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

Book 2019. 8. 15. 01:24

 

아동교육의 명저라고 불리는 <한 아이>를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계속해서 우울했다. 일단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는 정말 불쌍하다. 이 책은 특수학교에서 술꾼인 아버지에게 학대받고, 어머니는 떠나버린 쉴라를 지켜보는 교사의 이야기이다. 물론 가끔 자신의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주인공인 쉴라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단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자에 다가 아이를 학대하는 것 자체가 너무나 슬프다. 가끔 뉴스에 어린이집 교사가 아이들을 학대하는 것이 나와 시민들의 분노를 사게 한다. 물론 이 문제는 큰 문제이고 반드시 시정되어야 하는 시급한 문제임에는 틀림없다. 그런데 나는 우리가 또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친부모에게 학대를 당하는 아이들이 더 많다는 것이다. 어린이집에서 학대당하면 아이가 어떤 식으로든 부모에게 알리고(혹은 부모가 알아채고) 교사를 잡아내고 교사는 처벌당할 수 있다(물론 이런 문제도 원천적으로 없어야겠지만). 그런데 부모가 학대하는 것은 양육시설에서 학대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잡기 어렵다. 일단 아이의 양육은 부모의 책임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왈가왈부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터부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끔 뉴스에 나오는 부모가 게임을 하느라 아이를 굶겨 죽였다는 등, 혹은 홧김에 아기를 던져서 죽였다는 등의 일 정도는 아니지만 아이에게 정신적 혹은 육체적으로 학대하는 일이 꽤나 있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막느냐이다. 우선 어디까지가 학대인지를 확실하게 정해야한다. 누구는 뺨을 때리는 것을 학대라고 생각하고 누구는 아니라고 생각하면 국가가 개입하기 아주 어려워진다. 그 후 학대의 기준이 확실하다면, 언제, 어떻게 개입해야 하는가가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에는 일정 연령 이하의 아이가 혼자 있을 경우에 부모는 처벌받는다. 혼자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학대라고 보기 때문인데 이를 인지한 누구나 신고할 수 있고, 이를 알아챈 경찰은 바로 출동하게 된다. 이러한 확실한 프로토콜이 자리 잡혀야 한다. 그리고 학대받는 부모에게서 아동을 구출할 경우 어떻게 보육할 것인지도 제대로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학대를 받는 다고 아이를 부모에게서 떨어뜨려 놓은 후 방치해 놓으면 국가가 또 다른 학대를 자행하는 것이다.

<한 아이>를 보면서 가장 슬펐던 장면은 쉴라가 성폭행당하는 것이다. 그 장면에서 너무 놀라 책을 떨어뜨릴 뻔했다. 문제는 이러한 아동 성폭행이 소설의 가상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꾸준히 아동성범죄가 일어나고 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 응당 그 피해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어떤 것은 민사로 해결되기도 하지만 어떤 일은 형사사건이 되어 재판을 받는다. 세상의 여러 일이 있는 만큼 죄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아동 성범죄는 정말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 앞 길이 창창한 인간의 인생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너무 야비하기 때문이다. 자기보다 훨씬 힘이 없는 아이를 꼬셔서 성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에게는 참형에 처해야 한다.. 그리고 공개적으로 참수하여 아동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혹자는 사형제가 범죄률을 낮추지 못한다고 한다. 나는 그 이유가 사형을 안 보이는 곳에서 시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동성범죄(혹은 유괴 같은)) 중대한 범죄에 대해서는 저지르면 끝장이라는 것을 반드시 사회가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바로 선다.

책을 보면서 신기했던 점은 중간에 <어린 왕자>를 읽는 대목이 나온다. 소설에서 소설을 읽으니 이 책이 소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한 아이>1980년에 나왔는데 그 당시에도 <어린왕자><어린 왕자>를 읽었구나 하는 사회상도 조금 느낄 수 있었다. 1943년에 나온 <어린 왕자>가 이미 1970년대에 고전의 반열에 오른 느낌이었다.

<한 아이>는 나레이터인 교사가 쉴라와 헤어지는 것으로 끝이 난다. 그래서 오픈 엔드 형식을 취하는데, 쉴라가 어떻게 살아나갈지 궁금했다. 검색을 조금 해보니 헤어진 후 7년 후를 그린 <한아이 2>가 있었다. 읽어야 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이다.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  (0) 2019.08.16
<프로페셔널의 조건>  (0) 2019.08.16
<고령화 시대의 경제학>  (0) 2019.08.10
<자유론>  (0) 2019.08.04
<동반성장을 위한 새로운 비전과 전략>  (0) 2019.08.01
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