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

Book 2019. 2. 17. 19:52

뉴욕은 매력적인 곳이다. 그래서인지 동서를 막론하고 뉴욕에 대한 글이 쏟아져나오고 있다. 탄산고양이의 <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20대 중반의 여성이 뉴욕에서 느꼈던 일을 쓰고 그린 책이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역시 104%였다. 100%도 아니고 50%도 아니고 104%일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제목인데 탄산고양이의 따르면 뉴욕이 여행의 100%가 될 것을 확신했다고 한다. 그러면 4%가 남는데 작가에 따르면 베이글을 손에 들고 무단 횡단하는 1%, 정체 모를 미소를 내게 보내주는 예쁘장한 꽃미남의 1%, 광란의 파티를 보내고 엉망이 된 드레스의 1%, 삭막한 정글에서 실패한 절망감의 1%, 다시 발길을 옮기려는 용감한 누군가의 1%, 더러운 도시에서도 아름다움을 찾고 싶은 예술가의 1%”라고 말하는데 이를 다 더하니 104%가 넘는다. 좀 더 읽어보니 뉴욕이 100%, 그리고 그 속에 있는 내 여정의 100%, 나와 이 책을 만들기로 작정한 편집자 선배는 그것을 104%라고 부르기로 하였다.” 어쩌면 104%라고 쓴 사람에게 논리적인 이유를 찾는 것을 바란 내가 잘못한 느낌이다. 일단 104%는 작가가 뉴욕을 느끼고 감정적으로 정한 것 같다.


제목만큼이나 내용도 작가의 감정을 잘 적어놓았다. 뉴욕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들을 굉장히 솔직하게 잘 적어둔 일기장 같다. 나 역시 뉴저지에 살면서 뉴욕을 100번 넘게 갔었기 때문에 여러 부분에서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에피소드 102개로 이루어져 있는데 몇 개의 샌프란시스코이야기를 빼면 모두 뉴욕이야기이다. 전부 읽으면서 작가가 뉴욕에게 느끼는 감정은 짝사랑이었다. 나는 가끔 사람들이 자기가 살고 있는 곳을 지탄하면서 뉴욕을 동경하는 경우를 나 스스로도 느꼈고 많이 보아왔다. 아마도 이것은 뉴욕이 워낙 영화(뉴욕의 가을, 다이하드, 스파이더맨 등등)나 드라마(프렌즈, How I met your mother, CSI: NY등등)에 많이 나와서 정신적으로 고향인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리고 타임스퀘어, 자유의 여신상, 브루클린 브리지 등등 워낙 명소가 많고 미국이라는 세계 최강대국의 가장 핫플레이스이기 때문에 세계의 수도같은 느낌도 든다. 그래서 뉴욕이라고 하면 우선 동경의 대상이 되는 것 같다. 덕분에 뉴욕에 사는 여러 가지 불편함에도(특히 외국인이라면 더욱 더) 불구하고 뉴욕이라면 초롱초롱해지는 것 같다. 뉴욕에 사는 몇몇의 부유층을 제외한 다면 뉴욕은 잠깐 가서 보기에는 좋지만 오래살기에는 너무 비싸고 불친절한 동네일 수 있다(특히 맨하탄이라면 더욱 더). 더러운 지하철, 극심한 주차난, 몹시 비싼 집세, 불친절, 다른 동네보다 비싼 팁 등, 서민이라면 조여오는 압박감이 장난이 아닌 곳이다. 그래서 탄산 고양이도 책에 여러 곳에 이에 대한 이야기를 써놓았다.


이러한 모든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궁극적인 결과는 뉴욕은 뉴욕이다라는 생각이다. 탄산고양이도 이러한 점을 여러 군데에 써놓았는데, 다양한 문화,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현대문화의 총아, 그리고 센트럴 파크같은 자연이 주는 낭만까지 포함한 뉴욕은 수많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뉴욕을 뉴욕이게끔 한다. 이런 점을 탄산 고양이는 잘 표현해주었다.


<뉴욕, 매혹당할 확률 104%>를 읽는 또다른 재미는 그림이다. 그림을 은근히 특색있게 잘 그렸다. 한 에피소드당 글 하나 그림하나 넣었는데 글에 맞는 그림을 그려넣었는데 감각이 잘 느껴져서 좋았다.

이 책은 2005년에 나온 책이다. 이제 2005년도 이제 14년이나 흐른 과거가 되었다. 그래서 읽다보면 예전느낌나오는 아이템들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니콘 쿨픽스 885를 들고 나왔다고 그렸다. 이제 니콘 쿨픽스 정도되는 기능의 카메라는 이미 스마트 폰에 내장되었기 때문에 DSLR 급인 카메라 아니면 그냥 핸드폰으로 찍는다. 작가의 나이가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이 책을 20대 중반에 썼다면 이제 40대가 되었을 것이다. 40대가 된 작가는 이 책을 보면서 자신의 예전 일기장을 보는 느낌이 들탠데 그 느낌이 어떨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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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