 깨달은 경우, 반드시 제대로 정정방송을 해야한다. 이것이 개인방송에서 얼마큼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기존 언론매체에서도 정정보도를 하기는 하지만 제대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유시민의 알릴레오>가 좋은 유튜브 방송의 전형이 되었으면 하다

'TV' 카테고리의 다른 글

<Blue bloods>  (0) 2019.03.26
<슈퍼인턴>  (0) 2019.03.16
<걸어서 세계속으로> 595회 임시정부의 발자취를 따라서  (0) 2019.03.03
<연애의 참견>  (0) 2019.03.01
<Sherlock>  (0) 2019.02.17
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