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 Pop 전>

Exhibition 2018. 11. 9. 22:41

르 메르디앙 서울-M컨템포러리에서 열리는 Hi, Pop 전을 다녀왔다. 강남역은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최고 핫플레이스로 지난 20년 넘게 자리를 매김 했다. 사실 최고의 핫플레이스의 위치로 올라서는 것도 어렵지만 그 자리를 유지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예전에 압구정 로데오가 최고의 핫플레이스였지만 그 자리를 근처의 가로수길에게 넘겨주었다. 지난 20년간 경리단길, 망원동, 성수동 등 많은 핫플레이스가 생겨났지만 강남역은 최고의 위치를 수성하고 있다.


최고의 위치를 수성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영역확장이다. 원래 2호선 강남역과 뉴욕제과를 근처로 몇몇의 상점으로 시작한 강남역은 근처의 삼성본사가 들어오고 9호선 신논현까지 가세하면서 지역은 성장했다. 지하철 9호선 신논현역의 부차적인 이름은 르메르디앙 호텔(Le Meridien Hotel)이다. 메리어트 호텔계열인 이 호텔의 특징중 하나는 M컨템포러리라는 적당한 크기의 미술관을 구비했다는 점이다. 4성급 이상의 호텔의 경우에는 그 호텔의 세련됨을 중시한다. 단순히 숙박을 한다는 서비스의 개념을 넘어서 그 이상의 세련됨이 있어야 소비자들은 만족한다. 그런 의미에서 M-Contemporary 같은 미술관을 들여온 것은 상당히 영리한 전략이다.


M-Contemporary에서 “Contemporary”라는 단어에 걸맞게 로버트 라우센버그, 키스 해링, 로이 리히텐슈타인, 로버트 인디애나, 앤디 워홀을 중심으로 전시회를 개최하였다. 이제 현대미술도 나이를 먹고 있다. 전시가 된 Robert Rauschenberg(1925~2008), Keith Haring(1958~1990), Andy Warhol(1928~1989), Roy Lichtenstein(1923~1997), Robert Indiana(1928~2018)의 작가들은 모두 돌아가셨다. 그리고 키스 해링을 제외하고는 모두 20년대 생이다. 만약에 살아계셨다면 90세가 넘는 분들로 이제 현대미술의 초창기 거장들도 이제 한두 세대 전의 인물이 되었다. 굳이 의미를 부여하여 이 분들이 현대미술의 거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그 분들이 청년시대였던 때 제2차 세계대전이 있었다. 이러한 대혼란 속에서 그전의 미술에 대한 회의감이 야기되어 새롭게 표현하는 방식을 찾았던 것 같다. 물론 이것은 나의 추측이다. 그렇지만 시대상은 상당히 중요하다. 최근 웹툰작가들이 인기가 있다. 특히 네이버 웹툰 1세대 작가들이 80년 초중반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가 80년대 초중반 사람들이 청소년이 되고 성년이 될 때 인터넷 시대가 활짝 꽃을 피웠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화작가들이 기존 만화가들 밑의 문하생으로 들어가기보다 스스로 인터넷에 자신의 만화를 올리고 평가받고 살아남고 번성한 것이다. 이러한 시대상이 일정시대 태어난 웹툰작가가 많아지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처럼 기존의 가치가 무너졌던 1940년대의 

상황이 새로운 미술유파가 등장하게 된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한다.


현대미술의 특징 중 하나는 저게 미술이야?”라는 반응을 불러 일으키는 점에 있다. 본래 미술이라고 함은 모름지기 붓으로 캔버스에 어떠한 대상을 그려야 한다는 관점을 갖고 있다면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화가의 노력이 중시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현대미술은 그야말로 날로먹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얼마전 가수이자 화가인 조영남씨가 자신이 직접 그리지 않은 그림을 팔아서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이것이 논란이 되는 것도 그림은 화가가 직접 그려한다는 생각에서 발로한다. 좋든 싫든 이제는 과거의 생각은 적어도 미술계에서는 통하지 않는 모양이다. 나 역시 그림은 화가가 직접 그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가지고 있는 사람이지만, 이미 사진기술이 발달한 현재에는 직접 그리는 것이 무의미해진 시대가 되어 버렸다. 직접 그리는 것보다는 스타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보았던 작가들의 특징은 자신만의 특징이 확실하다는 것이다. 작품을 보고 !!” 엔디 워홀이다 혹은 키스헤링이다라는 생각이 날 정도로 스타일이 확실해야 하다는 것이다. <Hi Pop>은 작가들의 강렬한 존재감을 잘 보여주는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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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