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 앨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Book 2021. 7. 8. 14:29

죽음은 그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찾아오는 존재이다. 평소에는 이 죽음에 대해서 잘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인생을 탕진하기도 한다. 그런데 죽음을 마주하게 되면 그제서야 지나온 일을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직접 죽음을 맞이하지 않더라도 한번 즈음 죽음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준다.

지금도 치료하기 힘든 루게릭병에 걸린 모리교수는 죽음을 앞두고 있다. 그는 추모하는 사람들이 멋진 말을 해주는 데 정작 주인공은 아무 말도 듣지 못한다는 이유로 살아있는 장례식을 거행한다. 사실 살아있는 장례식은 슬프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인생을 정리하기에는 딱 좋은 행사인 것 같다. 우리가 죽으면 영혼이 하늘나라에 가서 속세를 본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는 검증된바가 없다. 만약에 죽으면 그대로 끝이라면 죽은 사람은 자신의 인생을 관통하면서 만난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없다(그들이 장례식에 찾아오더라도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죽기전에 직접 한번 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실제로 죽었을 때 살아있는 장례식을 이미 치른 사람이 또다시 장례식을 치러야하는 문제가 남아 있을 수는 있겠다. 이 경우에는 가족과 아주 각별히 친한 사람 위주로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많은 꿈들을 두둑해진 월급봉투와 맞바꿔 버렸다 (68).

 

인생은 한번뿐이다. 그런데 생활에 골몰하다 살다보면 어느새 나이는 들고 꿈꾸었던 많은 것들은 저 멀리 사라져버린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생활비를 위한 월급을 받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소진한다. 여기에 쓰여지는 시간으로 인해 한번 뿐인 인생이지만 자신의 인생을 살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제약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사랑을 나눠 주는 법과 사랑을 받아들이 법을 배우는 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거야(92)

 

인생에 있어서 사랑의 중요성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자기를 위한 삶도 중요하지만 그만큼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사는 인생도 의미가 있다. 아무리 산해진미라도 혼자 즐긴다면 그 맛이 덜 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즐길 수 있어야 더 삶이 풍성해진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을 제대로 할 줄 아는가? 혹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집착을 하고 있지는 않는가.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고 상대방의 애정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교육이 필요하지 않는가 싶다.

 

죽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야. 우리가 죽음을 두고 소란을 떠는 것은 우리를 자연의 일부로 보지 않기 때문이지. 인간이 자연보다 위에 있다고 생각하니까.(239) 죽음은 생명이 끝나는 것이지 관계가 끝나는 것이 아니네 (240)

 

대부분 사람이 죽음을 싫어한다. 그래서 죽지 않기 위해서 온힘을 다한다. 진시황도 불로초를 찾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죽음을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사망한다는 것이 모든 것의 끝이 아니라는 또다른 과정의 시작이라고 보는 관념말이다. 물론 이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이러한 관념을 가져야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사태를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병철 <권력이란 무엇인가>  (0) 2021.07.10
전용주 외 <투표행태의 이해>  (0) 2021.07.09
홍자성 <채근담>  (0) 2021.07.07
알베르 카뮈 <페스트>  (0) 2021.07.06
임혁백 <세계화시대의 민주주의>  (0) 2021.07.05
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