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1열> 22회 영화로 보는 엄홍길 대장

TV 2018. 10. 11. 12:23

<방구석 1>을 종종 시청한다. 매주 공통점이 있는 2편의 영화를 비교하면서 그 영화와 주제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편하게 하는 방송이다. 집 방에 앉아서 영화를 본다는 컨셉으로 흔치 않게 바닥에 앉아서 하는 방송이다. 컨셉은 성공적이어서 다른 영화 프로그램에 비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이 종종 연출되어서 보는데도 편안하다. 그리고 중요하게도 윤종신-변영주-장성규로 이어지는 화학적 결합도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유쾌하다.

윤종신씨는 이제 프로 방송인으로서도 손색이 없다. 특히 영화에 대한 조예가 꽤 깊다. <방구석 1>뿐만 아니라 작년에 방영되었던 <전체관람가>에서 이미 영화에 대한 그의 깊이 있는 통찰력을 들어냈다. 윤종신씨와의 영화의 인연은 생각보다 깊다. 이미 <라이터를 켜라>, <불어라 봄바람>에서 영화음악을 담당하였다. 하지만 윤종신씨가 본격적인 영화인은 아니므로 영화촬영에 대해서 전문가적인 지식을 가진 것은 아니다. 그래도 그 만의 주관적인 해석이 좋았다. 물론 감독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의도도 있지만 그것을 해석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관람객이다. 그만큼 영화는 개인적인 예술작품이다. 이런 면에서 그의 여러 의견은 동의하든 안하든 영화를 제대로 즐기는 태도를 잘 보여준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뭍고 존중하면서 듣는다. 그런 태도가 <방구석 1>의 핵심적인 편안함을 가져다 준다.

변영주 감독은 그 이름은 오래 전부터 들었다. 그런데 이렇게 길게 이야기를 장기간에 걸쳐서 듣는 것은 처음이었다. 생각보다 더 털털하고 유머가 있었다. 장성규 아나운서의 재기발랄한 유머에 비해서 변영주 감독의 유머는 아재스러움까지 겸해서 아재인 나는 몇 번이고 그의 감각적 언어에 큰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방구석 1>에서는 메인MC는 윤종신이지만 변영주 감독이 없으면 이야기가 매끄럽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영화감독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판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 기술적인 이야기, 그리고 다른 MC나 패널들이 놓치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도듬아 준다.

장성규씨가 예전 MBC 프로그램 <신입사원>에서 MBC에 들어가려 온 힘을 쓰던 모습이 어제 같은데 이제 JTBC의 간판 예능아니운서로 잡은 것을 보면 항상 감회가 새롭다. 그런 의미에서 강지영 아니운서도 마찬가지로 MBC에서 일하지 못하게 된 것이 전화위복이 되었다. 불과 10년도 안되는 사이에 JTBC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방송사로 거듭났고, MBC는 아직 예전의 위상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장성규 아나운서는 이 프로그램에서 윤종신씨의 보조역할을 하면서 일반인 역할을 한다. 영화를 즐기는 일반 애호가가 가질 만한 질문을 천연덕스럽게 해낸다. 덕분에 시청자들도 궁금증을 많은 부분 풀 수 있다. 그리고 개봉일 유머는 나름 자리를 잡아 아이스 브레이킹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22회에서는 산악영화 특집으로 <히말라야><K2>가 소개되었다. 초대 손님으로 엄홍길 대장, 이석훈 감독, 그리고 김인권 배우가 출연하였다. 이 패널들 덕분에 왜 이 영화를 찍게 되었는지, 영화를 찍을 때 어떠한 고민이 있었는지 등을 알게되면서 영화를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히말라야>가 가공의 일을 영화화한 것이 아니라 실제 있었던 일을 영화화한 작업이기 때문에 엄홍길 대장의 심정이 어ᄄᅠᇂ게 반영되었는지가 가장 중요했다. 그렇게 위험한 산을 동료까지 잃었지만 또 올라갈 수 밖에 없는 이유를 대장님의 이야기를 통해 더 절절하게 다가왔다.

서로가 같은 영화를 보고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단편적으로 재미있다’ ‘재미없다수준을 넘어서 깊게 영화를 반추하고 나면 우리의 삶도 더 풍부해진다. <방구석 1>은 그런 방식을 방송을 통해서 잘 보여주었다. 아무래도 공통점이 있는 영화를 2편을 고르다보니 소재가 추후 고갈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는데, 잘 발굴해서 장수하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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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자는 영화에서 인간을 본다>

Book 2017. 5. 14. 16:04



<뇌과학자는 영화에서 인간을 본다>의 작가 정재승 교수는 영화전문가는 아니다. 그래서 영화가 어떠한 기법으로 촬영되었는지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대신 정교수는 영화를 과학지식의 마중물로 아주 잘 활용한다. 영화에서 나온 소재를 통해 과학 지식과 아주 잘 접목시킨다. 영화에서 다룬 이야기가 어떠한 과학적 개념에 기반하는지, 그것이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지에 대해서 아주 잘 설명해준다. 여기에서 이라는 것은 과학기술의 문외한인 나같은 독자들에게 이해 가능한 언어를 통해 설명을 해준 다는 것이다. 교수로서 생활의 대부분의 시간을 과학적 논문을 읽는데 할애할 것이라고 추정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의 대중적인 글쓰기는 놀랍다. 아마도 학술적 글쓰기와는 다른 대중적 글쓰기적 뇌를 고루 갖춘 사람인 것 같다.

 

작가가 사례를 둔 영화 중에서는 내가 본 영화도 있고, 내가 보지 않은 영화도 있었다. 확실히 내가 본 영화는 더욱 흥미롭게 글을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인셉션>에 대한 설명은 내가 궁금했던 점을 긁어주는 느낌이라 아주 좋았다. 그리고 시각의 차이에서 오는 즐거움도 있었다. 예를 들어 <가타카>같은 경우에는 작가는 과학자답게 인간유전자변형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였다. 나나의 경우에는 <가타카>를 본 후에 유전자 변형으로 올 수 있는 사회적 갈등과 차별에 대해 더 깊이 생각했다. 역시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르고 다른 관점을 통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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