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저널리즘>

Book 2019. 7. 3. 16:42

 

언론은 사회의 공기(公器)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1세기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언론은 새로운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이하였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연구서인 <디지털 미디어시대의 저널리즘>에서는 변화한 언론상황, 문제점을 체계적으로 잘 보여주었다.

디지털 시대의 저널리즘에 있어서 새로운 장점은 파워블로거라는 전문가들의 등장이다. 예전에는 기자 직함을 단 사람만이 글을 쓰고 보도하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일반인들이 웹에 글을 쓰고 대중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시대가 도래하였다. 그렇다면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파워블로거와 기자는 어떻게 구별될 수 있을까? 책에 따르면(84) 첫째, 뉴스에 대한 전문성이냐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냐의 차이이다. 물론 분야에 맞는 전문기자도 있지만 기자는 어쩌면 아무 분야에도 전문적이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전문적인 분야가 있다면 보도분야에 전문성이 있을 것이다. 기자는 그 어떤 내용이라도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확하게 이야기하는 전문가이다. 반면에 파워블로거는 내용을 알리는데는 어수룩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분야를 깊이있게 이야기하는데는 능숙하다. 그래서 표준화된 기자의 보도내용과는 다른 독특한 글의 풍미를 느끼게 할 수 있다. 둘째, 취재원과의 접근성이 다르다. 파워블로거가 취재를 하려면 매우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취재를 받는 입장에서는 공신력이 떨어지는 개인에게 정보를 내놓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 반면에 언론기자들은 기관의 공신력을 바탕으로 당당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셋째는 신뢰성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기자는 언론기관의 이름을 걸고 보도한다. 그러므로 시민들은 기자가 더욱 신중히 사실만을 보도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신뢰가 최근에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사실을 이야기함에 있어서 기관의 이름을 걸고 이야기하는 기자와 자신의 이름만으로 이야기하는 파워블로거와의 사이에는 신뢰성의 차이가 있다. 넷째는 객관성 담보여부이다. 보도함에 있어서 절대적인 객관성을 담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사의 기자들은 대부분 불편부당하게 사실을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반면에 파워블로거의 경우에는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서 같은 사실을 자신만의 해석을 넣어서 이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다섯 번째 차이점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데 방송사의 보도사이에는 차이가 크지 않은 데 반해서 파워블로거 사이에는 차이가 크다. 물론 기자나 방송사 사이에도 분명히 차이가 존재한다. 하지만 파워블로거 사이의 차이보다는 훨씬 적다. 이러한 차이점이 좋고 나쁜 점 모두 존재할 것이다. 문제는 기자가 되었든 파워블로서가 되었든 사실을 왜곡하거나 날조하지 않는다면 각자의 형식에 맞게 글을 쓰는 것은 세상을 알아가는 다양함을 늘려준다는 점에서 일조한다고 생각하고 이 둘이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연구서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어쩌면 가장 근본적인 점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저널리스트는 무엇인가? 이 책에 따르면 신문이 등장하기 전의 저널리즘이란 사적 간행물을 적는 행위를 뜻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신문이 등장하고 뉴스를 수집하는 사람으로 의미가 전환되었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저널리스트라는 역할이 정립된 것이 1800년대가 넘어서 였다는 것이다. 근대적 의미의 저널리스트가 생겨난지가 불과 200년 남짓이 된 것이다. 처음에는 당연히 텔레비전이 없었으므로 신문기자를 뜻했었다. 그러다가 매체의 발달로 종이신문에서 국한된 언론이 라디오로도 퍼져나가고 그리고 20세기가 되어서는 텔레비전의 시대가 왔다. 그리고 21세기에는 인터넷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언론 그리고 저널리스트의 경계는 확대되면서 동시에 불분명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인위적으로 막기도 어려운 흐름이다. 문제는 이 흐름에도 정확히 사실을 전달하는 자세를 글을 쓰고 말을 하는 사람들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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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

<기자는 무엇으로 사는가>

Book 2018. 4. 14. 02:38


나는 언론계에 종사하는 것은 아니지만 언론의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다. 시민들이 아는 세상의 대부분의 정보는 언론매체를 통해 전해진다. 그런데 이 언론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다면 시민들은 제대로 판단을 하지 못한다. 예전에는 언론이 권위를 가지고 있었고, 언론사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광고와 구독이 지탱해주었기 때문에 큰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언론의 권력은 쇼셜미디어(Social Media)의 발전 그리고 깨어있는 시민의 증가로 예전보다 약화되었다. 또한 신문구독률은 계속 떨어지고, 방송국의 경우에도 시민들이 다른 매체를 통해 뉴스를 습득하기 때문에 기존 언론의 영향력이 예전같지 않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기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었는데, 원래 알고 있었던 것들도 있었고, 상황이 생각보다 더 심각한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된 언론인으로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조명하였다. 그리고 참된 길을 걷는 기자들을 시민들도 알아줄 것이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있었다. 그리고 변화하는 매체의 성격에 대처하는 기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자의 역할을 아직도 중요하며, 미래에도 사회적으로 큰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가지 시선을 끈 부분은 고인시인과의 인터뷰였다. 이 책에서는 여러 명사들이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넣었다. 여러 명사들 중 한명이 고은이었다. 물론 이 책은 고은의 스캔들이 터지기 전에 써서 출판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았던 것은 고은이 가지고 있는 생각만 전하면 되는데, 기자의 사적인 감정을 풍부히 담아 글을 썼다. 그것도 기존의 권위에 영향을 받아서 감상문같은 글을 써놓았다. 예를 들어 "그윽한 눈빛에 생기가 넘쳤고, 낯빛은 미소년처럼 환했다."라고 써놓았다. 문학인을 만나서 본연의 신분을 망각한채, 감상문 같은 글을 쓴 것은 아쉬웠다. 글에는 책임감이 따른다..

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