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ctor Hugo <Les Miserable>

Book 2021. 8. 15. 23:59

<레 미제라블>은 단연코 고전이다. 읽을 때마다 경탄하면서 읽을 수 있다. 또한 이미 줄거리를 뻔히 아는데도 읽을 때마다 새롭게 다가온다. 이 번에 다시 레미제라블을 읽으면서 이 소설은 참 사회의 여러 군상을 잘 그렸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근래 아동을 학대하는 뉴스를 보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게 하는데 소설 속 테나르디에(Thenardier) 부부를 보면 그 때도 참 인간답지 않은 사람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반면에 미리에(Myriel) 주교같은 인물을 보면서 이 사회가 돌아가는데는 이유가 있겠거니 하는 생각을 한다. 빅토르 위고는 소설 안에 이러한 다양한 인물을 잘 녹여냈다.

그런 면에서 자베르(Javert) 경감의 자살도 관심을 끌었다. 자베르는 지독하게도 장발장을 체포하려고 한다. 어떤 면에서 그의 직업 의식은 아주 투철하다고 볼 수 있다. 경찰로서 범인을 잡는 것은 당연한 의무이고 자베르는 이를 철저하게 이행하고 있다. 이러한 투철한 직업 의식 기저에는 아마도 범죄자는 곧 악인이라는 가정이 제대로 깔린 것 같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열심히 일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한 악인이라고 생각하는 장발장이 자베르를 죽일 수 있었는데 살려준다. 이 시점에서 자베르는 크나 큰 가치관의 혼란이 오는 것 같다. 사악한 인간이 선행을 베푼다는 것은 자베르에게는 통용될 수 없는 것이다. 어쩌면 그에게 삶의 믿음이었던 가치가 무너져 내리자 자베르는 그동안 삶도 무너져 내리는 것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자살한 것이다. 이런 점이 인간이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삶을 지탱하는 가치가 그 삶을 규정한다.

<레미제라블>은 소설이지만 실제 역사 속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소설의 배경은 1800년대 초중반이다. 특히 코제트와 마리우스가 사랑을 하던 시기는 1832년 혁명시기를 다룬다. 이 때의 프랑스는 지금의 프랑스와는 달리 아주 혼란이었다. 오랜 절대왕정의 시기가 1789년 프랑스 대혁명으로 일단 일단락지어진다. 그 후, 로베르피에르의 공포정치, 그리고 나폴레옹이 나타난다. 나폴레옹은 1815년에 실각하고 다시 왕정복고가 시작된다. 그런데 이미 한 번 자유를 맛본 시민들은 왕정치하에서 여러 번 혁명을 일으킨다. 아쉽게도 대부분 실패하는데 마리우스가 참여한 봉기도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격동기에서의 삶은 평온기의 삶과는 완전히 다르다. 산 속에 사는 자연인이 아닌 이상 그 당시 사회상황에 영향을 받기 마련인데 레미제라블의 많은 사람들도 그렇다. 마치 지금 우리가 코로나라는 특수한 상황에 영향을 받듯 말이다. 이러한 사회 상황을 이해하고 인물의 행동을 보는 것이 그 행동의 이유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 소설에서 가장 애잔한 부분은 역시 장발장(Jean Valjean)이 죽을 때이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다가온다. 이 죽음이라는 것이 다가왔는때 인간은 가장 솔직해지는 것 같다.(물론 사고로 죽는 경우는 제외한다. 그 경우에는 제대로 생각을 못해보고 죽기 때문이다)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이렇게 살았나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고, 아니면 이 인생 정말 뿌듯하게 살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다. 장발장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장발장이 물론 영웅은 아니다. 그런데 대단히 스펙타클한 삶을 산 것은 사실이다. 너무 가난하여 빵을 훔치다가 감옥에 가고 그곳에서 탈옥을 시도하다가 19년 동안 수옥생활을 했는데 출옥해서 마들렌(Madeleine)이라는 이름으로 시장도 하게 된다. 그러다가 자신의 딸도 아닌 코제트(Cosette)를 키우고 마리우스(Marius)와 결혼하는 것을 본다. 이러한 일련의 범상치 않은 삶을 산 그가 임종에 이르러서 한 생각은 무엇일까. 무척이나 궁금하다. 또한 한편으로는 어떤 인생을 살든 죽음앞에서 평등하니 좀 더 베불고 살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욕을 부려도 어차피 죽을 것인데 좀 더 의미있게 사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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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 <강신주의 역사철학 정치철학>

Book 2021. 8. 12. 03:25

강신주는 우리나라 간판 철학자로 나는 그의 이름만으로 내용과 관계없이 책을 산다. 그의 책은 단 한번도 나를 실망한 적이 없는데 나날이 진화하는 것 같다. 문사철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그에게 딱 맞는 것 같다. 문학과 역사 그리고 철학으로 이어지는 인문학의 뼈를 그는 아주 제대로 습득하고 그의 생각에 날개를 달았다. 그의 저작 <강신주의 역사철학 정치철학 1: 철학 vs 실천>800쪽이 넘는 분량이 조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분명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그의 통섭된 인문학적 관점은 그의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통찰력이 있었고 덕분에 지적으로 도움이 되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은 파리꼬뮨이다. 우리는 세계사를 배울 때 프랑스 대혁명을 빼놓지 않고 배운다. 1789년에 일어난 프랑스 대혁명은 서구역사를 뒤바꾼 대형사건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이후에 일어난 일을 덜 배우고 바로 세계1차대전을 공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레미제라블>같은 대작을 보는데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1789년부터 세계1차대전이 있었던 1914년 사이에 프랑스에서는 수많은 역동적인 일들이 있었다(물론 그 후에도 있었지만). 그리고 그 진통의 과정이 지금의 프랑스를 만들고 우리에게도 영향을 주었는데 파리꼬뮨은 그 활동시기는 짧았지만 분명히 확인해야할 아주 중요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강신주는 이 역사적인 사건의 중요성을 인문학적으로 그리고 우리 실정에 맞추어서(특히 동학과 비교를 하면서) 설명을 한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후 일어난 굵직굵직한 일들을 나열을 잠시하자면 혁명 이후에 로베스피에르 같은 사람이 나타나 공포정치가 일어난다. 그 후 나폴레옹이 나타나 집권을 한다(1804~1814). 그런데 나폴레옹이 실각을 하고 부르봉가에 의한 왕정복고가 일어나고 루이 13(1814~1824)와 샤를 10세가 재위한다(1824~1830). 그런데 또다시 혁명이 일어나고(프랑스 7월혁명, 1830). 그 후 루이 필리프 1세가 재위한다(1830~1848). 그런데 또다시 혁명이 일어나고 (18482월 혁명) 나폴레옹의 친척인 나폴레옹 3세가 집권한다(1848~1870). 그런데 또다시 혁명이 일어나는데 그 때 잠깐 프랑스를 파리를 지배했던 단체가 파리코뮌이다(1871318~528). 그 후 띠에르가 파리코뮌을 궤멸시키고 2대 대통령으로 오르게 된다.

저자는 2개월의 짧은 기간을 보낸 파리코뮌에 큰 관심을 기울인다. 그에 따르면 코뮌은 제정, 왕정, 교회, 의회주의, 중앙집권에 대랍되는 공동체라고 한다. 그리고 변방에 속하는 모든 사람이 중앙일 수 있는 공동체를 꿈꾼다고 하였다. 그리고 코뮌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파리코뮌은 마르크스의 공산주의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토지와 자본을 공동 소유하는 원칙인 사회가 코뮌인 것이다. 사실 이러한 숭고한 생각에서 시작된 공산주의는 잘 알 듯이 실패하고 말았다. 자본주의는 완전히 승리하였고 자본주의는 현시대의 종교가 되었다. 강신주도 이에 대해 인식하고 자본주의 작동원리에 대해서도 ㅈ세하게 설명을 한다.

이제 민주주의 사회에서 소수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태생적인 계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단 평등하게 태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안다. 돈에 따라서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말이다. 이 자본주의는 꼭 민주주의 뿐만 아니라 (명칭상) 공산주의 국가에서도 잘 통용되는 만국의 종교가 되었다. 문제는 이 돈의 분배가 평등하게 되어 있지 않다. 극소수의 사람이 많은 돈을 가지고 있고 다수가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은 자유롭게 살 수 없다. 책에서는 이 점을 통렬하게 지적하고 파리코뮌의 숭고함을 이야기하는데 나는 그 숭고함보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분수령에 더 관심이 있다. 국제화된 시대에 기술의 발전은 극단적인 불평등을 가져올 수 있는데 나는 기술을 잘만 사용한다면 유토피아에서 그린 것처럼 조금만 일하고 자아실현일 가능하다고 본다. 시간이 흘러야 알겠지만 미래의 철학자는 지금의 기술발전이 어떻게 인류의 자유에 영향을 미쳤는지 연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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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욱연 <이욱연의 중국수업>

Book 2021. 7. 30. 23:26

21세기 세계에서 중국은 이제 도무지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가 되었다. 이러한 중국에 대해서 아는 것은 이제 미국을 아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게 되었다. 사실 우리는 오랫동안 미국의 영향에 있었고 미국이 최강대국이므로 글로벌 스탠다드화되어 어느 정도 미국에 대해서 익숙하고 알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우리가 아는 중국은 대개 현재 중화인민공화국 이전의 왕조시대의 중국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학자들이 중국에 대해서 글을 썼는데 이욱연 교수의 글을 대중들이 읽기에도 어렵지 않게 되어있다. 쉽게 쓰여있다고 쉬운 주제만 있는 것은 아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알아두면 좋을 만한 핵심주제를 <이욱연의 중국수업>에서 다루었다.

우선 관심이 갔던 주제는 관씨이다. 사실 중국에서 관씨가 중요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저자는 관씨에 대해서 나를 중심으로 사람을 구분한 뒤 차등하여 대우하는 중국인의 인간관계 원리를 상징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이 관씨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인맥 혹은 연줄이라는 단어로 통용된다. 그리고 합리적으로 보이는 미국에서도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대놓고 입학이나 입사할 때 추천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고용인이 추천인을 아는 사람이라면 훨씬 유리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나는 사실 관시, 인맥, 네트워크가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물론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사실 비슷한 사회적 자본을 말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인맥과는 다른 점으로 중국의 경우에 개인을 중심으로 자신의 집단을 형성한다고 이야기한다. 아무리 같은 학교를 나오더라도 자기와 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이점이 우리와는 다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단순히 학교가 같다고 더 챙겨주는 경우가 예전보다는 적어진다는 점에서 인맥과 관시가 비슷해지는 것이 아닌 가하는 생각을 한다.

또 흥미롭게 보았던 부분이 모조품(짝퉁)에 관한 이야기이다. 중국에서 수많은 모조품이 있다. 심지어 먹을 것에도 가짜가 있어서 사람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그리고 산자이(山寨)문화가 생겼다고 한다. 모조문화인데 이것이 일반 중국인의 정서를 대변하고, 현실을 비판하는 비주류 문화로 나왔다고 한다. 나는 이러한 남을 허가없이 모방하는 일들이 중국의 고유문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의 발전단계가 그 정도인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전에(지금도 어느 정도는) 남대문 시장이나 이태원에 가면 서구의 브랜드 모조품이 즐비하였다. 그리고 방송국에서는 일본문화를 배끼기도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많이 발전하여 이러한 경우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발전했다는 것이다. 내가 약간 걱정하는 부분은 중국이 발전하여 우리가 더 이상 중국을 짝퉁이나 파는 나라라고 말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오르는 것이다. 오히려 중국의 문화를 동경하게 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또 관심이 갔던 부분이 선거민주주의에 대한 중국의 비판적인 태도이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꽃으로 선거를 꼽는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가 시장에서 국밥을 먹고, 심지어 어울리지도 않게 춤도 춘다.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서 온힘을 다하는 것이다. 선거는 정치인의 대응성을 높이는 점에 있어서 큰 장점이 있다. 그런데 선거라는 것이 어느 정도 인기투표이기 때문에 꼭 바람직한 후보가 뽑히라는 법이 없다. 그리고 흑색선전이 난무하기도 하고 작은 말실수가 패착요인으로 후보를 완전히 나락으로 빠뜨리기도 한다. 이런 것을 보면 과연 선거가 제대로 사람을 뽑는 제도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들게 할 때도 있다. 이런 점에서 일반 사람들이 선거를 하지 않는 중국의 정치제도는 눈여겨 볼 만하다. 물론 우리가 선거를 없애지는 않겠지만 보완책을 얻을 수 있는 힌트를 얻었으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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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근존 <송근존의 미국대통령 이야기1>

Book 2021. 7. 30. 00:08

21세기 최강대국이 미국이라는 것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그 최강대국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미국은 대통령제의 국가이므로 대통령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인지 우리에게도 낮설지 않은 인물들이 있다. 예를 들어, 워싱턴, 링컨같은 역사적인 인물부터 트럼프나 바이든 같이 최근 대통령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지금 미국의 모습을 만든 여러 대통령이 있다. <송근존의 미국대통령 이야기1>에서는 이미 누구에게나 유명한 워싱턴과 링컨을 물론이거니와 미국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만 우리에게 덜 알려진 제퍼슨이나 잭슨, 그리고 아마도 미국인도 잘 알지 못하는 포크까지 5명의 대통령을 이야기했다. 물론 이 5명이 미국의 모든 역사를 이야기하지 않지만 중요한 길목에서 큰 역할을 해서 이들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꼭 역사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람들이 각기 다른 성격을 가졌듯이 대통령도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은 약간 수줍은 스타일의 성격이었나보다. 그는 남들 앞에서 연설을 하기보다는 편지로소통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글을 무척 잘썼다고 한다. 토마슨 제퍼슨이 대통령으로 재임했던 1801년부터 1809년에는 전화기도 없었던 시절이다.(전화기는 참고로 1876년에 발명되었다.) 이 시절 상황을 생각해보면 글도 꽤 괜찮은 소통 방법이었던 것 같다. 연설을 한다고 하더라도 대중매체가 제대로 없었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매우 한정되어 있었다(라디오는 참고로 1896년에 발명되었고 티비는 1927년에 발명되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그의 편지통치도 꽤 괜찮은 방법이 아니었을 까하는 생각을 한다. 시대에 맞는 통치술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물론 연설도 했지만) 트위터를 쓴 것을 생각하면 역시 시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엔드류 잭슨 대통령 부분도 흥미로웠다. 잭슨 대통령은 미국 20달러 화폐의 주인공이다. 근래 20달러에 Harriet Tubman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잭슨 대통령이 원주민을 학살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잭슨이 20달러에 있는 이유가 있는데 우선 영국과의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서민출신이었다. 그 전 대통령들이 잘 사는 귀족같은 사람들 출신이었는데 그는 적수공권으로 출세해서 대통령이 되었고 당시 많은 서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도 이러한 아웃사이더 이미지를 받들 고자 잭슨대통령의 초상화를 집무실에 두기도 했다) 잭슨 대통령은 잘 사는 사람들로 구성된 정부를 타파하고자 엽관제를 도입하는데 이로서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정부에 기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시간이 흘러 매관매직의 원인이 되고 가필드 대통령이 암살당하는 이유가 되는등 문제가 생겨서 직업공무원제로 가게 된다. 그런데 당시의 상황을 모르면 잭슨 대통령이 왜 엽관제를 도입했는지를 모를 수 있다. 같은 제도라도 언제 어떻게 시행했느냐에 따라서 효과가 다를 수 있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수확이라면 제임스 포크 대통령을 알게 된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포크라는 대통령이 있는지도 몰랐다. 그는 1845년부터 1849년 단임으로 재임한 대통령이지만 그의 성과는 꽤 있었다. 그의 업적 중 하나는 오리건과 텍사스 지역을 미국의 영토로 만든 것이다. 사실 미국이 1776년에 독립을 선언하지만 그 후로 영국과 싸운다. 그런데 1846년까지 오리건은 영국이 통치하고 있었다. 그런데 포크대통령에 의해서 이 서부지역이 미국령화된 것이다. 그리고 텍사스는 멕시코로부터 분리되어 미국이 된다. 이러한 영토확장의 계기가 되어 미국은 제국의 길을 걷게 된다. 이를 보면 단한사람이 제국을 만든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노력이 필요한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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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문 박물관 마을>

Exhibition 2021. 7. 15. 20:26

돈의문 박물관 마을은 지금까지 건물 안에만 있었던 박물관이라는 개념을 뒤집은 신선한 박물관이다. 물론 돈의문 박물관 마을도 실내 전시가 있다. 하지만 그 실내 전시건물 사이에 예전 건물을 살려두어 공간이 주는 기억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예전 그 시절을 실제로 지냈던 분들에게는 회상을 그 시절을 살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는 공감각적으로 그 때 그 시절이 어떠했을지 이해하게 해준다.

우선 돈의문 박물관 마을을 이해하려면 돈의문부터 알아야 한다. 돈의문을 생소하게 여기는 사람이 많은 탠데 돈의문의 다른 말은 서대문이다. 1396년 돈의문이 건립되었으나 1413년 경복궁의 지맥을 해친다는 이유로 폐쇄되었다고 한다. 그 후 1422년에 정동사거리에 새롭게 조성되었고 그 때부터 새문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그리고 돈의문 안쪽 동네를 새문안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런데 1915년 일본이 도로 확장을 이후로 돈의문을 아예 철거해 버렸다. 그래서 돈의문만 이제 형체없이 이야기로만 남겨진 문이 되었다.

이 새문안은 세월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살고 지나갔다. 그나마 최근에는 이 동네가 과외방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마치 지금의 대치동처럼 말이다. 경복고나 이화여고처럼 지금도 그 동네에 있는 학교부터 지금은 강남으로 내려왔지만 당시에는 이 동네에 있었던 경기고, 서울고, 경기여고 등 많은 명문고등학교가 있어서 과외에 대한 수요가 많았다고 한다. 물론 지금과 그 때 대학진학율도 다르고 그 때의 명문고는 대부분은 평준화되어 일반고가 되었지만 지금이나 그 때나 다르지 않은 것은 교육열이다. 교육이 사회적 신분을 바꿀 수 있는 몇 안되는 수단이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시간은 흘러 명문고들이 강남으로 가고 과외금지령이 떨어지면서 이 동네의 분위기도 바뀌어 동네식당을 하는 곳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지금은 대한민국 사교육의 1번지인 대치동이 맛집타운으로 바뀐 느낌이랄까. 사실 지금 강남8학군에 좋은 학교가 많지만 사실 그 학교가 좋다기보다는 그 동네 사는 사람이 잘 살아서 좋아진 것이어서 새문안과는 다를 수 있겠다. 지금도 각종 특목고는 강남에 없다. 돈의문 박물관 거리를 걸으면서 대치동의 미래를 한 번 그려본다.

시간이 또 흘러 2003년 이 동네는 점점 낙후해졌는데 이 지역이 돈의문 뉴타운으로 지정된다고 한다. 그리고 원안에 따르면 이 동네는 공원으로 바뀔 계획이였다고 한다. 그런데 2015년 공원으로 바꾸지 않고 동네 자체를 그대로 두고 박물관화하는 것으로 선회하였다고 한다. 그 결과 태어난 것이 돈의문 박물관 마을이다. 물론 지금은 여기에 직접 주민이 사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의 흔적도 남기고 예술가들이 활동하여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래서 새문안은 새롭게 태어났다.

박물관에 여러 전시실이 있는 것처럼 돈의문 박물관 마을에도 여러 관람 포인트가 있다. ‘돈의문역사관’, ‘삼대가옥’, ‘돈의문구락부’, ‘생활사전시관’, ‘서울미래유산관’, ‘시민갤러리’, ‘작가갤러리’, ‘돈의문체험관’, ‘서울도시재생이야기관’, ‘기획전시’, ‘스코필드기념관’, ‘명인갤러리등 크고 작은 전시실 들이 있다. 옛것을 살리려 노력했지만 워낙 잘 리모델링해서 전혀 더럽거나 불쾌하지 않다(아이러니 한 것은 옛것을 그대로 살리려 하면 쿰쿰하고 어두운 면도 그대로 보여져야 하는 데 그것이 쉽지는 않다). 박물관 마을을 어슬렁 거리면서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맛이 제대로다. 가끔 진짜 사람이 거주하는 벽화마을 같은 곳에서 어슬렁거리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불쾌할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럴 걱정없이 마음대로 사진도 찍어도 좋고 이야기를 나누어도 좋다. 물론 모든 박물관을 박물관 마을화시킬 수는 없겠지만 시마다 이 정도의 박물관 마을을 하나 정도 가져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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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청주>

Exhibition 2021. 7. 14. 23:31

우리나라의 수도권 밀집현상은 사회적으로 큰 문제다. 지방균형발전 정책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꾸준히 수도권으로 모여드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여러 이유 중에 하나가 문화시설이 수도권에 몰려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가 개발도상국이었던 시절에는 문화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적었다. 그저 호구지책에 신경을 썼을 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선진국 대열에 올라설정도로 경제가 성장하면서 문화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러한 수요를 채워주는 시설이 대부분 수도권에 쏠여 있기 때문에 수도권에 사는 것이 삶의 메리트로 작용하게 되었다. 물론 이론상으로는 두메산골에서도 시간을 내서 서울로 문화를 감상하기 위해서 상경하고 다시 돌아가면 된다. 하지만 말이 쉽지 문화는 생활속에 가까이 있어서 더 잘 즐길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삶의 질이 더 올라가게 된다. 삶의 질이 더 나은 곳에서 살고 싶은 것은 사람의 원초적인 욕구다. 그러므로 문화시설이 잘 구비된 곳으로 이사오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8년에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점은 국토균형발전측면에서 반가운 일이다.

청주는 충청북도의 간판도시로 경부고속도로 인근에 위치해 있어서 서울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쉬지 않고 달리면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다. LG생활건강이나 SK반도체 공장 등 여러 기업체가 들어와 있어서 경제활동이 왕성한 곳이다. 그런데 메가도시로 성장이 안되는 이유가 문화적인 면이 좀 부족했다. 물론 청주는 직지의 도시라는 이름을 밀고 있다. 직지란직지심체요절의 줄임말로 흥덕사에서 1377년에 세계최초로 금속활자로 책을 제작한 것이다. 그만큼이나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이 책이 분명히 중요한 우리나라의 역사적 유산이기는 하지만 현대인들이 직지를 읽고 다니지는 않는다. 서울 사람이 보기에는 청주의 문화시설은 택도 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살기는 좋은 데 매력이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미술관의 개관은 청주에서 살아야할 이유를 하나 더했다.

현대미술관 청주분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전시시설은 수장고(우리나라 최초 개방형 수장고라고 한다). 수장고의 사전적 의미는 '귀중한 것을 고이 간직하는 창고'이라고 하는데 박물관, 미술관 전시실에서 일정 기간 노출된 유물이 보관되는 곳으로 항온, 항습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일반인의 눈에는 예술작품들의 창고같다. 그래서 그동안 아름답게 전시되어야만 할 것 같은 예술작품들이 수두룩하게 전시되어 있다. 처음에는 이래도 되나 싶은 느낌이 드는데 일반 전시시설과는 다른 색다른 느낌을 준다.

이 시설이 더 호기심이 가는 것은 원래 건물이 연초제조장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건물에서 담배를 가공했다고 한다. 그런데 2004년에 공장이 가동 중단되었고 급속히 동네가 쇠락해갔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시재생사업으로 현대미술관이 들어오게 된 것이다.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선도사업으로 선정되어 문화제조당도 들어오게되었다. 이렇게 죽어가는 도시에 예술의 혼이 들어오니 지역의 활기가 돌아왔다.

가끔 예술이 우리의 삶에 무슨 관계가 있을 까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당장 문화예술이 없더라도 먹고사는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문화예술이 먹고사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깊게 생각해보면 퇴근 후에 보는 티비 드라마부터 길거리에서 잠시 관심을 줄 수 있는 조각상까지 모두 문화예술이 녹아들어있다. 이 문화예술이 칙칙한 사회를 생기있게 해준다. 물론 BTS나 봉준호 같은 거물의 업적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힘들 때 흥얼거리는 유행가부터 인생을 큰 감명을 주는 예술작품은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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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yborne Carson <The Autobiography of Martin Luther King, JR.>

Book 2021. 7. 13. 23:03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에 한명을 꼽으라면 마틴루터킹 주니어가 있다. 그의 비폭력 흑인인권운동은 현재 미국에서 흑인이 살아가는 데 단단한 토양이 되었다.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미국에서는 그의 생일을 연방휴일로 지정하였다. 그런데 사실 그에 대해서는 그의 명연설 <I have a dream>을 제외하고는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스탠포드의 역사학자 Clayborne Carson이 마틴루터킹의 사료를 취합하여 그의 자서전을 썼는데 그에 대해서 이해하는 아주 도움이 되는 책이다.

마틴루터킹은 1929년생이다(송해선생님보다 더 어리다!). 그가 자라온 시절은 이미 노예해방이 된 후 한참 뒤였지만 흑인이 백인과 같이 학교를 다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같이 버스에도 같이 앉는 것도 금지되는 시절이었다. 명목상으로는 노예가 아니었지만 인종차별은 공공연하게 있었던 시절이었다. 나는 우선 주목할 것이 그의 용기이다. KKK단이 활보하는 미국남부에서 그가 흑인인권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목숨을 걸고 활동하는 것이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실제로 그는 암살당한다)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그렇다고 그가 자신의 영리를 위해서 운동한 것도 아니고 백인을 압살하겠다고 운동한 것도 아니고 피부색과 상관없이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운동한 것이다. 이러한 그의 정신이 널리 알려져야 함은 당연한 일이고 지금도 그의 뜻은 살아있다.

물론 그가 영리를 목적으로 활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조직이 움직이지 않는다. 특히 인권운동과 같이 단시간 안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 더욱 돈이라는 문제는 부각된다. 이 책에서는 초창기 활동가 시절 돈에 대한 딜레마에 대해서 서술되어 있다. 마틴루터킹이 더 활발히 가두시위를 벌이려고 하는데 그 경우에 구속이 되어서 감옥에 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펀드레이징이 안된다. 그래서 동료들이 마틴루터킹보다 시위를 자제하라고 조언한다. 이 딜레마에서 마틴루터킹은 “Friends, I’ve made my decision. I have to make a faith act. I don’t know what will happen or what the outcome will be. I don’t know where the money will come from...But I am asking you to take this faith act with me.”라고 말하고 시위를 하고 감옥에 간다. 다행히 그는 전국적으로 명망을 얻게 되어서 꾸준히 인권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확실히 고민이 되는 순간인 것은 확실하다.

책을 읽으면서 흥미롭게 본 것은 그가 아이를 4명을 낳았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도 출산율이 많이 낮아져서 지금은 1.7이지만 마틴루터킹이 아이를 낳을 1950년대에 거의 4였다. 그래서 그 당시에 평균의 아이를 낳은 것이다. 그런데 그의 직업의 특성상 4명이나 낳았다는 것이 놀랄만 하다. 그 당시에 인권운동을 하다보면 테러를 당하게 되는데도 4명을 낳은 것이다. 이는 마치 우리나라가 못살았을 때 출산율이 잘사는 지금보다 높은 것에 버금가는 놀라움이다. 이런 것을 보면 예전 사람들은 지금 사람들과는 다른 강력한 정신상태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마틴루터킹의 자녀 4명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지면(마틴루터킹은 39살에 암살당한다) 다들 잘 자란다. 아버지의 뜻을 따라서 Martin Luther King 3, Yolanda King, Dexter King은 인권운동가로 활동한다. 그리고 Bernice King은 아버지처럼 목사로 활동을 하고 있다. 가끔 부모는 사회적으로 크게 업적을 남겼는데 자녀들이 그 업적에 얼룩지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킹가족은 그렇지 않아서 다행히다. 물론 아버지처럼 유명하지는 않지만 그들은 아버지보다 더 길게 아버지의 뜻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이를 아버지가 하늘에서 보고 흑인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좀 더 나아지는 것을 본다면 그가 걸었던 힘들었던 길을 걸었던 것을 자랑스러워 여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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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욱연 <이만큼 가까운 중국>

Book 2021. 7. 12. 17:57

우리나라에서 중국이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결정적으로 코로나로 중국에 대한 이야기가 매일 나오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뉴스는 부정적인 뉴스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인 뉴스가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중국에 대해서 화만 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상대를 알아야 전략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 우리가 중국이라고 하면 미세먼지나 코로나를 생각하거나 아예 예전으로 돌아가 진시황이나 삼국지를 생각하게 된다. 물론 그것도 중국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분이다. 그래서 중국을 더 알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 아무렇게나 공부를 시작하려면 어렵다. 일단 개론서같은 것이 필요한데 이욱연 교수의 <이만큼 가까운 중국>은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이다. 다방면의 주제를 대중들이 읽기 적당한 교양수준으로 쉽게 저술되어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많은 면에서 다르지만 역시 눈에 띄게 다른 점은 정치체계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중국 공산당(중공)은 국가와 결합되어 있다. 이를 당-국가(Party-State)체제라고 부른다고 한다. 국가주석이 대통령같은 역할을 하고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장이 국회의장에 해당하고 국정을 총괄하는 국무원 총리 모두 공산당의 최고 직위인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만이 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로서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중국 공산당은 1921년에 창당했는데 중화인민공화국은 1949년에 세워졌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우선 정부가 세워지고 각종 정당이 생겼는데 이와는 완전히 다른 점이다. 그래서인지 공산당이 국가보다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닌 느낌이다.

우리는 이 공산당이 마뜩잖아 한다. 일단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에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공산당 자체 우리 체제와는 맞지 않는다. 그리고 현재 중국 공산당이 행하는 작태가 적어도 우리가 존경할 만한 느낌을 전혀 주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 나는 그럼에도 중국 공산당이 중국에 꾸준히 있기를 바란다. 나는 우리나라가 중국가 가장 다른 점이 하나는 한글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체제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중국인들이 마음을 바꾸어 공산당 체제를 버리고 우리나라와 같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갖는다면 우리는 정말 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

1979년 등소평의 개혁개방정책이 후 중국은 경제면에서는 자본주의를 받아들였다. 그 후 40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경제규모는 세계최대규모가 되었다. 그리고 일인당 GDP10,000불이 넘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성장할 것 같다. 그래서 몇몇 도시는 우리나라 대도시보다 더 잘 산다. 세계의 많은 나라가 중국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이러한 경제적 힘에서 나온 것이다. 그들은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에 큰 경제투자를 통해서 그들의 영향력을 늘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정치체제에서까지 자유민주주의를 들여온다면 정말 강대국이 될 것이다. 지금 중국 공산당이 하는 일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러워하지 않는다.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에서 미국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있어도 중국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 이유는 아주 자명하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는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아주 만약에 중국이 정치체제마저 선진화된다면 우리나라가 중국에 비해서 내세울 큰 것 하나가 줄어들 게 된다.

우리가 중국이 싫다고 갑자기 이 땅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갈 수가 없다. 그리고 중국은 다양한 방면에서 우리 사회에 영향을 줄 것이다. 우리가 원한다고 해도 그들이 자발적으로 바꿀 것 같지 않은 것이 공산당-국가체제이다. 우리는 그들이 당-국가체제가 가지는 문제점을 겪지 않도록 해야한다. 그래야 한국사람이라는 것이 더 자랑스러워질 것이고 세계 사람들이 한국사람은 중국사람들과는 다르다고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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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욱 <7막7장>

Book 2021. 7. 11. 23:06

청춘에세이의 고전이 된 77장은 이제 나온지가 거의 30년이 다되어간다. 최근에 홍정욱은 50살이 된 기념으로 50이라는 이름의 책을 쓰기도 했다. 자신의 인생을 77장으로 비유했고 책에는 24장까지 쓴 참신한 컨셉이 있었고 아주 특이하게도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일을 여는 책이라는 이유로 마침표가 없어서 지금보아도 신선하다(물론 계속 읽다보면 신선함은 사라지고 꽤 자연스러워 진다). 아름다운 청년의 표상이었던 불과 23살에 쓴 그의 자서전을 보고 많은 학생들이 영감을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나도 어느 정도는 그랬다. 하지만 너무 기대를 많이해서 인지 그의 현재행보는 다소 아쉽다. 인생이라는 것이 어쩌면 그런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도 하다.

그는 대단한 사람이다. 중학교 때 도미하여 미국명문고등학교에 천신만고 끝에 입학한다. 그리고 각고의 노력 끝에 학생회장을 하고 꿈에 그리던 하버드에 입학하게 된다. 이것이 왜 대단하냐면 그 당시가 80년대이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많은 학생들이 비교적 어렵지 않게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 영어교육도 쉽게 어릴 때부터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입학정보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런데 80년대만 하더라도 영어교육은 지금과 차원이 다르게 저열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외국에서 공부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정도의 국제화수준이었다. 물론 집안의 도움이 있었지만 거의 패기하나로 맨땅에 부딪치며 엄청난 학습량을 소화했다는 점이 대단하다. 게다가 미국입시는 우리처럼 공부만 잘해서는 안되는데 그는 외국인인데도 사교적으로 활동하면서 놀랍게 학생회장도 한다. 그리고 고등학생인데 우리나라 올림픽 취재로 미국 NBC 방송국 인턴까지 하는등 정말 다방면에서 놀라운 경력을 쌓는다. 게다가 잘 생겼으므로, 무슨 만화주인공같은 스토리가 연출되고 그가 젊은 나이에 자서전을 쓰고 그에 대중이 열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다.

나는 그가 성취해놓은 놀라운 졸업장(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그는 하버드 졸업후 스탠포드에서 로스쿨도 졸업한다)과 국회의원이라는 이력 그리고 신문사 사장에 대단하지만 위대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물론 그의 성취는 일반인을 이루기 힘든 놀라운 조건임을 틀림없다. 그런데 그가 책에서 피력했던 나라를 위한 헌신이랄까 아니면 공동체를 위한 공헌은 부족하지 않나싶다. 물론 범인에 비해 많은 일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홍정욱인데 좀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저 스팩왕으로 잘먹고 잘사는 느낌이 더 드는 것은 아마도 그에게 건 큰 기대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어떻게 가는지는 개인의 자유의사이므로 내가 왈가왈부할 바는 아니지만 그가 77장에서 보여준 비전이 너무 심원해서 그런지 그가 엄청난 사람이 될 줄 알았던 것 같다.

그의 케이스를 보고 일반화할 것은 아니지만 진정한 리더는 스팩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다. 물론 좋은 학교, 화려한 커리어가 주는 임팩트는 분명히 있다. 그런데 그런 엘리트 중심의 행보가 사회를 이끌어가는데 정말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물론 어느 조직을 맡기기에는 당연히 엘리트도 충분하다) 국정운영에 있어서는 차라리 밑바닥부터 어려움을 겪으며 세상의 다양한 부분을 경험하면서 어려움을 딪고 일어난 사람이 사회의 리더로 더 바람직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세상이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느낀 것이 홍정욱의 딸이 마약을 소지해서 적발되었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다. 홍정욱 딸도 공부를 잘 한 모양인데 그가 77장을 쓸 나이에 마약으로 검거되는 것을 보고 그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하다. 앞으로 그의 인생이 남아있는데 어떻게 살지 궁금하다. 지금은 무슨 출판사와 식품기업을 운영 중인 모양인데 그의 77장은 어떻게 끝이 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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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철 <권력이란 무엇인가>

Book 2021. 7. 10. 23:50

대통령 선거가 다가와서 집권여당에서는 여러 후보들이 토론회를 통해서 자신이 더 나은 후보임을 유권자에게 피력한다. 이들이 이렇게 열심히 토론을 하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말하자면 권력을 얻기 위함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주는 권력말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대통령의 권한이 큰 국가에서는 대통령에 당선되어 권력을 쥐고 싶어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과연 권력은 무엇일까. 흔히 쓰는 단어이지만 생각보다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병철의 <권력이란 무엇인가>는 권력에 대한 속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좋은 책이다. 물론 내가 이 책을 읽고 권력에 대한 모든 측면을 이해했다거나 이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여러 경구와 같은 그의 글은 권력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권력이란 타자에게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능력이다(93)

 

물론 대통령같은 공식적 자리에서 나오는 권력도 있겠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는 권력이 필요하다. 일반인에게 권력은 어쩌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자유를 말할 수도 있겠다. 힘이 없으면 자신을 팔아서라도 굴종해야 한다. 반면에 권력이 있는 사람은 남에게 아쉬운 소리할 필요없이 스스로가 스스로답게 살 수 있다.

 

진리조차 권력과 결탁하고 있다. 진리는 권력 의지에 상응하는 구상 또는 구성물이다(56).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으로 늘 진리를 탐구하지만 과연 순수한 의미에서 진리가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자연과학이 아니고서야 사실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어느 정도의 편향성이 존재한다. 그런데 그 편향성이 대개 권력에 의해서 굴절된 것이 많다. 권력은 광범위하게 작동하고 있다.

 

권력자가 무자비한 폭력을 필요로 한다면, 그의 권력 기반은 이미 허약해져 있는 것이다. (5)

 

권력이라는 말은 종종 압제라는 단어와 어울리는데 저자는 이 압제의 허약성에 대해서 논파한다. 폭력을 일삼는 정권은 이미 붕괴직전인 정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강제가 아니라 습관의 자동주의가 권력의 효과를 상승시킨다. 절대적 권력이란 모습을 드러내거나 자신을 지시하지 않으면, 오히려 자명성과 완전하게 합치되어 있는 권력일 것이다. 권력은 부재를 통해 빛을 발한다. (83)

 

폭력으로 점철된 허약한 권력과는 반대되는 세련된 권력은 자발적인 추종을 이끌어 낸다. 이것이 아마도 조셉 나이가 말한 소프트 파워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군사력이나 경제력같은 하드파워도 중요하지만 문화와 같은 소프트 파워도 중요한 이유가 피지배자의 자발적이 추종을 이끌어 내는 데 있다. 이것이 아마도 현재 미국과 중국의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 중국이 최근 많이 발전해서 하드 파워는 강해졌는데 소프트 파워는 엉망진창이다. 하드 파워에만 기댄 권력은 지속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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