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세기 힛트쏭>

TV 2021. 5. 18. 02:03

김희철과 김민아가 진행하는 <이십세기 힛트송>은 주로 1990년대에 나왔던 노래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김희철과 비슷한 연배인 1980년대 초중반에게는 최고인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선보이는 노래를 거진 10대때 들었던 것들인데 이제 1990년대도 30년이 되어가는 이 시절에는 정말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탄성을 지를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궁금한 것은 현재 30살 이하의 세대나 혹은 50대 이상 세대의 사람들이 얼마나 이 프로그램에 공감하는지이다. 이제 1990년대생들이 30살이 되고 있다. 그러니 태어났을 때나 그 전에 유행한 노래를 들려주는 것이 얼마나 공감을 사는지는 모르겠다. 예를 들어 1983년생인 김희철은 신나게 이야기하는데 1991년생인 김민아는 크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프로그램을 보고 좋은 노래를 발굴할 수 있다면 이 프로그램은 제대로 역할을 한 것임이 틀림없다.

반면에 1990년때 이미 30살이 넘었던 사람들인 지금 50세에게 이 프로그램은 크게 영향력있게 나가올 것 같지 않다. 음악에 추억은 대개 청소년기에 확립된다. 내가 10대때 들었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노래는 지금도 흥얼거리지만 30대때 들었던 방탄소년단 노래는 잘 들어오지 않는다. 이는 서태지 노래가 방탄 노래보다 더 나아서라기 보다는 내가 몇 살에 들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10대 감수성 높던 시절과 30대 이미 현실에 직면하여 하루하루 살아가는 시절과는 같은 사람일지언정 받아들이는 수용상태는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 프로그램이 어디선가 들어보았던 노래가 어떤 노래였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게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에 가장 적합한 계층은 김희철 나이 또래의 사람이다. 이 프로그램을 시청하다보면 김희철이 예전 생각에 취해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경우가 있다. 나는 그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나도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노래를 부르며 덩실덩실 몸을 움직일 때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끔은 옛생각에 눈물이 나오려고 할 때도 있다. 이럴 때 나는 이 프로그램에게 감사하고, 아마도 이 프로그램 제작자도 이를 의도했을 것 같다.

이 프로그램이 친숙한 이유 중에 하나는 아마도 랭킹 시스템일 것이다. 물론 이 프로그램에서 책정되는 순위는 몹시 주관적이다. 하지만 산정방식과는 무관하게 랭킹을 매기는 것은 예전 가요톱텐을 연상하게 한다. 그래서인지 무의식적이지만 더 편안하게 이 프로그램의 포맷이 다가온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의 백미는 초대손님이다. 프로포즈쏭편에서는 유리상자가 나왔는데 정말 적절한 섭외라고 생각했다. 프로그램을 보면 김희철, 김민아만 계속 나와서 단조로운 점이 있는데 초대손님을 이러한 단조로움을 줄여준다. 프로그램 특성상 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초대손님은 대체로 나이가 좀 있다. 이 사람들이 들려주는 옛날 이야기는 추억에 새록새록 젖게 한다. 옛날 이야기를 하다보면 예전 시대상도 회상시켜 주기도 한다. 그러면 이미 노래로 인하여 예전으로 돌아가있어서 그런지 예전 생각이 더 잘난다.

예전에 어른들이 예전노래를 들을 때 나는 왜 그런지를 이해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현재에 좋은 노래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업데이트하지 못했다. 이제야 그 마음을 알 것 같다. 아무리 방탄소년단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어도 나에게는 015B가 더 취향이라는 것을 말이다. 아마도 현재 청소년들은 이런 나를 보고 이해를 못할 것이다. 그리고 이해못하는 것이 더 당연하다. 나에게는 어른들이 <가요무대>를 보는 것처럼 나는 <이십세기 힛트쏭>을 시청한다. 소재가 다 떨어져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재탕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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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