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 of the Brick>

Exhibition 2021. 7. 3. 23:49

Nathan Sawaya 작가의 The Art of the brick은 레고를 예술로 승화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시회였다. 레고하면 한때는 아이들의 두뇌발달촉진을 이끄는 장난감으로만 여겨졌다. 그런데 근래에는 레고를 즐기는 어른들도 많이 늘어났고 이제 레고는 어린이들의 전유물에서 벗어낫다. 그런데 이를 넘어서 이제 예술로 넘어간 경지를 네이슨 사와야는 보여주었다. 입장할 때는 흥미를 가지고 있었지만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들어나고 나서 이 사람은 정말 아티스트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의 작품은 크게 2가지 면에서 놀랍다. 첫 번째는 레고를 통해서 표현해내는 작품 자체의 예술성이다. 흔히 레고라고 하면 매뉴얼대로 레고를 조립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분은 매뉴얼을 전혀 없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레고라는 도구로 표현해낸다. 그의 대표작으로 사람이 가슴을 뜯어내는 조각이 있는데 인간의 고통을 정말 잘 구현해 내었다. 레고라는 독특한 질감이 더 가슴에 와닿게 하였다.

그의 원천적인 아이디어도 좋았지만 만약에 그 아이디어만 본다면 굳이 전시회 장에 갈 필요가 없다. 도록을 보거나 그의 인스타그램을 보고 아 그렇구나하는 식으로 감상하면 된다. 그런데 전시회에 꼭 가야하는 이유는 실물이 주는 경외감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모든 작품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작품들이 큼직큼직하다. 실물로 보면 이런 것을 직접 혼자 만들었다는 것에 박수가 저절로 나온다. 나는 메이킹 필름을 보았는데 정말 노동 그 자체이다. 그리고 실물로 주는 감동이 확실히 있었다. 만약에 내가 그 저 인터넷으로만 보았다면 이 정도의 감동을 못느꼈을 것이다.

작품 외에 신기했던 점은 작가의 걸어온 길이다. 원래 사와야는 변호사였다고 한다. 미국에서 변호사한다는 것이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레고 예술가에 비해서는 생활을 영위하기 있어서는 훨씬 용이하다. 성실하게 살고 어느 정도 능력이 있으면 대단한 로펌에 가서 엄청난 금액을 벌지는 못하더라도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지장이 없이 살 수 있다. 인문계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직업 중 하나이다. 그런데 취미로만 했었던 레고 예술을 위해서 이러한 일을 아예 그만 둔 것은 상당한 용기가 아닐 수 없다. 지금이야 결과적으로 잘 되었으니 변호사를 그만둔 결정이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처음 시작했을 때는 레고 예술가(지금도 생소하다)라는 일을 본격적으로 하는 것은 일반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만큼이나 이 일에 대해 진심이었던 것 같다. 변호사일로 인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레고 작품에 쏟는 시간을 빼앗기는 것이 정말 싫었던 것이다. 그 정도도는 되어야지 멀쩡한 직업을 그만둘 수 있는 결단이 생길 것 같다. 그리고 남들의 시선도 극복할 수 있는 용기도 두둑했던 것 같다. 변호사라고 하면 그런가보다 하는데 레고 아티스트요라고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할 것이 분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들의 신경을 썼다면 도무지 변호사를 그만두고 레고 아티스트를 할 생각을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마도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해석은 아마도 그가 매우 잘 사는 집안의 사람이 아니었을 까하는 추측이다. 만약에 그가 유산으로 인하여 경제적으로 일을 안할 정도로 부유하다면 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레고 작품을 만드는 데에도 꽤나 비용이 들어가는데 각종 생활비까지 생각하면 이 직업을 선택하고 싶다고 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라는 확실한 생업을 저버리고 레고 아티스트를 할 정도라면 경제력이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만약에 이 추측이 맞다면 꼭 예술이 배고파야 창의적인 생각이 나오는 것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의식주 생활에 걱정이 없을 때 더 독특한 시도를 해볼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평범한 사람만하더라도 큰 근심없이 시간이 많을 때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을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근본 이유야 그렇다치고 확실히 사와야는 자신의 독특한 영역을 높은 수준으로 구축하였다. 그의 작품을 예술이라고 부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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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