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 시즌 3

TV 2018. 9. 30. 02:23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지식예능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시즌 3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국내를 벗어나 유럽으로 떠났다. 첫 편 그리스부터 잡학박사들은 지식을 대방출하였다. 2명의 신입 잡학박사들이 있었지만(사실 이 두 신입은 진짜 박사학위 소지지이다) 유희열-유시민 콤비를 토대로 잘 스며들었다. 그리고 김영하 작가는 시즌 1에 나왔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여행에 동참할 수 있었다.

유시민 작가님은 이제 작가를 넘어서 전문 방송인이 된 느낌이다. 처음에 방송할 때에 약간 있었던 어색함은 간데없고 이제 프로 방송인으로서 포인트도 잘 잡고 방송을 즐기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미 유작가는 썰전을 비롯한 많은 시사프로그램에서 실내 TV프로그램에는 익숙하다. 그런데 <알쓸신잡>처럼 기본적으로 실외촬영분량이 많은 프로그램에서도 그가 이렇게 활약할지는 쉽사리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마치 천직이 방송인인 것처럼 잘 한다. 앞으로 유시민 작가의 방송활동이 어떻게 발전될 지도 궁금하다.

김영하 작가의 지식과 식견에 감탄하였다. 그의 지식이 술술 나오는데, 이것을 방송용으로 준비해서 잘 나오는 건지 아니면 평소에 알고 있는 것이 나오는 것인지 모르겠다. 평소에 알고 있는 것이 이렇게 줄줄 나온 다는 것은 정말 그 지식을 숙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를 보면 작가가 얼마나 많이 알아야하는 가를 새삼 깨달게 된다.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 세상과 사람에 대한 이해도 폭 넓어진다는 생각이 김영하 작가를 보면 더 굳어진다.

김진애 박사는 스펙에 비해서 아주 겸손했다. 서울대-MIT로 이어지는 다이아몬드 학력과 많은 여성최초의 수식어를 달고 살았던 삶을 생각한다면 고압적인 꼰대가 되기 마련이다. 그런데 김진애 박사는 기본적으로 듣는 자세가 잘 되어 있었다. 타인의 이야기를 들을 것은 듣고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프로그램 전면에 흘러넘쳤다. 그런 경청하는 자세가 조금은 세 보이는 첫인상과 달라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렇다고 매사 듣는 것만은 아니다. 자신의 생각도 잘 말한다. 그리고 질문하는 태도도 긍정적이어서 아주 좋았다. 남의 의견을 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호기심의 발로로 나오는 질문들은 시청자의 생각의 폭을 넓혀주었다.

김상욱 교수도 실제 박사학위 소지자치고 잡지식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이공계 박사에 대한 고정관념에 따르면 매우 지엽적인 부분만 알고 세상사에는 전혀 관심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김상욱 교수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대화가 되는 말그래도 博士인 것 같다. 대중은 이해하기 어려운 양자역학을 전공하는 사람이지만 부전공(?)처럼 전쟁에 대해 관심을 갖는 밀덕(!)이란느 점도 흥미로웠다. 사람은 딱 한가지에만 관심이 있지는 않다. 김교수의 다양한 관심이 어쩌면 세상과의 소통을 늘리기 하는 능력을 배양시켰을 것 같다.

그리고 가장 하는 일없으면서 중요한 사람이 유희열일 것이다. <알쓸신잡>에서 무식한 사람역을 맡고 있는 유희열은 이 프로그램에서 지휘자같은 역할을 한다.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지식은 4명의 잡학박사가 한다. 그리고 유희열씨는 아주 가끔 음악에 대한 지식을 내놓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지식을 수렴해서 조율하는 일을 한다. 마치 오케스트라에서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트롬본 등 각각의 연주자가 소리를 만들어낸다. 그 소리들을 잘 조율하는 역할이 지휘자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보기에는 지휘자가 손만 흔드는 할 일없는 사람처럼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휘자는 전체적인 음악에 대한 구성을 생각하고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기 때문에 지휘자가 없으면 오케스트라는 조화롭지 않은 음악을 만들어낸다. 그런 것처럼 할 일없어 보이는 무식해 보이는 유희열씨는 그렇게 중요한 일을 한다.

지식은 다양한 식견과 이야기가 교류되면서 창출된다.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알쓸신잡>은 지식창출이 즐거운 과정을 통해서 될 수 있다는 것을 대중들에게 보여준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앞으로도 건승하길 시청자로서 기원한다.  


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