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을 파하다>

Book 2018. 11. 12. 02:00

즉문즉설로 세속에 널리 이름이 알려진 법륜스님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쓴 책이다. 그동안 즉문즉설에서 사람들의 개인적인 고민을 상담하여 문제를 풀어주던 것이 익숙했던 사람은 상당히 놀랄 만한 책이다. 왜냐하면 거의 대통령 선거 출정을 위한 선언서 같은 느낌이 날 정도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길을 써놓았기 때문이다. 201211월에 출간한 책인데, 그 당시 대선을 생각하고 대권주자들이 읽기를 원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저자를 모르고 읽었다면 어느 대선후보의 책으로 혼동할 수 있다.

이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우리나라에 필요한 리더십에 대해서, 2장에서는 동북아 공동체에 대해서, 3장에서는 당시 상당히 뜨거운 문제였던 경제민주화에 대해서, 4장에서는 비정규직을 비롯한 노사문제에 대해서, 5장에서는 개발과 환경보호에 대해서, 6장에서는 보육과 육아에 대해서, 7장에서는 북한이탈주민을 비롯한 다문화 사회에 대해서 썼다. 리더십에 대해서 쓴 1장은 진부하기가 노쇠한 정치인 못지 않았고 동북아 공동체에서 다룬 8도 연방제는 아주 신선했다.


통일 후에 대한 생각을 적어놓은 부분에서 법륜스님은 8도 연방제를 이야기하였다. 사실 지금까지 나는 통일까지는 생각해보았지만 통일 후에 대한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아마도 왜냐하면 통일이 될지 안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 였다. 그런데 법륜스님은 통일 후의 대한민국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조금 독특하다. 그의 책 48~56쪽에 이에 대해 나와 있는데 우선 남한과 북한을 포괄하여 8개의 도를 만들고 연방국가의 형태를 만든다는 것이다. 인구상황에 맞추어 남한에는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경기도, 강원도 5개 도가 있고 북한에는 함경동, 평안도, 황해도 3개의 도를 구성한다. 그는 이를 ‘8도 연방제라고 스스로 지칭하는데 연방제인 만큼 각 도는 상당한 수준의 자치권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8도 연방제로 하려고 하는 그의 이유는 어느 한쪽이 흡수되어 통합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흡수통일은 그가 생각하기에 극심한 혼란과 갈등을 낳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리고 예전에 논의되었던 고려연방제처럼 남과 북 2개의 부분으로 연방제가 이루어 져도 혼란은 마찬가지로 있을 것이기 때문에 8도로 나누어서 연방제를 이룩하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8도연방제8개의 자치정부가 활동하게 하여 그동안의 남북으로 나눠왔던 구조를 타파하려는 복안이다. 그래서 흔히 연방제도 국가 그렇듯이 중앙정부는 외교, 안보, 국방에 관한 일을 도맡고 지방정부는 치안, 교육, 복지 등을 담당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법륜스님은 입법부를 상원과 하원으로 나누어서 상원은 중앙정부가 맡은 외교, 안보, 국방 등에 대해서 논의하고, 하원은 국내예산을 담당하게 하는 식으로 나누어야 한다고 설파한다.


이러한 스님이 ‘8도연방제가 효과적인 제도인지 아닌지는 실시하기 전에는 확실히 알 수 없다. 그리고 ‘8도연방제는 부작용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각 지방정부의 자치권이 높아지면 중앙으로 쏠림은 분명히 막을 수 있지만 지방정부간 갈등은 늘어날 수 있다. 그리고 지방정부간 합종연횡도 가능하다. 스님이 생각하기에 8도로 나누어 놓으면 남북의 갈등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역기반은 지금과 동일하므로 함경도, 평안도, 황해도가 한 팀으로 결속하여 남한지역의 지방정부와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


연방제는 많은 나라에서 선택하고 있는 시스템이다. 미국이 대표적이고 브라질, 독일 등의 국가도 연방제를 택하고 있다. 그리고 경상도만한 크기의 벨기에도 3개 부분으로 나누어 연방제를 채택하고 있다. 문제는 일단 연방제가 국가를 번성하게 하는 원인이 되는 시스템도 아니라는 것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나 북한 모두 중앙집권제로 오랫동안 있었는데 연방제로 변환하는 것은 상당한 사회적 비용이 든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는 점이다. 이 사회적 비용이 연방제를 채택함으로써 얻는 사회적인 이득보다 크지 못한다면 연방제로의 변환은 재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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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