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한지테마파크>

Exhibition 2021. 9. 6. 21:53

21세기가 도래한지도 20. 어느덧 우리는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데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종이의 존재를 점차 잊고 있다. 15년전만 하더라도 지하철에서 무가지를 들고 신문을 보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모두 스마트폰을 들고 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이란 무슨 의미일까. <원주한지테마파크>에서는 21세기의 종이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하는 공간이다.

나는 학창시절에 컴퓨터를 배우기는 했지만 대개 종이책을 본 세대로서 종이가 아주 익숙하다. 이러한 종이의 역사는 생각보다는 짧다. 서기 105년에 중국에서 채륜이라는 사람이 발명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불교가 전해지면서 종이기술도 같이 들어왔다고 여겨지는데 그것이 375년정도라고 한다.

종이의 역사는 그렇다치고 종이와 원주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의구심이 들 수 있다. 나는 그동안 전혀 몰랐는데 원주가 한지의 본고장이라고 한다. 우선 한지의 원료가 되는 닥나무가 원주에서 많이 난다고 한다. 게다가 원주는 조선시대부터 강원감영이 있었는데 종이의 수요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지를 만드는 곳이 많았다고 한다. 현대에는 한지공장도 많았다고 하는데 점차 수요가 줄어들어서 지금은 간신히 명맥을 유지한다고 한다.

이 원주한지테마파크에서 나는 한지와 종이와의 차이를 알 수 있었다. 물론 기본적으로 한지는 종이의 한종류이다. 그런데 한지는 우리나라종이라는 뜻으로 닥나무를 주재료로 물과 닥풀을 혼합하여 한지발이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손으로 떠낸 종이라고 한다. 그래서 손이 많이 가는 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일반 사무 A4용지와는 다른 질감을 대번에 알 수 있다.

물론 원주가 한지로 유명하다지만 다른 곳도 충분히 한지를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다른 한지와 다른 특징으로는 원주한지는 공예품에 적합하다고 한다. 심지어 종이인데 700년 넘게 보관가능하다고 한다. 이런 점이 21세기 종이의 중요성과 맥을 같이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종이는 실용적인 의미로 사용된다기 보다는 예술적인 의미로 더 사용될 것이다. 종이는 다른 재료와는 다른 종이만의 독특한 질감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점을 십분활용하여 예술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원주한지테마파크에서는 종이의 역사와 한지를 제작하는 것에 대해 전시를 했을 뿐만 아니라 한지를 주제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시간관계상 아쉽게 전시만 보았지만 한지공예 체험활동이 있었다. 또한 현장에서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체험키트도 판매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지아카데미라고 해서 여러 수업도 있었는데 이것은 여러번 하기 때문에 원주에 사는 사람들이 하기에 적합할 것 같다. 이러한 다채로운 행사가 종이가 한물간 매체로 남는 것이 아니라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살아있는 매력적인 존재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한지테마파크는 한지개발원이라는 사단법인에서 운영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한지테마파크를 운영하는 것 뿐만 아니라, 한지에 대한 연구와 교류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한지대전을 개최한다든지, 한지활성화 전문인력을 양성한다는 일을 하고 있다. 사실 한지가 대단히 돈이 되는 사업은 아니다. 하지만 돈이 되지 않는다고 한지와 같이 우리의 문화가 담겨있는 것을 소중히 하지 않으면 몇 세대가 지나고 나면 우리는 한지의 아름다움은 물론이거니와 한지가 있는지도 모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사업은 중요하다.

이러한 매력적인 활동에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이름이다. 물론 요즈음 세계공용어인 영어를 쓰는 것이 낯설지는 않다. 그런데 왠지 한지라면 테마파크라는 이름보다는 다른 예쁜 우리나라 말을 썼으면 어떠했을 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게다가 테마파크라고 하니까 뭔가 탈 것이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도 용어가 부적합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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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