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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알머슨(Eva Armisén)은 스페인 작가로서 우리나라에도 상당한 팬을 보유한 작가이다. 그의 전시회가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다. 밝고, 귀엽고 가족적인 에너지를 가진 작품을 많이 발표하여 아이와 같이 가도 따스한 전시회였다.
전시회를 다 보고 느낀 점은 확실히 예술인에게는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잘 그리고 못그리고를 떠난 문제이다. 남들과 다른 고유한 스타일이 있어야 한다. 전시회 내내 보면서 그림이 “에바 알머슨”스타일이었다. 이것은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스타일이다. 우리가 피카소를 높게 치는 것이 그만의 스타일이 있기 때문이다. 그림을 보다보면 피카소 스타일의 그림이 있다. 그리고 그린이를 보고 피카소를 맞추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반면에 피카소 그림인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이 그린 경우가 있다. 그 경우에는 그 작가가 그만큼 독창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작가의 덕목이자 생명이다. 사진기술이 발달하기 전에야 될수록 사실과 비슷하게 그리는 것이 작가의 능력이었다. 하지만 사진발명된 후에는 더 이상 화가가 현실과 똑같이 그리는 것이 무의미해진 시대가 왔다. 이런 면에서 에바 알머슨은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한데 성공한 작가이다. 에바 알머슨이 그림을 잘 그린다 못 그린다의 문제가 아니다. 그림을 보면 딱 에바 알머슨이 생각나는 것이다.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번 전시회를 보면서 놀란 점은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한 그림이 많았다는 것이다. 알고보니 에바 알머슨은 우리나라에 꽤 오랫동안 살면서 작업을 했다. 그래서 서울타워를 배경으로 한 그림부터 제주도 북촌한옥마을까지 다양하게 작업을 했다. 에바 알머슨의 시각으로 본 우리나라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특히 좋았던 부분은 그림 뿐만 아니라 그 옆에 그림에 대한 설명도 조곤조곤 써놓았다. 그 설명에서 우리나라에 대해 느낀 점을 읽을 수 있었다. 가장 핵심적인 작품은 해녀였다. 그는 해녀에 대해 강한 인상을 받은 모양이었다. 바다를 터전으로 하는 해녀분들의 모습에 영감을 받아서 <엄마는 해녀입니다>를 출간하였다. 에바 알머슨가 느낀 해녀의 모습이 강렬하면서도 따듯하게 그려져 있다.
그는 단순한 그림뿐 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각종 정부단체와 기업체와 협력을 하여 작업을 했다. 예를 들어, 두산타워, 엔젤리너스, 장흥예술공원, 스킨푸드까지 다양한 작업을 하였다. 아마도 에바 알머슨의 작품이 눈에 익숙했던 이유가 아마도 이렇게 생활 속에 녹아든 작업을 우리나라에서 했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그리고 전시회에 몰입을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카메라가 일상화된 후, 현대인들은 너무나도 쉽게 촬영을 한다. 사진을 찍는 것은 좋지만 때로는 사진을 찍는 행위로 인해서 현재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 전시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사람들이 그림을 제대로 보지는 않고 사진을 찍는데에만 집중을 한다. 도무지 사진을 찍으러 왔는지 그림을 감상하러 왔는지 모를 판이다. 그리고 사진을 찍은 다음에 집에가서 보면 그나마 나은 편이다. 찍어놓고 보지도 않는다. 아마도 찍는 순간 그 그림을 소장했다는 기분을 느끼는 것 같다. 이는 매우 허위감정이다. 사진찍을 시간에 그림을 더 감상하는 것이 전시회를 보러온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만약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고 사진만 찍을 것이라면 차라리 도록을 사는 것이 낫다. 도록을 구매해서 보고 또 보는 것이 낫다. 심지어 도록에 찍은 그림은 퀄리티도 좋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나에게 하는 말이다.
혹은 사진을 찍어서 쇼셜미디어에 올릴 수도 있다. 자신의 활동을 스스로 기록하고 자랑할 수도 있다. 이것도 전시회장 앞에서 찍고 올리고 전시회장에 들어가서는 전시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 이런 면에서 에바 알머슨전에서는 사진이 금지되어서 뜻하지 않게 그림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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