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근대문학관>

Exhibition 2019. 1. 5. 19:40

ㅡㄴ대

인천역 근처에는 볼거리가 많이 생겼는데 그 중 하나가 <한국근대문학관>이다. 혹자는 문학을 읽으면 되지 웬 문학관이 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문학을 읽어서 감동을 받기도 하지만 문학을 통해서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고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도 있기 때문에 문학관을 통해서 어떻게 문학이 변천해왔는지 보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작가의 삶도 중요한 연구거리이다. 작가를 이해하면 작가가 쓴 문학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어떠한 배경으로 작가가 집필하게 되었는지를 알 고 작가의 삶을 고려보는 일은 그 자체도 흥미로운 일이다.


일단 외관이 아주 세련되었다. 겉창에는 김영랑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의 글귀가 적혀있는데 꽤 근사한 스타일이었다. 그리고 건물색도 너무 튀지도 튀지 않지도 않게 되어있다. 예전에 항구의 창고로 쓰이는 건물을 리모델링했다고 하는데 아주 현대적으로 잘했다. 그래서인지 한국문화건축대상 우수상도 수상하였다는데 수긍할 수밖에 없다. 겉뿐만 아니라 안도 세련되게 잘 꾸며놓았다. 그래서 전시내용도 중요하지만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을 보는 것도 상당한 감상 포인트가 되었다.


전시관은 기본적으로 상설전시,’ ‘기획전시,’ ‘작은전시로 나누어져있다. 가장 핵심이 되는 상설전시는 대한제국 때부터 광복 후 미군정 시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 1948년 남한 단독정부를 수립한 후는 현대로 생각하여 특별히 전시하지는 않았다. 1885년부터 1948년은 우리에게는 고난의 시작과 끝을 관통하는 시기였다. 조선왕조의 국운은 점차 떨어져가고 외세의 영향은 점차 커진다. 그리고 191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일제강점기가 시작된다. 그 후 35년의 슬픔의 시절을 끝내고 광복을 맞이하지만 미군과 소련군이 진주하고 나라는 신탁, 반탁 운동의 갈등으로 점철된다. 이러한 시기의 문학은 어떠했는지 <근대문학관>은 시대별로 잘 보여주고 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한쪽에서는 저항문학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독립을 외쳤다. 하지만 모두가 저항만 외치는 것은 아니었다. 식민지 시절이 무려 35년이나 되다보니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경우도 많았다. 식민지 시절에서도 사람들은 사랑도 하고, 애도 낳고, 양육도 하고, 혹자는 일본으로 이민 혹은 유학도 갔고 다양한 삶을 살았다. 인간의 삶의 폭만큼이나 문학의 범위는 광대하기 때문에 일본에 대한 저항을 그린 문학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문학도 많았다. 예를 들어 1924년에 발표된 현진건의 <운수좋은날>은 인력거를 모는 사람의 삶의 고단함을 잘 보여준다. 여기에 일제에 대한 저항이 보이지 않는다고 이를 폄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천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한국근대문학관>은 단순히 전시만 하는 것이 아니다. 활발하게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무언 가를 전시를 하려면 그를 뒷받침이 되는 연구활동이 있어야 한다. 특히 <한국근대문학관>은 꾸준히 기획전시를 하고 있다. 기획전시를 하기 위해서 연구활동이 필요하고 전시를 통해 연구물이 대중에게 소개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도 <한국근대문학관>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문학이 있는 저녁>, <인문학이 있는 저녁>, <교양이 있는 저녁> , 저녁이 있는 시리즈로 시민들을 찾아가고 있다. 평일오전오후는 평범한 사람들은 강연에 참여하기 어렵다. 그래서 문학관에서 퇴근하고도 시민들이 와서 들을 수 있도록 저녁에 강연회를 연 것은 정말 좋은 생각이다. 문학이라는 것이 일반 사람들과 호흡하지 못한다면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 의미에서 더 다양하고 의미있는 강연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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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 있는 사람>

Book 2017. 6. 12. 07:35



이병률 시인을 와이프가 좋아해서 가끔 와이프가 보던 책을 나도 읽는다. 그의 글을 읽으면 감수성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가끔은 손발이 오글거림을 느낀다. 나는 손발이 오글거림을 전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다. 그만큼 일상의 피곤함에 저 멀리 잠자고 있는 감수성을 그의 글이 일깨워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쓰지 않는 근육을 쓰면 아프듯이 휴면기에 있었던 감수성이 이병률 작가의 글을 보면서 살아나면서 진통을 겪는 것이다.

 

그리고 글을 읽으면서 그의 문학적인 표현에 혀를 내두른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비 내리는 날에 음주욕구가 이는 것은 마음이 가려워서다.” “마음이 가렵다는 표현를 그 누가 할 수 있겠는가. 이럴 때 역시 그가 문학인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한다. 가끔 어떠한 감정을 느꼈는데 그것을 표현할 방도를 몰라 답답할 때가 있다. 비가 올 때 술이 마시고 싶은 느낌을 마음이 가렵다고 표현하였다. 이렇게 문학인들은 내가 표현하지 못한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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