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Book 2018. 8. 11. 03:01


폴 뭔젠이라는 이름을 가진 뉴저지의 엘리트 집안 백인 미국인이 어ᄄᅠᇂ게 우리나라에 와서 현각스님이 되었는지를 담담하게 적은 책 <만행>은 범상치 않은 주제 만큼이나 흥미로웠다. 책은 2권으로 나누어져 있고 대학시절까지를 많이 적은 1권에서는 뉴저지이야기가 꽤 나오는 데 뉴저지에 4년간 살았던 나로서는 반가웠다.

 웬만하면 하버드를 앞에 내세우는 책들의 의구심을 가진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예외로 하고 싶다. 왜냐하면 지구에서 최고의 학문인 전당인 예일에서 학부를 하버드에서 석사를 마친 저자는 늘 진리에 대해 목말라했지만 실패했기 때문이다. 대신 답을 찾은 것이 불교였다. 지식을 습득하는 것으로만은 삶의 깨달음을 얻기에는 하버드는 한계가 있음을 알려준다.

 읽으면서 놀랐던 점은 숭산스님의 존재였다. 불교에 문외한이라서 그런지 현각스님의 스승인 숭산스님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그동안 성철스님, 법정스님의 이름은 들었는데(그리고 최근에는 혜민스님) 숭산스님은 처음이었다. 깜짝 놀란 것은 숭산스님이 세계4대 성불이라고 일컬어 질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분이라는 것이었다. 확실히 세상은 내가 모르는 것으로 가득찬 느낌이었다.

 책을 보면 현각스님이 얼마나 한국을 사랑하는지 나와있다. 우리나라의 힘과 위대함을 극찬하고 있다. 그런 현각스님이 근래 우리나라의 불교를 지탄하면서 한국불교를 떠나겠다고 이야기하였다. 나는 종교가 없다. 없는 이유가 여러 있겠지만 종교의 창시자들의 의도와는 달리 후세대로 넘어오면서 종교가 너무 세속화되어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처지가 되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원래 종교가 갖고 있는 뜻이 오롯히 발현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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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