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

Book 2019. 10. 26. 22:51

지금까지 인류역사에서 많은 사상이 있었다. 그 중 21세기 들어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사상이라고 하면 아마도 신자유주의가 아닌 가 싶다. 그래서 신자유주의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신자유주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는 것이 또한 사실이다. 이근식 교수의 <신자유주의>는 신자유주의가 어떠한 역사적인 배경을 통해서 형성되었고 어떻게 발전되었는지를 소상하게 설명한 좋은 책이다.

우선 책 서두에서는 기본적인 용어에 대한 확실한 설명이 들어간다. 우선 자유주의라고 함은 개인의 사회적 자유의 보장을 사회의 최우선 가치로 주장하는 이념이다. 그리고 이 자유주의는 크게 정치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정치적 자유주의란 만인평등 사상, 개인의 권리와 관용 그리고 정치적, 종교적 자유를 지지하는 이념을 말한다. 경제적 자유주의는 경제에 대한 정부의 규제와 지원을 철폐하고 경제활동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을 모토로 삼는다. 그리고 경제적 자유주의의 경제정책을 자유방임주의(laissez-faire doctrine)이라고 한다.

신자유주의와 대조되는 고전적 자유주의는 경제적 자유주의와 정치적 자유주의를 모두 포함한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진보적 자유주의가 나오는데 이 진보적 자유주의(혹은 사회적 자유주의 혹은 진보주의)는 경제적 자유주의를 비판하고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자유주의이다. 이와 대척점에 있는 것이 자유지상주의이다. 그래서 경제정책에 있어서 자유지상주의자는 자유방임주의자이고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은 개입주의자이다. 이 차이점의 근간에는 정부에 대한 신뢰에 대한 태도가 있다. 자유방임주의자들은 정부를 불신하는데 비해 개입주의자들은 정부를 신뢰한다. 특히 개입주의자들이 유능한 사람들이 정부를 운영한다고 보는 소위 Harvey Road Presupposition을 가지고 있다.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사상이 여럿이 있었으나 현대적인 의미에서 신자유주의가 정립된 것은 1980년대 영국의 대처수상과 미국의 레이건대통령시절이었다. 이들은 비대해진 정부가 초래하는 국가의 실패를 비판하고 고전적인 자유방임주의로 돌아갈 것은 역설하였다. 그리고 반대로 작은 정부를 위한 세금감축, 통화남발 금지, 적자재정 금지, 정부기구 축소, 공기업 민영화, 경제규제 축소, 대외거래 자유화, 노동자 보호 축소 같은 정책을 지지한다. 그리고 복지제도를 축소하려 하였다. 신자유주의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많은 정부에서 이 사상에 기반한 정책을 도입하였으나 소득의 양극화와 경제의 불안정같은 문제 역시 도정하였다.

이와 같은 개념을 설명한 후 이 책은 신자유주의 사상가로 분류될 수 있는 하이에크, 프리드먼, 그리고 뷰캐넌을 소개한다. 쉬운 내용은 아니지만 어렵지 않게 느껴졌던 것은 그들의 생애를 그리고 그 후에 어떻게 그들의 생각이 진화했는지를 보여주어서이다.

읽으면서 몇가지 그들의 중요한 생각을 노트를 하자면 경쟁은 결국 생산자들에게 합리성을 강요하는 과정이다.” “사람은 원래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존재가 아니라 경쟁이 사람들로 하여금 합리적으로 행동하도록 강요한다.” 이는 경쟁의 순기능을 보여준다. 그리고 정부재정이 계속 늘어나는 관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재정착각(Fiscal illusion)은 사람들이 자신의 실제로 부담하는 것보다 훨씬 적게 재정지출을 부담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을 말한다.

가장 충격적이고 신선했던 발상은 화폐발행의 민영화였다. 하이에크는 중앙은행이 화폐발행을 독점하여 화폐주조 차익(seigniorage)를 획득하는데 집중하여 재정팽창을 만든다고 하면서 민간은행이 화폐발행을 허용하자는 생각을 개진하였는데 50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파격적인 생각인 것 같다. 역시 생각이라는 것은 정말 무섭다는 생각을 한다. 신자유주의라는 생각이 우리 삶에 미친 것을 생각해보면 그 중요성을 더욱 느낀다.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처받지 않을 권리>  (0) 2020.02.03
<노동의 종말>  (0) 2019.10.30
<세상읽기와 세상만들기>  (0) 2019.10.25
<양육쇼크>  (0) 2019.10.17
<국가재정제도>  (0) 2019.10.17
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