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숙>

Book 2018. 10. 8. 03:17

독립운동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은 아마도 안중근, 유관순, 김구 선생님일 것이다. ‘김창숙이라는 이름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누구인지 모를 것이다. 물론 나도 그랬다. 이 책 <김창숙>을 보면서 유림의 대표주자로서 김창숙이라는 인물이 우리나라 독립 그리고 대한민국 발전에 얼마나 혁혁한 공을 세웠는지 알게 되었다.

심산 김창숙 선생님은 1879년 경북 성주출신으로서 조선왕조 말기 때 태어났다. 그 당시에 태어난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불행하게도 국권이 피탈되는 경험을 고스란히 겪어야 했다. 점차 망해가고 있는 나라였지만 우리 국민들은 그저 바라보고 있지 만은 않았다. 그 중 한 노력이 국채보상운동과 교육구국 운동이었다. 선생님은 적극적으로 운동에 가담하여 우리나라가 일본에 복속되는 것을 막으려 애를 쓰셨다. 불과 100여년이 지난 1979년에 태어난 사람들이 완전히 다른 삶을 사는 것을 보면서 이 땅에 1800년대 말에 태어나신 분들의 고초가 얼마나 거대할 지는 상상하기도 어렵다. 국채운동이 벌어진 때는 선생님이 20대 후반이었다. 그리고 30대 때 일본과 공식적으로 지배를 당하고, 60살이 넘어서야 나라가 광복을 했다. 그 당시 사람들은 일평생을 나라가 망하고, 일본에게 지배당한 나라에서 사셨으니 그 슬픔을 이루 말할 수 없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유교에 대한 생각을 다시해볼 계기를 가졌다. 김창숙 선생님은 수구적인 충군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송병준, 이용구 등 일진회가 한일합방론을 제기하고 있을 때 황제가 합방을 허가하면 어떻겠냐는 질문에 선생님은 우리 황제께서 나라를 팔아넘기는 역신의 말로 인해 허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설령 허가하더라도 이는 어지러운 명령이니 결코 따르지 않겠다.” 이에 대해 다시 황명을 따르지 않으면 반역이 아니겠냐는 물음에 그는 사직은 중하고 임금은 가벼운데, 난명에 따르지 않음이 충이다(46).”이라고 말했다. 이 말씀은 그 때 뿐만 아니라 지금도 중요하다. 정권의 노예가 되어서 영혼을 팔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불법적인 일을 하라는 지시를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공무원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정권보다는 대한민국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아야할 것이다.

또한 독립운동을 할 때 독립이 된 후의 사회에 대해서 유교 내에서는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김창숙 선생은 왕정복고가 아닌 민주공화정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고 임시의정원 의원으로서 헌법 제정에 참여하였다. 하지만 많은 유림들이 조선왕조에 대한 충성심으로 독립 후에 왕이 다시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유림으로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생님이 대단한 것은 반대로 불구하고 다른 유림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그 생각을 실천하려는 노력과 끈기였다.

그리고 그의 오롯함으로 일본법정에서도 나타난다. 선생님은 독립운동으로 투옥되었는데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다. 그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변호를 거부함은 대의가 매우 엄하다. 나는 대한 사람이고 일본 법률을 부인하는 사람이다. 일본 법률을 부인하면서 만약 일본 법룰론자에게 변호를 위탁하면 그 대의에 모순됨이 어떻겠는가...나는 포로이다. 포로이면서 구차하게 살려고 함은 치욕이다. 실로 내 지조를 바꾸어서 타인에게 변호를 위탁하여 살기를 구하고 싶지 않다(96~97).”

선생님의 일관성있는 논리와 절개에 나는 탄복할 수 밖에 없었다. 언제 독립이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당당하게 맞선 것이다. 정말 숭고한 인간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선생님은 다행히 살아 생전에 광복을 맞으셨다. 그리고 광복 후에도 많은 활동을 하셨다. 하지만 그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신탁반대운동부터 이승만 정권에 맞서서 싸우기까지 노인이 된 후였지만 고군분투하셨다. 선생님께는 19625월에 84세로 돌아가셨다. 1960년에 4.19혁명 그리고 19615.16 군사정변이 있었다. 선생님은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나라의 희망을 보았지만 또한 그것이 좌절되는 것까지 보시고 돌아가셨다. 돌아가실 때 상상해보건데 많은 생각을 하셨을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격변의 현대사를 몸소 겪고 그 역사를 만드시면서 많은 일을 하셨다. 더 많은 김창숙같은 인물이 우리나라에 있었으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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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