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세대: 그들의 역습이 시작됐다>

Book 2019. 7. 2. 19:47

 

우리나라 청년들이 신음하고 있다. 경제성장이 크게 늘던 시절이 끝나고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를 맞이하여 청년들이 희망을 보지 못하고 좌절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가 나온지도 이제 20년이 가까워졌다. 특별한 해결책은 찾기 어렵고 정부에서는 여러 정책을 실행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이케아 세대>는 저성장 시대의 청년의 고민을 깔끔하게 담은 책이다.

저자는 이케아 세대1978년 전후 7~8년생을 말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이 이케아(Ikea)와 닮았다고 이야기하는 데 수긍이 간다. 우선 저렴한 가격이다. 물가는 많이 올랐는데 연봉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물론 잘 나가는 소수의 경우는 제외하고 말이다. 그리고 이케아는 꽤나 멋있는 디자인을 갖춘 가구이다. 이케아 세대의 스펙은 세계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고학력에 자격증을 갖춘 사람들이다. 이케아는 가성비가 좋다. 능력은 잘 갖추어져 있는데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세대의 스펙이라면 꽤나 안정된 직장을 다녀야할 것 같은데 그렇지 못하다. 그리고 미완성 제품이다. 아직 현재 30대는 삶의 중간단계를 지나고 있다. 단기적 만족감을 가지고 있다. 대개 이케아 가구를 살 때는 영구적으로 사용할 비싼 가구를 사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자리 잡을 때까지 쓸만한 가구로 주로 이케아를 선택한다. 사회에서 자리를 잡을 때까지 몇 년동안의 세월에 쓸만한 가구로 이케아는 제격이다. 이케아 세대는 미래를 계획하기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 물론 현재 30대가 가지고 있는 상황을 이케아에 껴맞추는 것이 억지스러운 점도 있으나 꽤나 괜찮은 설명이다. 게다가 요즘 젊은 세대들이 이케아 가구에 스웨덴의 스칸디나비아 스탈 가구에 호감을 보이는 점도 더 이케아 세대라는 단어를 어울리게 한다.

저자의 글 내용에 대부분 동의를 하면서 읽었다. 다만 저출산이 가져올 파국적인 결과에 대해서는 생각을 달리한다. 저자는 기본적으로 저출산이 생산가능인구를 줄여서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저자뿐만 아니라 사회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통념이다. 나는 이 생각이 지금까지의 사회나 앞으로 몇 년간의 사회에는 맞는 생각이라고 본다. 하지만 길게 보면 저출산에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정도는 미미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제 노동력, 특히 양적인 의미에서의 노동력이 경제에 미치는 비중은 점점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력을 양으로 밀어 넣어서 생산물을 산출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예전에 수십명에 사람들이 막대한 시간을 들여야 할 작업들을 짧은 시간 안에 로봇들이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점차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반 노동력의 필요성은 점차 줄어들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이 꼭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물론, 소비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 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인구가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생산의 입장에서는 예전만큼의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저출산이 꼭 나쁜 것이 아닌 것이 사람이 많이 없어야 사람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지금 청년들이 구직난에 시달리는 간단한 이유는 좋은 일자리는 적은데 그것을 원하는 사람은 많다는 것이다. 물론 베이비부머때보다는 출생하는 사람이 많이 줄었지만 아직 현재 30대 때의 사람은 많다. 한 해당 20만명 정도만 적었다면 지금같은 구직난은 없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경제는 수요와 공급으로 돌아가고 노동시장도 마찬가지의 원리가 적용된다. 그럴 것 같지 않지만 만약에 사람들이 아이를 많이 낳으면, 경제성장률이 높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고난은 또다시 반복될 것이다. 차라리 저출산으로 사람이 귀해지면 근로자 한명 한명 대접받고 인간받게 일할 수 있는 날들이 올 수 있다. 물론 국가가 생활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결혼하지 못하고 출산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 외의 개인적인 가치로 아이를 낳지 않는 것까지 출산을 독려할 필요는 없다.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Gulliver's travels>  (0) 2019.07.05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저널리즘>  (0) 2019.07.03
<직업으로서의 학문>  (0) 2019.07.02
<I, Robot>  (0) 2019.06.30
<마음으로 쓰는 목민심서>  (0) 2019.06.03
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