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사이언스: 김택진>

Cartoon 2019. 7. 10. 21:05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가서 아이가 다른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김택진>을 읽었다. <Who?>시리즈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분야별로 위인전 형식의 만화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사이언스 분야에는 퀴리부인, 파스퇴르, 테슬라 등 과학의 거성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에 NC Soft의 수장인 김택진도 있었다. 김택진이라는 이름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그에 대해 잘 모르는 나로서는 궁금해서 후딱 읽었다.

읽으면서 근본적으로 생각한 것은 살아있는 사람에 대해서 위인전 형식으로 만들어도 좋을까하는 점이다. 우선 이 책을 발간하는 데 있어서 김택진씨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한다. 김택진씨의 허락을 받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위인전의 특성상 좋은 이야기로 가득하기 때문에 김택진씨가 굳이 반대하지는 허락 요청이 와도 반대하지는 않았을 것 같기는 하다(물론 제3자가 보기에는 오글거리는 부분도 있다). 다시 논점으로 돌아가서 현재 잘 나가고 훌륭하다고 여겨지더라도 그 사람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바뀔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인 고은이라든지 SBS앵커 김성준 같은 경우에는 각각 폭로와 검거가 있기까지는 각 분야의 덕망있는 사람으로서 평가받았다. 그런데 이렇게 살아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위인전 스타일의 만화를 그리면 김택진씨가 죽을 때까지 윤리적인 행동을 꾸준히하고 사회의 공헌을 하는 잘 나가는 사람이면 모를 까 그렇지 않다면 꼭 본받을 사람일까라는데 의구심이 들 수 있다. 물론 정보전달의 차원에서 책을 보는 것은 좋지만 생존의 사람에 대해서 위인전 형식을 가지고 글을 아이들 대상으로 쓰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김택진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빌게이츠도 이 시리즈에 있는데 이러한 의미에서 위험하다고 볼 수 있다. 돌아가신 분은 더 이상 돌발행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더 안전하다.

<김택진>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문제는 이 김택진이 그것도 같은 시리즈에 있는 페러데이, 튜링, 아인슈타인, 장영실 같은 기라성 같은 사람들의 반열에 낄 수 있느냐 이다. 물론 김택진이 이루어놓은 여러 업적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그 업적이 특히 근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게임산업의 초석을 다지고 발전시켰기 때문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는 아직 어리고(위인전에 들어가기에) 다른 노벨상을 타거나, 관념을 바꿀 정도의 이론을 제시하거나 하는 정도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인물 사이언스의 들어갈 정도는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생존인물이라는 찜찜함을 제외하고는 들어가고 괜찮다고 생각한다.

물론 인물 사이언스 시리즈가 대놓고 위인전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인전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내가 예전 초등학교 때 읽었던 위인전 스타일과 굉장히 비슷한 스타일의 네러티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김택진의 어려서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해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의 총명함과 노력 그리고 용기로 인하여 그 어려움을 뚫고 성과를 얻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지긋지긋한 위인전의 레파토리는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른 점이 없어서 아쉽고도 안타까웠다. 이 교훈을 주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스타일의 위인전은 없는 것일까.

1960년대생 중 우리나라 인터넷이라든지 게임업계의 생태계를 조성하고 발전시킨 여러 사람이 있다. 지금은 당장은 어렵지만 50년 정도 후에 이들이 세상을 떠나면 본격적으로 역사적인 인물들로 평가받을 것이다. 마치 정주영, 김우중, 이병철 회장 등이 우리나라 산업화와 연계되어 평가되는 것처럼 말이다. 게임도 중요한 유희의 수단으로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우리나라 게임산업도 많은 발전이 있었다. 만약에 살아있다면 미래의 평가가 어떨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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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의 비지니스-경제학으로 본 게임산업>

Book 2018. 6. 26. 01:15



게임은 이제 거대 산업이 되었다. 예전에 '비행(非行)'이라고 치부되던 게임은 이제 하나의 스포츠로서도 자리매김하였다. 흔히 전자오락으로 불리는 게임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그 종류가 변화했고 진화하였다. 그래서 이제는 게임의 역사를 논할 수 있고 게임에대한 평도 충분히 가능한 시대가 도래하였다. 이러한 시대에 <재미의 비지니스>는 게임의 기저에 있는 경제적 논리를 통찰력있게 논한 책이다.

 

저자는 아케이드게임, 콘솔게임, 온라인 게임으로 흘러가는 게임산업의 생태계를 경제학적 관점으로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핵심적으로 게임의 성공과 실패를 가를 '네트워크의 외부성'도 어렵지 않게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굵직굵직한 게임회사, 예를 들어 아타리, 닌텐도, 소니, 마이크로 소프트의 흥망성쇠를 잘 보여주었다. 각 회사가 성공한 이유도 다르고 쇠락한 이유도 다른 데 그에 대해서도 난해한 용어를 별로 쓰지 않고 서술하였다. 또한 이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아이템 거래에 대해서도 경제적, 게임상적 근거를 써놓았다. 저자의 통찰력이 깊다고 생각한 것이 기본적인 논리로 아이템 거래에 대해서 명쾌하게 설명하는 점이 좋았다.

 

이 논의가 이제 모바일 게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이 2006년작이다 보니 지난 10년간의 변화를 담지 못했다. 지난 10년간의 가장 큰 변화는 스마트폰의 등장이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한다. 그래서 예전에는 어느 공간에 앉아서만 했었던 게임을 어디에서나 할 수 있다. 이 점은 그동안 있었던 게임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큰 변화이다. 이에 대한 논의가 많이 진행되었을 탠데 이를 반영한 개정판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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