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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걸은 2011년에 시작하여 2018년에 시즌 7(시즌 7은 좀 짧다)로 종영한 생활형 코메디 드라마이다. 나는 프렌즈로 미국드라마를 보기 시작했기 때문에 프렌즈 형식의 소프트하면서도 유머있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편인데 뉴걸을 보면서 프렌즈의 LA편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런점에서 <How I met your mother>도 꽤나 닮아 있다.
프렌즈가 라인업이 남자3명, 여자3명, <How I met your mother>가 남자3명, 여자2명, 뉴걸은 남자3명, 여자2명을 주축으로 나간다. 프렌즈가 주축등장인물 중에서 남매가 있지만 뉴걸은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How I met your mother>가 아이들에게 엄마를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를 회고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비해 뉴걸은 남자3명이 사는 집에 한 여자가 들어와 살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프렌즈, <How I met your mother>, 그리고 뉴걸이 등장인물의 직업도 다르고 이야기거리도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점인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그 집단 안에서 로맨스가 벌어진다는 것이다. 남녀가 공히 출연하고 시즌이 길어지는 드라마 안에서 로멘스가 안나오는 것도 어렵기는 하다. 뉴걸에서는 주인공 제스와 닉, 그리고 슈미트와 씨씨가 결혼을 한다. 남은 윈스턴은 그룹 밖이지만 직장동료와 로멘스를 나눈다.
현실적인 이야기이기도 하고, 시청률을 올리고자 긴장감을 높이려고 기제인지 등장인물 사이의 로맨스는 위기를 맞는다. 그리고 헤어지기도 한다. 나는 프렌즈, <How I met your mother>, 그리고 뉴걸 모두 가장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헤어진 후에도 계속 친한 친구로 남아서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뉴걸의 경우는 양반인 것이 프렌즈와 <How I met your mother>는 다른 친구하고도 로맨스를 나눈다. 나는 이것이 진정한 미국문화인지 아니면 드라마여서 그런 것인지 모를 지경이다. 물론 뉴걸에서도 제스와 닉이 헤어진 후에도 같이 사는데 이를 이상해 여기는 닉의 새로운 여자친구가 있었다. 그리고 감정이 남은 제스와 닉은 궁극적으로 잘 되는 것이 이 드라마의 기본 흐름이다. 내가 남녀관계에 있어서 너무 보수적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아직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웃기고, CSI나 Startrek같이 특수상황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루어서 쉽게 볼 수 있는 드라마였다. 그리고 시즌이 7까지 했다는 것은 그만큼 시간이 흘렀다는 것이다. 그리고 왠지 같이 늙어가는 느낌도 생긴다. 젊었을 때 같이 동거하던 친구라도 새롭게 짝을 만나 분가하는 날이 오기 마련이다. 뉴걸에서도 그 날은 왔고 궁극적으로 친구들이 3가정으로 나누어 나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를 볼 때, 인생의 회자정리가 저절로 느껴지기도 했다. 역시 인생에는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했다. 특히 마지막 시즌에서는 프렌즈, <How I met your mother>의 마지막 시즌이 그랬던 것처럼 너무 아쉬웠다. 시즌이 지날 수록 지루해진 점도 있었지만 헤어짐의 아쉬움도 그만큼이나 컸다. 지금도 시간은 흐르고 있고, 배우들도 늙는다. 나중에 이 배우들이 더 늙은 모습을 보면 왠지 친구가 늙어버린 모습을 보고 (물론 그 사이에 나도 늙었지만)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될 것 같다.
뉴걸이 오래 지속되면서 밋밋함을 상쇄시키기 위함인지 중간마다 카메오가 등장했다. 예를 들어, 프린스가 등장에서 깜짝 놀라게 하였다. 개인적으로 가장 소리를 지렀던 부분은 제스와 친구들이 뉴욕에 놀라가서 벌어지는 시즌 6 에피소드 4에서 <브루클린 99> 팀이 나왔다는 것이다. 이미 <브루클린 99>을 보고 뉴걸을 보았기 때문에 친구를 뜻밖에 만난 것처럼 매우 반가웠다. 아마 내가 <브루클린 99>을 보지 않았다면 특별한 감흥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역시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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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의 보여주기가 지겨운 시대에 아주 반가운 프로그램이 하나 나타났다. 일반인들의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아무튼 출근>이다. 초등학교 선생님, 치과의사, 은행원, 레고직원, 국립공원 수의사, 대기업 유통 바이어, 카드회사 직원, 우체국 직원까지 사회의 각지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내부인이 아니면 잘 알 수 없는 근로현장을 생동감있게 보여주고, 남들은 어떻게 살아가는 지를 알 수 있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는 아주 좋은 프로그램이다.
수많은 프로그램이 억지로 설정되고 자기 잘났다고 뽐내는 연예인 사생활 공개프로그램이 아주 지쳐있다(물론 그렇다고 사람들이 지쳐있지만 안보지 않는 것이 함정이기는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네 보통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한 관심이 공중파에서는 비교적 미미했던 것이 사실이다. 공중파에서 보통 시민을 다루어지는 것은 <극한직업>, <인간극장>이나 <동행>같은 다소 일반적이지 않은 시민들의 모습이었다. 그저 그럴 수 있는 평범한 모습에 대한 갈망이 사람들에게는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요즘 젊은이들은 자신의 모습을 담는 것에 익숙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이 일하는 모습을 브이로그 형식으로 유튜브에 올리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들의 관심과 적극적으로 자신을 보여주려는 사람들의 접점을 이루어 이 프로그램이 탄생하게 되었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청소년 직업탐색용 교육자료로 쓰여도 좋다고 생각한다. 괜히 예산을 들여서 엄하게 교육자료를 만드느니 예능형식으로 해서 재미도 있고, 다양한 측면에서 직업의 현실을 (물론 단면적이지만) 알 수 있게 해준다는 면에서 청소년에게도 유익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이 유익하면서도 재미도 놓치지 않았던 이유는 진행자의 구성에 있다. 우선 김구라의 중앙배치가 이 프로그램이 예능이라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 특히 그의 위치가 이 프로그램에 자연스러운 것이 그가 잡학다식하다는 점이다. 그의 잡학다식함은 출연자에게 나름 시청자들이 궁금해할 수 있는 시사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가끔 연예인 중에서 진행은 잘 하는데 세상 돌아가는 것에 문외한인 경우가 있는 김구라의 경우는 <썰전> 진행자 출신답게 폭넓은 배경지식을 통해서 프로그램의 진행시킨다.
박선영도 아주 중요하다. SBS에서 다년간 간판 아나운서로 활동한 직장인 이력으로 출연자들의 생활에 크게 공감해준다. 물론 방송국 직원이 일반 사람들과는 다를 수도 있는데, 그렇게 치면 출연하는 사람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그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이해가 될 만하다. 그리고 박선영의 이미지가 워낙 단정하고 교양이 넘쳐서 이 프로그램이 단순한 웃고 넘기는 예능이 아닌 느낌을 준다. EBS 프로그램 정도의 단정함을 주게 한다.
별로 중요한 것 같지는 않아보이는 황광희도 매우 중요하다. 만약에 김구라와 박선영만 있다면 다소 무거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가볍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가끔 그는 엉뚱한 질문을 하는데, 내가 볼 때는 충분히 궁금해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렇게 김구라-박선영-황광희로 이루어진 엠씨팀이 꽤 균형을 잘 이루어서 프로그램이 너무 무겁지도 너무 가볍지도 않게 흘러가게 한다.
마지막으로 출연진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그날 출연한 사람들도 같이 촬영분을 보면서 이야기를 하거나 질문을 하는데 진행자들이 놓치는 부분도 잘 질문해서 방송이 자연스럽다. 물론 아쉽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게도 프로그램에서는 직장인들 출연진은 계속 바꾸게 된다. 계속 바꾸어 소재가 바뀌다 보니 시청자들도 다양한 삶을 배울 수 있다. 직업이 다양한 만큼 앞으로도 한동안은 소재가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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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르고 굵직한 의견으로 유명한 철학자 한병철의 <투명사회>는 한번즈음 제대로 깊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 책이다. 투명성은 시대의 화두이다. 행정학이나 정치학에서는 투명성을 자우 중요한 모토로 삼고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부투명성을 증진시키기 위해서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 게다가 과학기술의 발전은 투명성을 크게 늘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였다. 투명성의 장점이 이미 많이 논의되었다. 하지만 반론도 아주 크지 않지만 나타나고 있다. 한병철의 <투명사회>도 투명성에 대한 경고라고 볼 수 있다. 나는 투명성이 거버넌스의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점에서는 한병철의 여러 의견에 동의한다. 하지만 투명성이 장점이 단점을 상회하기 때문에 더 증진시켜야 한다고 본다.
우선 한병철의 의견에 가장 동의하는 것은 투명성이 오히려 정책효과성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즉각 공개된다면, 정치는 필연적으로 호흡이 짧아지고 즉흥적 성격을 띠게 되며, 그러다가 결국 잡담과 같이 얄팍해질 것이다...일이 숙성하도록 놓아두는 것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140쪽)”
어떠한 정책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데 있어서 어느 정도의 비공개는 필수적이다. 모든 정책이 대중에 노정되었을 때 정책의 호흡은 빨라 지고 근시안적이 될 수 있다. 때로는 정책이 꼭 필요하지만 인기가 없을 수도 있다. 이 경우에 정책과정을 모두 보여준다면 정책이 논의되기도 전에 자초될 것이다. 게다가 저자가 말했듯 “투명성의 독재 속에서는 주류에서 벗어나는 의견이나 일반적이지 않은 아이디어는 아예 입 밖으로 꺼내기도 어렵다(141쪽).” 정책에 대한 논의를 하다보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때로는 엉뚱하기도한 이야기도 나오게 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모두 공개된다면 참여한 사람들은 입조심은 물론이거니와 뻔하고 안전한 이야기만 하게 될 것이다. 혁신은 때로는 어처구니 없는 생각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뼈아픈 손실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한병철의 “투명성에는 향기가 없다(69쪽)”며 비판하는 데에 있어서 동조하기 힘들다. 한병철의 가장 큰 문제는 투명성에 있어서 정보의 방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투명성을 그저 모든 사람이 서로의 모든 과정을 볼 수 있는 것으로 고려한 것 같다. 특히 정부가 시민을 감시하는 것으로 파악하였다. 그래서 “투명성의 강제는 기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한다(25쪽)”라는 말을 하거나 “전면적 감시 속에서 투명한 사회는 비인간적인 통제사회로 전락한다(97쪽)”는 말을 한 것 같다.
David Heald는 일전에 투명성에는 방향성이 있음을 밝혔다. 그래서 정부가 시민을 보는 것과 시민이 정부를 보는 것은 다르다고 보았다. 한병철은 이를 모두 섞어서 이야기하였다. 나는 시민이 정부의 정보를 보는 것을 부분적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정부활동의 결과로 나타난 정보는 반드시 시민에게 공개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정부가 책임감있게 일을 할 것이다. 그리고 부패라는 악취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정부가 시민을 감시하는 것은 제한적으로 이루어 져야한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정보공개법이 제정되어 시민의 요구가 있을 경우에는 정부는 가지고 있는 정보를 공개해야한다. 하지만 몇몇 경우에는 정보공개의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예를 들면, 현재 수사중인 사건에 대한 정보나 외교에 관련된 정보는 정보공개 대상이 아니다. 정부투명성은 원숙한 민주주의 사회 조성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하지만 어떻게 얼만큼 정보가 수집되고 공개되어야 하는 지는 꾸준히 논의되어야 한다. 그래야 더 효과적으로 정보가 시민들을 위해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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