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ce upon a bag: 에르메스, 가방이야기>

Exhibition 2021. 6. 8. 16:40

나는 가방에 관심이 없다. 일단 검은색에 눈에 띄지 않은 책가방을 메고 다닌다. 한 번 사면 3년정도 쓰는데 가방은 나에게 하나로 족하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가방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지고 싶지는 않지만 여자들은 대체로 가방에 남자들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것 같다. 물론 남자보다 가방에 관심이 덜 한 여자들도 꽤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명품 가방, 특히 옆으로 메거나 들고다니는 종류의 가방에 국한하자면 평균적으로 여자들이 남자들보다는 가방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물론 이러한 나의 시선은 틀릴 수 있다.

당연히 모든 여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몇몇 여자들에게 명품 핸드백은 선망의 대상이다. 샤넬, 루이비통, 프라다 등등의 이름은 나같은 패션 문외한도 들어보았다. 잘은 모르겠지만 그 명품 중 최고봉 중에 하나가 에르메스라고 한다. 이 에르메스에서 에르메스 가방 전시회를 개최했다고 한다. 그래서 에르메스 가방에 큰 관심을 갖은 어떠한 여성분과 같이 이 전시회를 학습차원에서 가게 되었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명품일까 배워볼 의도에서 말이다.

나는 이 에르메스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의 아들로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라 창업자인 Thierry Hermes를 따라서 에르메스라고 진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이 에르메스를 허미스(영어식 발음)이라고 부르지 않고 에르메스라고 하는 것은 이 티에리 에르메스가 프랑스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티에리 에르메스는 1801년에 태어나 1878년에 타계했다고 한다. 그러니 에르메스가 생긴지는 200년이 안된 것이다.

가방의 문외한으로서 전시회를 둘러보고 가장 인상깊게 생각한점은 에르메르 가방에 따로 상표가 붙어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샤넬 가방을 보면 그 유명한 로고가 붙어 있고 루이비통은 그 유명한 무늬가 가방을 수놓아서 대번에 그 브랜드의 가방인 줄 식별하겠는데 에르메스의 경우에는 따로 특이한 로고나 무늬가 없어서 신기했다. 동행한 분에게 이 점에 대해서 문의를 해보니 아는 사람은 안다는 것이다. , 에르메스 가방이라는 것을 식별할 수 있는 사람은 로고나 무늬가 없어도 안다는 것이었다. 에르메스 가방을 착용한 사람은 에르메스를 착용했다고 알아 주지 않는다고 괜찮을 정도의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에르메스에서 간판 상품 중 하나는 버킨 백이라고 한다. 그 위엄이 어느 정도냐면 <뷰티풀 몬스터>라는 책을 쓴 김경씨는 책에서 버킨 백에 대해 이렇게 썼다. “아는지 모르겠지만 버킨 백의 명성은 세계의 수많은 직장 여성들이 그 백을 사는 것 필생의 업으로 삼을 만큼 높다. 버킨 백을 사기 위해(혹은 사주기 위해) 적금을 붓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여기에서 버킨은 사람이름이다. 잘 모르는 사람은 버킨이 사람이라고 하면 가방을 만든 장인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Jane Birkin1946년생인 가수이자 배우라고 한다. 이 종합만능 엔터테이너의 이름을 따서 버킨 백이라는 이름이 붙였다고 한다.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로 바꾸어 응용하자면 가방을 이름을 엄(정화)가방으로 부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전시를 둘러보면서 신기했던 점은 평소에 들고 다니기에는 어려운 것 같은 디자인의 가방도 꽤 있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무슨 상어모양을 가방에 넣었는데, 나같은 가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아무리 이 가방의 명품 에르메스라고 해도 들고 다니지 못할 것 같았다. 이것이 마치 자동차 회사에 실제로 시장에는 내놓지는 않았지만 한번 구상해보는 컨셉트 카 같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동물모양의 가방도 있었는데 실제로 들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이 전시회에 온 많은 사람들은 굉장히 관심을 가지고 가방을 사진을 찍고 가방 앞에서 사진을 찍었는데,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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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

Exhibition 2021. 6. 8. 00:46

나는 가끔 삶이 힘들 때, 독립운동가분들의 기념관을 찾는다. 독립운동가분들의 고초를 보면 내가 얼마나 편하게 살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내가 사는 인생이 의미가 있는지 되뭍게 된다. 나만 생각하고 사는 것은 아닌지. 혹은 나의 부질없는 사리사욕에 스스로를 괴롭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양재에 있는 <매헌윤봉길의사기념과>도 나의 옹졸함을 깨우쳐 주었다.

내가 기념관에서 가장 먼저 놀란 것은 윤봉길 의사께서 25살에 거사를 치르셨다는 것이다. 나는 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윤의사님께서 30대 중반 정도에 의거를 일으키신 줄 알았다. 20대 중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자신의 불태워 나라의 정체성을 확인시킨 것이었다. 내가 25세에 기껏해야 제대해서 학점관리하느라 정신없었던 것을 기억하면 부끄러워 진다.

윤의사님께서는 1908년에 태어나 1932년에 돌아가셨다. 의사님께서 태어나시기 전인 1905년에 을사늑약이 있었고 1910년에 경술국치가 있던 것을 생각하면 태어나실 때부터 아예 나라가 패망해버린 것이다. 의사님께서 12세였던 1919년에 3.1운동이 있었다. 아마 이 사건은 의사님의 어린날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행히 의사님은 가정교육을 잘 받으신 것 같다. 왜냐하면 태어날 때부터 나라가 망해있고 가정이 엉망이면 그저 일본인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비분강개하셔서 독립운동을 결심하셨으니 말이다. 지금 젊은이들이 힘들다고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윤의사님 연배의 우리나라 조상님을 생각해보면 극한의 어려움에도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의사님의 걸어온 길을 보면서 그 전에는 몰라서 가장 놀란 점은 슬하에 3명의 자녀를 두었다는 것이다. 물론 요즘 기준으로 15세에 결혼하신 것도 놀랍고 25세가 되시기 전에 3명의 자녀를 둔 것은 아주 놀랄 일이다. 하지만 100년 전이라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이기는 하다. 내가 이것보다 인상깊게 보았던 점은 아이가 있는데도 독립운동을 감행하신 것이다. 사실 아이가 있으면 현실에 부조리한 점이 있더라도 꾹 참고 살기 마련이다. 아이를 두고 그 부조리를 고치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큰 희생을 일으킨다. 만약에 의사님이 싱글인데 거사를 일으켰다면 그나마 조금이나마 더 인간적으로 이해가 될 만하다. 그런데 아이가 3명이나 있는데 거사를 일으킨 것을 보고 이 분은 초인적인 신념으로 거사를 일으켰음을 알게 되었다. 정말 대단한 분이시다.

윤의사님이 남자로서 멋있다고 생각한 것은 그가 독립운동을 위해서 중국으로 떠나기 전에 丈夫出家生不還이라는 말씀을 남기셨다는 점이다. 이 말의 뜻은 장부가 뜻을 품고 집을 나가니 뜻을 이루지 않고는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라고 한다. 가끔 남자답다고 하는 것이 객기를 잘 부리를 줄 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혹은 술을 잘 마시는 것은 남자답다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것은 오히려 남자를 부끄럽게 하는 일이다. 좋은 의미로 남자답다고 하는 것은 의로운 뜻을 가지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정진하는 것이다. 그리고 결연한 각오를 가지고 그 뜻을 실행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윤의사님은 인간으로서 뿐만 아니라 멋진 남자로서도 본받을 만하다.

2021년에 세상은 의사님이 사는 세상과는 많이 변했다. 하지만 의로운 뜻을 세울 곳은 지금도 아직 많다. 의로운 뜻을 세우는 일은 몹시 어렵다. 하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다. 만약에 윤의사님이 그저 3명의 자녀를 키우는데 급급하여 일본인들에게 아첨하는 조선인으로 살았다면 그의 이름이 지금까지 전해질 수 있었을까. 일상의 무게에 삶이 옹졸해짐을 느낀다면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 가는 것을 추천하다. 기념관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자신이 둘러싼 세상이 달리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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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용의 옐로우 카드 3>

TV 2021. 6. 1. 23:20

최근에 이광용의 옐로우 카드 시즌3를 유튜브로 즐겨보고 있다. 3이 말하는 것처럼 이미 예전에 시즌 1과 시즌 2가 있었지만 그 때는 있는지도 모르다가 올해 들어서 보고 있는데 아주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의 가장 인기 종목인 야구와 축구를 중심으로 방송하고 있는데 나의 경우에는 주로 야구편을 보는데 재미있게 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마음에 드는 점은 심층적이라는데 있다. 이제 스포츠 뉴스에서 전해주는 기본 정보는 인터넷을 살짝 보면 알 수 있다. 생각해보면 1990년 초반만 하더라도 프로야구 실시간 정보를 알기 위해서는 ARS로 전화를 걸어 알아보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조마조마하게 스포츠 뉴스를 통해서 야구결과를 아는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그런 시절은 완전히 지났다. 야구팬들은 더 깊이 있는 내용을 원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프로그램은 선수출신 해설위원, 감독출신 해설위원, 그리고 기자가 만나서 꽤나 깊이 있는 내용을 방송해서 깊이 있는 내용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니즈를 맞춘다.

또 이 프로그램이 마음이 드는 점은 솔직하다는 점에 있다. 공중파 방송을 보면 상대방의 위신을 세워주기 위한 감언이설을 중심으로 방송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이 방송은 비판할 것은 제대로 비판하는 데에서 매우 시원하다. 예를 들어, 기아타이거즈 무엇이 문제인가 특집편에서는 속 시원하게 현재 기아타이거즈가 처한 문제를 이야기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욕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근거를 통해서 건설적인 비판을 하는 것이다. 이런 점이 이 프로그램의 퀄리티가 상당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프로그램이 마음에 드는 점은 발란스이다. 출연진이 상황에 따라 바뀐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합은 장성호-장정석-이용균 그리고 당연히 이광용 조합이다. 스타선수출신의 장성호, 스타선수출신은 아니지만 감독경험이 있는 장정석 그리고 선수도 해보지 못했지만 야구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이용균 기자에다가 스포츠 중계를 오래동안 한 공력의 이광용 아나운서까지 만나면 하나의 문제도 다각도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다각도의 시선은 다양한 의견을 산출한다. 야구에는 정답이 없다. 그래서인지 이러한 다양한 의견은 각 문제에 대해서도 다각도로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

특히 진행자인 이광용의 존재가 중요하다. 이광용은 적재적소의 질문을 해서 3명의 전문가로부터 시청자들이 원하는 대답을 이끌어 낸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사안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되어 있어야 한다. 이광용은 깊은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한 질문을 할 사람으로 적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질문이 이 프로그램 앞에 그의 이름을 내세울 수 있게 하는 자격을 준다.

이 프로그램의 매력이 넘치는 것은 쏠쏠히 나오는 재미이다. 아무리 깊이있고 솔직하더라도 진지하면 볼 맛이 나지 않는다. 이미 일상생활에서 지쳐있는데 야구에서까지 심각해지면 삶이 힘들다. 이광용이 아나운서고 대체로 썰렁하기는 하지만 활발히 개그를 추구한다. 이런 점이 분위기를 살린다. 그리고 이광용과 장성호 충암고 선후배 캐미도 볼만한다. 서로 존중하면서도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마지막으로 가끔 난데 없는 매력을 발산하는 이용균 기자도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그램이 시의적절한 주제도 잘 고르는 점도 칭찬할 만하다. 아무리 좋은 주제도 흘러가버리면 중요성이 떨어져 버리는데 옐카는 핵심주제를 제때 잘 선정하는 것 같다. 그리고 재미의 요소도 꼭 빠트리지 않는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롯데에 대한 이야기하는 데 한준희 축구해설위원을 섭외한 것이다. 부산출신인 그의 애정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색다른 재미를 안겨주었다. 앞으로도 이 프로그램이 롱런했으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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