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온더블럭>

TV 2021. 5. 24. 03:14

유재석과 조세호가 진행하는 <유퀴즈 온더블럭>은 퀴즈라는 매개체로 사회의 각양 각색의 사람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잘 알려진 연예인, 공무원, 대학교수, 대학생, 연구원 등등 사회의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는 프로그램이다. 너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섭외한 인물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물론 철저히 막을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사전조사를 잘 한다면 문제의 인물을 제외할 수 있고, 그렇다면 큰 사고 없이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역시 유재석은 유재석이다라는 생각을 절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무슨 형식의 프로그램을 하더라도 유재석이 맡으면 안정감이 느껴진다. 유재석은 뭔가 우리나라 김치처럼 도무지 지겨운 수준을 넘어서 생활이 된 느낌을 준다. 같이 진행하는 조세호도 양배추 시절의 불안정한 느낌은 전혀없고 어느 정도 원숙미를 보여준다. 그래서 왠지 이제 조세호도 단독으로 엠씨를 해도 좋을 정도가 된 것 같다. 하지만 단독으로 하더라도 유재석의 위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세호가 못한 다기 보다는 유재석이 예능 프로그램의 정석이 되어 버렸다. 만약에 대한민국에서 예능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뭍는다면 유재석이 하는 것을 보면 될 것 같다. 그는 하나의 기준점이 된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포스트 유재석은 유재석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제 TV라는 매체에서 유튜브를 비롯한 개인방송이 주류를 이루는 사회에서 전통적 의미의 TV의 마지막 영웅은 유재석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포스트 유재석이 유재석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은 공중파에 남아 같이 늙어가는 세대에게는 새로운 사람보다 유재석같은 안정감이 있는 사람이 최고이기 떄문이다. 그리고 유재석의 철저한 자기 관리는 아마도 유재석이 앞으로도 롱런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궁극적으로 유재석도 노인이 될 것이고 언젠가는 은퇴하고 죽을 것이다. 아마 그가 죽으면 그 때는 대중매체로서 TV는 아예 위력이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고 미래의 인류가 영상매체를 즐기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2050년 넘어서 매체는 어떻게 진화될지 궁금하다. 그리고 미래의 한국인은 유재석이라는 남자를 어떻게 기억할 지도 궁금하다.

이미 나는 변화가 크게 일어났다고 본다. 예를 들면, 유퀴즈에 섭외된 충주시 공무원의 경우에는 그가 일단 유튜브를 통해서 유명해졌고 그를 TV에서 섭외해서 방송을 탄 것이다. 그리고 나는 충주시 공무원이 나오는 TV 프로그램을 유튜브로 시청하였다. 게다가 충주시 공무원이 유재석을 만난 이야기를 유튜브에서 하는 것을 또 유튜브로 보았다. 이렇게 이미 TV와 개인방송 사이에는 벽이 허물어져 버렸다. 충주시 공무원 뿐만 아니라 그것을 알려드림으로 유명한 진용진의 방송편도 매체의 혼합을 느낄 수 있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이러한 개인방송을 통해서 유재석 같은 인물이 여럿 나온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유재석 정도되는 국민 엠씨는 더 이상 없을 것 같다. 국민이라는 단어를 쓸만큼 많은 사람이 한사람을 바라볼 경우는 이제 드물 정도로 취향이 다변화되었다. 그리고 워낙 모든 정보가 공개되는 세상이기 때문에 왠만한 특급 종교인적인 삶을 살면서 스캔들 하나 말실수 하나 안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도처에 추락할 거리들이 난무하는 데에서 유재석 급으로 올라가는 것은 이제 마치 84년 롯데 최동원이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한 것 만큼이나 불가능한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여러 변화에도 불구하고 남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대중들의 욕구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유퀴즈 온더블럭>같은 프로그램은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다. 문제는 어떤 매체에서 누가 그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인가의 문제일 것 같다. 혹시 AI 로봇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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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