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 like a Billionaire>

Book 2020. 4. 14. 23:31

도널드 트럼프가 이 책을 쓸 때만 해도 나는 그가 미국 대통령이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그저 TV에 나와서 넌 해고야(You are fired!!)를 외치는 성공한 부동산 업자인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Apprentice 가 끝난지 10년도 되지 않아서 그는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 그가 꽤나 한결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단 자기애가 엄청나게 강하다. 자신의 실패는 축소해서 이야기하고 자기의 성공은 확대발표하는 것은 예나지금이나 비슷하다. 특히 저자소개로 Donald J. Trump is the very definition of the American success story, continually setting standards of excellence while expanding his interests in real estate, gaming, sports, and entertainment. 라고 썼다. 그 스스로 미국 성공이야기의 정의라고 이야기할 정도는 말을 다했다. 책 처음부터 끝까지 겸손함은 전혀없고 잘난 척으로 가득하다. 이러한 뻔뻔함이 어쩌면 그의 매력이라면 매력이겠다.

이 책은 도널드 트럼프의 부자가 되기위한 아주 간략한 조언들로 이루어져 있다. 주제는 아주 다양해서 어떻게 재정관리자를 고용해야 하느냐부터, “어떻게 일과 사랑을 조화시키느냐까지 다채롭다. 자세히지는 않지만 각 주제에 대해서 간략한 자기의 생각을 적어놓았다. 트럼프는 그의 말투처럼 글을 써놓았다. 그래서 인지 일단 이해하기가 쉽다. 아마도 이것이 그의 매력일 수도 있겠다.

가장 뻔하면서 인상깊었던 대목은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상대방에게 인상을 남기는가?”인가에 대한 그의 대답이다. 1.시간을 엄수하라 2. 준비를 잘 하라. 3. 상대방을 알고 인정하라 4. 상대방의 이름과 작은 것들에 대해서 기억하라. 5. 정직하라. 6.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게 하라. 7. 겸손하라였다. 그 어느 것 하나 뺄 수 없는 금과옥조이다. 그런데 그 금과옥조를 트럼프가 써놓으니까 헛웃음이 나왔다. 특히 정직하라, 다른 사람이 이야기하게 하라랑 겸손하라는 부분에서 사람이라는 존재는 자기 자신을 얼마나 기만하는 가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그가 쓴 부분에서 진솔함을 느꼈던 부분은 혼전계약서(prenup)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부분이다. 그는 결혼을 세 번 한 사람으로서, 결혼과 돈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조언해주기도 한다. 그는 첫째부인에게서 3명의 자녀, 그리고 둘째 부인에게서 1명의 딸, 그리고 셋째 부인에게서 1명의 아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 아무리 잘 나가는 사람이라도 이렇게 가정을 꾸리면 나름 골치가 아팠을 것 같다.

이 책을 읽다보면 나름 트럼프의 귀여운 면도 발견할 수도 있다. 책에 소소하게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것들을 소개하는 면이 있다. 차는 벤츠, 옷은 Brioni, 샴푸는 헤드앤 숄더, 카드는 비자카드 등등 소소하게 썼는데 어떤 면에서 참 아이같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러다가 나를 파안대소하게 한 부분은 최고의 책을 쓴 부분이었다. 최고의 책으로 자신의 책 “The Art of the Deal,” “How to get rich”을 소개했다. 정말 한결같이 자신을 사랑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외에도 그의 지명도를 전국구로 만든 Apprentice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나도 거의 모든 시리즈를 시청했었다. 이 때 나는 이 프로그램을 아주 흥미롭게 시청했었다. 추후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 나오는 것을 보고 아주 놀랐었다. 일단 그가 문제있고 없고를 떠나서 그는 대중의 이목을 끌어낼 줄 아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관심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도 잘 하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끝끝내 대통령이 되고야 말았다. 그가 대통령이 된 후에 문제가 아주 많았지만 다행히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아서 다행이다. 아마도 임기가 끝난 후, 그는 자신을 평화대통령이라면서 책을 또내서 돈을 벌 것 같다. 아무튼 대단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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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작업실에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Book 2020. 3. 21. 02:20

 

 

나는 김정운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일단 진솔하다. 물론 종종 현실부적응자마냥 자신이 잘 생겼다고 이야기하는 것 빼고는 잘난 체를 많이 하지 않아서 좋다. 소탈하게 이야기하는 듯이 글을 쓰기 때문에 글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줄어든다. 그리고 적절한 예, 현실적인 예를 잘 들기 때문에 이해가 더욱 쉽다. 사실 글을 어렵게 쓰는 것보다 쉽게 쓰는 것이 더 어려운데 그런 면에서 김정운 작가는 글을 대단히 잘 쓰는 것이다.

그리고 김정운 작가를 좋아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은 그가 시시한 자기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심리학적 전공을 토대로 사회현상이나 개인이 느끼는 감정을 잘 설명한다. <바닷가 작업실에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에서도 그가 여수에서 터잡게 된 그의 사적인 이야기도 흥미를 끌지만 그가 심리학적인 렌즈로 바라보고 이해한 세상도 쏠쏠한 재미를 준다.

이번 책의 부제는 슈필라움의 심리학이다. Spielraum라는 단어는 독일어로 놀이와 공간의 독일어의 합성어라고 한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을 저자는 슈필라움이라고 주장한다. 사람은 자기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면서 유대인들이 나치독일치하에 경험을 들어서 설명했다. 나도 이 개념이 중요성에 대해 크게 공감을 한다. 교수가 되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자신만의 연구실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크지도 않은 공간이지만 자신만의 공간이 있다는 것이 딴 생각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하고 그 토대 위에서 남들과 다른 창의적인 생각도 할 수 있게 하게 한다. 반면에 내가 예전에 남들과 같이 공간을 나눈 사무실에서는 다른 사람이 내가 하는 일을 볼 수 있다는 염두하에 일하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점차 자아를 잃고 평범한 사람이 되어감을 느낀 적이 있다. 사람을 규정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일률적이지 않은 어떠한 개체라고 보았을 때는 슈필라움이야 말로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조선일보에 작가가 글을 모은 것으로 너무 길지 않은 글들도 이루어져 있다. 그 글마다 1~2개의 이론이라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틀린 믿음 실험(false-belief-test),” “비자발적 기억(involunatary memory),” “교환가치(Tauschwert)와 사용가치(Gebrauchswert),” “동화(Assimilation), 조절(Akkommondation), 그리고 평형화(Aquilibration),” “열등감(Minderwertigkeitsgefuhl),” “정점-종점 규칙(Peak-end rule),” “인정투쟁(Kampf um Anerkennung),” “소외(Entfremdung),” 등의 개념을 현실의 예를 들어서 쉽게 설명하고 있다.

작가의 여러 통찰이 있었지만 내가 흥미롭게 보았던 것은 바로 기억의 티테일이다. 작가는 현재 우리사회의 문제중 하나가 스스로 추구한다고 주장하는 가치를 근본적으로 신뢰하지도 않고 주장하는 대로 살지도 않는 냉소적 이성이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 냉소주의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했던 말들을 제대로 기억할 때 냉소주의가 극복된다고 보았다. 요즘 같이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것은 물론이거니와 누구에게나 의견이 쉽게 다른 사람들에게 펼쳐질 수 있는 시대에 아무말 대잔치가 일어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 있다. 그 아무말이 오히려 표현의 자유의 본연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려면 기본적으로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한다.

이 책을 보면서 또 좋았던 점은 작가의 그림과 여수의 아름다운 사진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주 놀랍게도 작가가 생각보다 그림을 스타일있게 잘 그린다는 것이다. 물론 사고 싶은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자신만의 개성이 잘 들어났다. 그리고 사진도 상당히 느낌있게 잘 책에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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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ulouse-Lautrec 전>

Exhibition 2020. 3. 11. 21:27

Toulouse-Lautrec 전 Henri de Toulouse-Lautrec는 1864년에 태어나 1901년에 죽은 프랑스의 화가이다. 그는 많은 그림을 그렸는데 그 중 대중에게 기억이 남는 것은 그가 물랑루즈 같은 곳에서 하는 공연을 그린 포스터이다. 예를 들어,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는 가수 Aristide Bruant의 공연을 그린 포스터이다. 이 포스터를 보고 있으면 잘 그렸다는 생각보다는 스타일이 있다는 생각을 먼저하게 된다. 잘 그렸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생각하게 되는 개념은 사물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능력이다. 사람이 보는 그대로 근접하게 그리면 그릴수록 잘 그렸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능력은 사진기의 출현으로 그 능력의 가치가 떨어졌다. (물론 아직도 극사실주의에 입각한 작품을 보면 잘 그렸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고, 그들의 능력은 평가받아 마땅하다.) 사진기 이후의 잘 그렸다는 것은 스타일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아무리 해도 사진기보다 못하니 차라리 스타일있게 그리는 것이 잘 그린다는 개념이 잡힌 것이다. 예를 들어, 모네의 풍경화를 보면 사진의 수련과는 다른 느낌이다. 하지만 이를 보고 못그렸다고 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오히려 실제와 동일한 수련을 보는 것보다 다르고 깊은 느낌을 전해준다. 이 지점에서 예술은 탄생한다. 이제는 사진기가 줄 수 없는 작가의 그림체에서 사람들은 독특한 감동을 받는다. 이러한 의미에서 물론 습작에 있어서 현실과 비슷하게 그리는 것은 모르겠지만 똑같이 그리는 것은 의미가 없고 화가 자신의 혼을 녹여내서 그리는 것이 중요하게 되었다. 인상주의 이 후의 작가들이 이러한 의미에서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예술가로 입지를 다지려면 다른 예술가와 달라야 한다. 다른 작가와 비슷하다면 그저 아류에 불과하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예술가가 되는 일은 몹시 어려운 일이다. 적어도 화가에 국한에서 말하자면 이제는 더 이상 현실을 현실처럼 묘사할 필요는 없으나 남들과는 달라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기 출현이후에 많은 작가들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냈고 후예의 화가들은 적어도 선배 작가들의 스타일을 참고는 하되 다르게 현실을 표현해야 한다. 다르다는 것이 말은 쉽지 현실에서는 몹시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사람이라는 것이 공부를 하다보면 예전 것을 참고하게 되는 데 그러다보면 비슷한 성향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간만 비슷해도 이것은 피카소 스타일이네, 이것은 고흐 스타일이네하는 말이 나오는데 이것은 후예의 예술가들에게는 모욕스러운 말이 되겠다. Henri de Toulouse-Lautrec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한 사람이다. 전시회에 가서 그의 작품을 보면 다양한 그림을 그렸는데, 어느 한 스타일이 그 기저에 깔려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독특한 스타일이 그가 죽은지 100년이 넘었는데도 그의 이름이 남겨져 현재 대한민국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 당시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하지 못했다면 아마도 돈을 더 벌었을 지언정 지금까지 그의 이름이 오롯히 남지는 못했을 것이다. 사실 화가가 스타일을 고수하는 것은 어쩌면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스타일이 세상의 인정을 받으면 상당한 수입을 기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역사적으로 기리 남을 것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생활고에 피폐한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피카소는 살아 생전에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그의 스타일은 그의 이름을 따게 되었다. 반면에 고흐는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했지만 살았을 때는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것은 위험이 따르는 일이지만, 예술인으로 거듭나게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택해야 하는 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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