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416회

TV 2019. 8. 6. 22:16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2010년에 방영되기 시작해 9년동안 방송된 장수예능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그렇다치고 9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간혹 가공된 고민이라는 소문에도 불구하고 방영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세팀의 고민이야기를 듣고 가장 고민되는 사람에게 상금을 주는 웃어야할지 말아야할지 모르는 결말을 내는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많은 사연이 가능할까하는데 5천만명 국민, 누구나 고민이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아마도 소재는 끊임이 없을 것이다.

여러 사람의 고민을 들어주는 사람들이 신동엽, 이영자, 정찬우, 김태균 콤비이기 때문에 심각한 고민도 일단 같이 논의해볼 수 있는 수준으로 내려간다. 같은 고민이라도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중요한데 전문가들이 총동원되어서 심각한 분위기를 조성하면 오히려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웃음으로 문제를 버무려서 상대방의 생각을 듣고 다른 시각을 갖어보는 시각을 가져보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기본 취지인 것 같다.

416회 안녕하세요에서도 꽤나 고민스러운 사람들이 나왔다. 가장 흥미로웠던 사연은 식당일을 하는 아주머니의 이야기이다. 식당을 잘 운영하는 아주머니는 늘 바쁘시다. 문제는 그의 남편에게 있다. 남편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음악을 너무 사랑해서인지 식당일을 전혀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음악으로 금전적인 수익을 얻는 것도 아니다. 순수히 스스로 음악을 듣고,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식당일이 바쁘지 않을 때는 그렇다치고 꽤나 바쁠 때에도 도무지 도와주지 않는다고 한다. 가정은 식당을 운영하는 아주머니의 온전한 몫이다.

이 이야기는 이미 결론이 나와 있었다. 아저씨에 대한 맹공을 시작되었다. 아주머니가 심지어 부상을 당해 아프신데도 불구하고 돕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고 아저씨가 22살로 음악으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도 매우 희박한 상태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아주머니를 도와서 식당일을 하라고 아우성이었다.

물론 이것을 보면서 아저씨가 식당일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만 아저씨가 자신의 꿈을 저버리고 식당일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혹은 음악에 쏟는 에너지를 줄이고 식당일에 매진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아저씨가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최대한 마음껏했으면 좋겠다. 혹자는 아저씨의 음악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므로 식당일을 해야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러한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실의 무게가 상당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런데 남이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에 대해서 돈이 안된다는 이유로 왈가왈부하거나 한심이 여기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연장하면 돈이 안되는 일은 하찮은 일이 되고 돈되는 일만이 가치있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겠지만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이 돈만 있는 것은 아니다. 돈으로 모든 일을 평가한다면 돈이 안되는 일을 하는 사람조차도 평가절하되는 일이 속출하게 되어 있다. 사람들은 각자가 좋아하는 일이 따로 있다. 그런데 그 당시의 사회가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정해진 일의 자본적 가치에 의해서 자신의 좋아하는 일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면 인간은 스스로의 가치를 추구하면 사는 것이 아니라 돈을 위해 살아가는 존재가 되어 버린다. 돈은 중요하다. 그런데 돈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편리함을 더해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돈을 위해서 사는 것은 아니다라는 당연한 명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주머니가 고민상담을 하는데 저 나이가 되도록 음악에 빠져사는 아저씨를 한심히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의 폭력성을 느낀다. 그리고 또한 그들에 대한 측은지심도 든다. 방청객으로 고민을 듣는 사람들은 얼마나 경제적으로 수익적이길래 아저씨를 한심하게 여길까하는 생각이다. 기껏 호구지책이나 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대다수일탠데 차라리 하고 싶어하는 아저씨를 부러워해야하는 것은 아닐까. <안녕하세요>는 갑자기 사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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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

<클래식 노트>

Book 2017. 3. 8. 17:10


사실 살면서 많은 클래식 음악을 듣게 된다. 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때부터 광고음악까지 클래식 음악은 친숙한 음악이다. 음악을 듣고 즐기는 데 지식은 사실 필요 없다. 심지어 때로는 음악에 대한 사전지식이 온전한 감상을 방해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음악에 익숙해지면 클래식 음악의 구성이 어떻게 되고, 연원이 어떻게 되는지 안다면 더 깊게 들을 수 있다. <클래식 노트>는 음악의 문외한인 나에게 이런저런 기초 지식을 쌓게 해주었다.

 

가장 기억이 남는 부분은 지휘자의 역할에 대한 글이었다. 나는 항상 도대체 지휘자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궁금해왔다. 아마도 예전에 전교생이 모여 조회시간에 애국가나 교가를 부를때, 음악에 조예가 없는 학생이 앞에 나가서 지휘봉을 쥐고 지휘했던 기억이 있다. 이런 것이 지휘자에 대한 오해가 시작되었던 것 같다. 단지 연주자 앞에서 손짓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노다메 칸타빌레><베토벤 바이러스>를 보면서 조금 알았지만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그 중요성에 대해 느끼게 되었다.

 

이 뿐만 아니라 클래식 음악을 듣고 공연장에서 보았던 사람이라면 흥미로운 주제들을 책은 속시원하게 이야기해주었다. 예를 들면, 팀파니스트는 한가한가에 대한 글도 지휘자와 비슷한 이유로 궁금했는데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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