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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그는 우리나라 야구 역사의 획을 그은 인물이다. IMF 외환위기 때 우리나라 1호 메이저리그 선수로서 우리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큰 희망을 주었다. 그리고 국가대표로서 우리나라 야구를 드높였다. 이러한 그가 근래에는 “투머치 토커”로서 예능에도 출연하고 있지만 그는 대한민국 대표야구선수이다. 이러한 그의 족적을 그린 <Overcome yourself> 전시회가 강남정보관광센터에서 열렸다.
<Overcome yourself>라는 제목이 낯간지러울 수 있겠지만 그가 “투머치 토커”로서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면 이해가 된다. 세상에는 수많은 야구선수가 있다. 그 중에서 프로야구가 되는 길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그 프로야구 선수들 중에 메이저 리그선수가 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바로 결과로 입증받는 메이저 리그에서 FA조건을 얻을 정도로 오랫동안 활동한 선수는 손에 꼽는다. 물론 박찬호선수가 텍사스로 이적한 후의 성적은 처참하지만 그가 LA에서 보여주었던 성과는 세계의 야구선수들 중의 소수만이 얻을 수 있는 값진 결과이다. 이러한 성과가 저절로 나온 것이 아니다. 엄청난 노력을 통해서 얻은 것이다. 노력을 하는 것은 할 수 있다. 노력을 하는 것은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할 수 있다. 문제는 이 노력이 모두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때로는 운이 좋지 않거나, 때로는 같은 선수의 실책으로, 때로는 상대편이 너무 강해서 무너질 때도 있다. 이럴 때 슬럼프에 빠지기도 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한단계 올라서야 대단한 선수가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Overcome yourself>는 적당한 제목인 것 같다.
이 전시회에는 기본적으로 두가지로 품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박찬호 선수가 사용했던 여러 유니폼이나 물품이다. 그리고 둘째는 박찬호선수에게서 영감을 받아서 만든 김동유 작가의 박찬호 그림이다. 박찬호선수가 입었던 LA 다져스, 필라델피아 필리스, 한화 이글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국가대표 유니폼 등이 전시되어 있는데, 그의 지나온 땀의 기억들이 잘 보존된 느낌이다. 그가 지나왔던 화려하지만 순탄치 않았던 길을 보면서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그런 길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니가하는 생각을 했다. 항상 잘되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하고 울퉁불퉁하지만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자신의 이름을 닦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져지 위에는 동료들의 싸인이 있었다. 이것을 보면서 역시 살아가면서 혼자 하는 일은 많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하게 되는데 일을 할 때의 동료들은 때로는 짐이 되고 때로는 힘이 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동료없이 큰 일을 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저런 사람관계 속에 우리는 삶을 구성한다. 져지의 위에 있는 싸인들이 주위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하게 했다.
김동유 작가의 박찬호 초상화는 아주 인상적이다. 멀리서보면 박찬호 야구선수인생 말년인 한화이글스의 모자를 쓴 박찬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보면 박찬호 선수의 LA 다져스 시절 젊은 박찬호의 모습이 보인다. 꼼꼼하게 작은 LA 박찬호들이 모여서 한화의 박찬호가 되는 구조인 것이다. 생각보다 뭉클한 구조였다. 지금의 전설의 박찬호가 되기위해서는 고뇌하는 젊은 박찬호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야 돈걱정 없고, 진로걱정 없는 박찬호지만 한때는 언제 해고당할지 모르는 영어가 짧은 첫 메이저리거 한국인시절이 있었다. 젊은 시절부터 고민없이 전설적인 위치에 오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나마 스포츠나 연예계야 30세가 되기도 전에 전설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이라고해도 고민이 없었던 것은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젊은 시절 단련되면서 성숙한다. 젊음과 성과(부)를 동시에 움켜지면 좋겠지만 그것은 쉽지 않다. 김동유 작가의 작품은 젊음이 쌓여서 노련함을 산출됨을 보여준 것 같아 감탄했다. 더욱 감탄한 것은, 특히 작은 박찬호 모습도, 손수 일일이 그렸다는 것이다. 하나하나 그리면서 더욱 더 이 작품이 빛이 나는 것 같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짧게 보았지만 큰 감동이 있었던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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