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종면의 돌파>

Book 2018. 10. 7. 01:45

이명박 전대통령에게 15년형이 선고되었다. 아직 1심이기 때문에 형이 줄어들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그의 비리는 반드시 죄 값을 치러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부끄럽지만 나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할 때는 그가 굉장히 국정운영을 잘 할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기대를 나는 왜 하게 된 것일까. 내가 사회에 대해서 인지하기 시작할 고등학교 입학할 때 김대중 정부가 들어왔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사회에 관심이 많아질 대학교 2학년 때 노무현 정부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나는 군복무를 하고 복학을 한 후 4학년 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섰다. 그러다 보니 내가 정치에 관심이 있을 초창기의 시절에 김대중 대통령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을 겪은 것이다. 두 정권에 있었던 일들이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일구어진 결과를 토대로 이루어진 것임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리고 언론자유, 인권중시 같은 일을 처음부터 당연한 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세상에는 완벽한 정권은 없었다. 두 정권에서도 문제점이 있었고 비판받을 일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노무현 전대통령 임기 마지막 시절의 인기는 바닥을 쳤다. 그리고 들어선 정권교체에 나는 기대를 가졌던 것 같다. 또한 이명박 전대통령이 추구하는 시장주의 노선의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경제학 교과서에 나올 법한 합리적인 행동으로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에 좋은 영향을 주리라 생각했다. 특히 학부시절 경제학을 부전공을 해서 그 당시 경제학 과목을 많이 수강하고 있었는데, 사중손실없는 아름다운 세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불행하게도 현실은 그와 거리가 아주 멀었다. 부패가 창궐하고, 시장의 부작용만 극대화되었다. 그리고 언론에 대한 탄압도 시작되었다. 진정한 시장주의자라면 정부는 언론에 압력을 넣기보다, 경제학에서 흔히 말하는 완전정보를 위해서 투명성있는 정부가 되어야 했다. <노종면의 돌파>는 이명박 정권시절의 정부의 언론 길들이기가 잘 나와있다.

<노종면의 돌파>는 기본적으로 YTN 언론인들의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부당한 압력에 맞선 고군분투의 기록이다. 나는 이 책이 우선 기록으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무슨 일이 YTN에 있었는 지를 그린다. 이렇게 기록함으로써 나같은 당시 그 자리에 없었던 사람도 그 때 발생한 일에 대해 알 수 있게 한다. 물론 영상매체로도 남길 수 있겠다. 그러나 영상매체도 한계가 있고 책 같은 기록으로 그 당시의 상황, 심경 등을 남길 수 있다. 이는 나중에라도 언론탄압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보면서 적어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게한다. 기록을 하지 않으면 세상의 일은 잊어지게 마련이기 때문에 기록은 매우 중요하다.

또 이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은 투쟁의 생활이라도 웃음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뉴스엥커로 잘 나가던 노종면씨는 권력과 결탁하여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거부하고 어려운 길을 걷게 된다. 가치있는 길을 걷더라도 삶이 피곤하다. 게다가 그처럼 애가 3명이나 되는 가장이라면 일상의 노곤함을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투쟁은 하루 안에 끝나지 않는다. 오랜 투쟁생활을 이끌게 하는 것은 단순히 사명감뿐 만은 아닐 것이다. 사명감만 가지고는 금방 지친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나름 생활에서 웃음을 잃지 않았을 정도의 유머감각이 있었던 것 같다. 어렵고 지치더라도 그 안에서도 나름의 희망을 지탱하는 웃음이 있었기 때문에 삶을 지속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이 약간 아쉬웠던 것은 구본홍 사장이나 뒤에 임명된 배석규 사장이 문제인지를 구체적으로 잘 나와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구본홍이나 배석규는 문제있는 악의 무리라고 독자는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상황을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서 왜 그들이 문제가 있는지의 기초 지식 및 정보를 제공했으면 좋았을 뻔했다. 그리고 이 책이 2012년 말에 초판이 나왔다. 그리고 이듬해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였다. 그리고 그의 4년이 궁금하다. 박근혜 정부라고 해서 이명박 정부만 했지 못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상황이 진행되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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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