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100장면>

Book 2019. 8. 26. 01:42

<한국사 100장면>은 꽤 두툼하지만 반만년 이어져 내려온 우리나라 역사를 한번 훝어보기에 딱 좋은 책이다. 물론 중고등학교때 역사를 이미 배우지만 역사라는 것은 학창시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읽어주면서 감각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현재를 살아가면서 쏠쏠한 재미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때로는 새롭게 다가오는 부분이 있다. 우선 고구려를 건국한 사람은 고주몽이다. 그리고 백제를 건국한 사람은 온조이다. 그런데 이미 잘 알려진대로 온조는 주몽의 아들이다. 원래 고구려에서 잘 살고 있었는데 예전에 낳았던 유리가 급작스럽게 나타나면서 온조는 형인 비류와 함께 지금의 서울 쪽으로 내려와서 나라를 건국하게 된다. 이런 것을 보면 고구려와 백제는 한 형제와 같은 국가였을 것이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면서 국가의 정체성이 뚜렷해지고 형제간에도 갈등이 있는 것처럼 나라 간에도 갈등이 생긴다. 그러면서 작게는 외교적인 갈등 크게는 전쟁을 통해서 아픔을 겪기도 한다. 이러한 예는 세계사적으로도 많은데 멀리 찾을 필요도 없고 현재 우리나라와 북한을 생각을 해보면 된다. 같은 언어를 쓰고 불과 70여년 전만 하더라도 같은 사람이 었는데 이념이라는 이름으로 전쟁을 하고 지금도 분단되어서 총을 겨누고 있다. 먼 훗날 지금을 아마도 남북국 시대라고 부를 날이 올 수 있을 탠데 그 때 지금을 굉장히 한심이 여길 지도 모르겠다. 마치 지금보면 고구려와 백제가 하나가 될 수도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물론 그 당시 고구려와 백제는 지금 남북한처럼 진지했을 것이다. 이러한 남북국 체제가 아무 것도 아닐 시기가 어서 도래했으면 한다. 게다가 고구려와 백제가 패망을 하고 많은 유민들이 일본으로 넘어갔다고 한다. 이 사람들이 가서 아스카 문화를 일으켰다고 한다. 그런데 후에 그 후예들이 우리 나라를 침범하여 살육하고 그 후에는 장기적으로 무단 점령하면서 극심한 고통을 우리에게 안겨주었다. 한 때 한반도에 살았던 후예가 한반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괴롭힌 것이다(물론 모든 일본인이 한반도에서 건너간 것은 아니다). 이런 것을 보면 사람들이 세력을 형성하고 갈등을 겪고 상대방을 괴롭히는 존재인가 싶기도 하다. 어쩌면 그렇게 다른 존재가 아닐 탠데 말이다.

그리고 책을 읽다보면 예전에는 무심이 모르고 넘어갔던 것들을 알게된다. 예를 들면 혜초는 704년에 신라에서 태어나 723년 중국으로 간 후 인도로 넘어가서 <왕오천축국전>을 쓴다. 아는 이 책을 무비판적으로 암기했는데 천축이라는 것이 당시 인도를 말하는 단어였다고 한다. 지금도 인도를 가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은데 700년에 신라에서 중국으로 그리고 인도로 가는 것은 꽤나 벅찬 일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외로움을 달리기 위해서 페이스북같은 데에다가 글이라도 남기지 그 당시에는 누구에게 알리지도 못하고 묵묵히 메모를 남겼을 것이다. 물론 혜초가 승려였기 때문에 세속적인 욕망에 연연해 하지는 않았겠지만 네비게이션도 없는 어떻게 인도를 잘 찾아갔나 모르겠다. 게다가 번역기도 없는데 말은 잘 통했을 지도 궁금하다. 그렇다고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로 돌아가서 알 고 싶지는 않지만 궁금하기는 하다.

그 외에도 현재와 연결지어서 고민해볼 거리들이 있다. 예를 들어 고선지 장군의 서역 원정을 소개하고 있다. 고선지 장군의 아버지 고사계는 고구려 사람이었는데 고구려가 망해서 당나라로 어쩔 수 없이 이주했다고 한다. 고선지는 즉 고구려 유민의 자손이었다. 그런데 이 고선지가 장군까지 올라서 활약한 것이다. 이것을 보면서 고선지는 고구려 사람인가? 아니면 당나라 사람인가?하는 의문이 들었다. 가끔 미국에 있는 교포 2세들(한국계 미국인)이 활약하면 뉴스채널에서 보도를 해주는데 그런 것과 비슷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도 때로는 흥미로운 주제도 있었고 때로는 슬픈 주제도 있었다. 완벽한 사람이 없듯이 완벽히 잘난 역사도 없다. 다만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잘 알 필요가 있다.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근현대사>  (0) 2019.09.27
<이것이 야구다>  (0) 2019.08.31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0) 2019.08.16
<프로페셔널의 조건>  (0) 2019.08.16
<한 아이>  (0) 2019.08.15
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