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Exhibition 2021. 7. 2. 01:56

남대문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숭례문이 양방향으로 개방되어 다녀와보았다. 생각해보니 숭례문을 직접 지나가본 것은 처음이었다. 20082월 어처구니 없는 방화사건이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벌써 13년 전 일이다. 2013년에 복구공사를 다마쳤고 그동안 정문만 열어놓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생각해보니 숭례문은 언제나 마음속에 있었지만 생각보다 잘 모르고 제대로 보지도 않았던 것 같다.

숭례문은 1396년 태조 5년에 건설이 시작되어 1398년 태조 7년에 완공되었다고 한다. 한양 도성 4대문의 하나로 도성 출입에 쓰였다. 그 뿐만 아니라 사신을 마중하고 배우하는 나라의 관문 역할을 하였다고 한다. 또한 중국에 사신을 보내거나 군사를 출병할 때도 관료들이 숭례문에서 전송하였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조선시대에 통금시간이 있어서 통금시간에는 성문을 닫아 출입을 통제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종이나 북으로 성문을 여닫는 신호를 보냈다고 한다.

그러다가 점차 서울이 팽창하며 근대 도시화되면서 예전에 가지고 있었던 군사적, 의례적 기능은 사멸되었다. 심지어 1899년에는 숭례문 아래로 전차가 다녔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에게 강제 병합된 이후에는 주위로 도로가 지나다니게 되었다. 그러다가 1930년대 후반부터는 내부로 진입되지 못하게 되었고 숭례문에 주변 도로에 둘러쌓인 형세가 되었다고 한다. 이 때의 모습이 지금까지 느낌으로 남아있어서 가끔 애국가같은 것을 볼 때, 남대문을 주위로 여러 차들이 지나다는 것을 멋있게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물론 이런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숭례문을 사람들과는 떨어진 존재로 만들어낸 것 같다. 지금도 길을 건너야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앞뒤로 들어갈 수 있어서 그 숨통이 조금은 트인 것 같다.

숭례문이 우리 국민의 제1의 문화재로 남아있는 것은 아마도 국보1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숭례문은 국보1호의 위치에서 내려(?)온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는 국보는 334, 그리고 보물은 2110호까지 있다고 한다. 문제는 국보 1호라고 함은 행정적인 의미에서 1, 2호라고 지은 것이지 숭례문이 국보 2(원각사지 10층석탑)보다 더 중요해서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334개 모두 중요하지 숭례문이 국보 챔피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문화재청에서 이참에 아예 번호를 매기는 것을 없애기로 했다.

숭례문이 국보가 1호가 된 것의 유래는 일본이 숭례문을 일제강점기 당시 보물1호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광복이 된 이후에 우리나라 정부는 1962년에 문화재 보호법을 정할 때 숭례문을 국보 1호로 정해서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꼭 숭례문이 왜 국보의 최고자리에 있어야하냐는 논란이 일어났고, 이참에 번호를 제거하여 국보 사이의 서열을 없애기로 한 것이다.

물론 오랫동안 국보1호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숭례문을 1호라고 부르지 않으면 이상할 것 같지만 바람직한 방향이다. 특히 이렇게 국보에 번호를 붙이는 나라가 전세계적으로도 흔치 않다고 한다. 아마도 얼마 후에는 국보1호를 기억하는 사람은 기성세대나 늙은 세대라고 생각될 날이 올 것이다.

국보 1호가 아니더라도 숭례문의 가치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조선시대부터 수도였고 지금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의 핵심부에 당당히 자리한 그 모습은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더 번창해서 우리나라 사람들만 숭례문을 아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들도 방문에서 도심 속의 성이라고 사진 한 장 찍는 곳이 아니라 이름도 제대로 알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2008년에 아픔이 있었지만 아픔을 딛고 발전하는 우리의 모습을 더 잘 담을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건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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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