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쇼크>

Book 2019. 10. 17. 22:52

아이를 어른으로 키워내는 과정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심지어 대충 성인이 되는 것까지 보는 것만으로도 어려운 데 훌륭한 사람으로 만드는 일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잘 자리기를 바라고 노력한다. 그런데 잘 자란다는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고 심지어 목표가 같더라도 방법은 각기 다를 수 있다. 그래서 육아에는 어쩌면 왕도가 없을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육아스타일은 인기를 얻고 부모들에게 지지를 받기도 한다. 시대환경과 가치관이 바뀌기 떄문에 육아스타일도 바뀌기도 한다. <양육쇼크>는 육아에 대한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책이다.

첫 번째 장인 <칭찬의 역효과>부터 생각을 많이 해보게 하는 도전적인 내용이 담겨있다. 언젠가부터 아이들을 칭찬하는 것에 우리는 익숙해졌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식의 사고방식은 칭찬을 마치 만병통치약으로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 게다가 요즘같이 아이를 보통 1명 많아야 2명 낳는 시대에 부모는 아이들이 너무 귀여워 칭찬을 아낌없이 한다. 하지만 칭찬에도 어두운 점이 있다. 칭찬에 중독된 아이들이 칭찬받지 못할 일은 아예 하지 않거나 일찍 포기해 버린다는 것이다. 그리고 칭찬받을 수 있는 쉬운 일만 골라서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아이의 발전에는 큰 지장이 오게 된다.

나는 이것이 미국식 교육이 병폐라고 생각한다. 물론 미국식 교육에는 강점이 많다. 아이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할 수 있다는 정신을 독려하는 것이다. 그런데 때로는 시도때로 없이 할 수 있다는 등 남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상황도 괜찮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간혹 미국에서는 아이가 부정적으로 생각할 까봐 “No”를 어떻게든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과도한 긍정적인 삶은 오히려 삶에 해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어느 정도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예스를 외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런데 너무 긍정적인 것은 긍정적인 것만 못한 과유불급의 상태에 빠질 수 있게 한다.

7장의 <자제심은 학습이 가능한가?>도 재미있게 읽었다. 교사는 겉으로 보아서는 하는 일이 별로 없어보인다. 예전에 배웠던 것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기만 하면 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막상 교실에 가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야생마같은 학생들을 진정시키고 공부시키는 것은 꽤나 극한직업을 떠오르게 한다. 이러한 학생들을 조련(?)하기 위해서는 윽박지르는 것이 아니라 흥미를 불어넣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에서 소개한 마음의 도구들(Tools of the mind)’는 효과적으로 쓰이고 있는 모양이다. 교사는 직접 가르치기 보다는 학생들은 흥미를 촉진시키는데 집중한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학생들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고 공부를 잘 하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우리나라에 도입하려고 해도 문제가 되는 것은 아마도 입시일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문제의 모든 것은 입시과 관련하고 있다. 아무리 학생에게 인성에 도움이 되고 학습능력에도 도움이 되더라도 좋은 대학에 가는데 효과적이지 못한다면 그 방법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책에서 소개된 마음의 도구들도 마찬가지로 배척당할 가능성이 크다(받아 들여지더라도 초등학교 수준에서만 가능할 것 같다).

또한 우리가 오랫동안 교사의 역할에 대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가 생각하는 교사라함은 모름지기 학생에게 지식을 전달해주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흥미를 유발하는 역할을 하는 교사는 배척당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하는 일 없이 학생들하고 농담따먹기나 하는 사람취급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식은 이미 인류가 소화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졌고, 얼마나 아느냐보다 아는 것을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한 시기에 교사의 새로운 역할이 중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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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