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writing well>

Book 2019. 9. 29. 23:05

<On writing well>은 미국의 스테디 셀러이다. 영상이 범람하는 유튜브 시대에도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들은 꾸준히 존재한다. 그런 의미에서 아마도 이러한 글쓰기 조언에 관한 책은 아마도 영원히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글쓰는 사람들에게 좋은 조언이 될 수 있는 책이지만 그렇다고 이 책을 읽는다고 모두 글을 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4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기본원리, 방법, 형식(다양한 글의 종류를 지칭함) 그리고 태도로 나누어져 있다. 좋은 말로 가득찼는데 영어시간을 성실하게 보냈다면 거의 배울 수 있는 부분이다. 가끔 기본 이수교육을 잘 받으면 굳이 나중에 사교육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생각한다.

글쓰기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것 중 하나는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위대한 작가가 어떻게 글을 써야한다고 이야기를 한들, 그것은 그 사람 스타일이다. 물론 그러한 작가가 하는 이야기를 자기와 잘 맞는 경우에는 받아들일 수는 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의 방법을 고스란히 받아들이 필요도 없고 받아들여도 그만큼 효과적이 아닐 수 있다.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과 가장 잘 맞는 방법은 따로 있다. 글을 쓰면서 자기에 잘 맞는 방법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또 글쓰기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삼다(三多)방법이다. 다독, 다사량, 다작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거의 불멸의 금언인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를 넘는 간명한 원리는 없는 것 같다. 우선 인풋이 필요하다. 무언 가를 산출하려면 그만큼 들어가는 것이 있어야 한다. 물론 요즘같이 책 이외의 정보매체가 많은 경우에는 책에만 의존한 필요는 없다. 직접 경험할 수도 있겠고, 인터넷을 통해서 많은 것을 읽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일단 알아야한다. 다만 글을 쓰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을 필요가 있다. 마치 영상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영화나 방송을 볼 필요가 있는 것처럼 책을 어느 정도는 읽어야 글이 전하는 정보는 물론이거니와 글이 어떻게 구성되는지도 감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천적인 극소수의 천재를 제외하고는 글을 쓰는데 있어서는 교육이 필요하다. 그 교육의 근간은 이미 써놓은 글들이다.

둘째는 많이 생각해야한다. 남의 글의 많이 읽고 감화를 받는 것은 독서의 목적이다. 이미 책을 읽고 감화를 받은 것만으로도 소기의 목적을 이루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한단계 더 나아갈 수 있다. 그것은 글의 영감을 받고 생각을 하고 자신의 생각을 진전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위대한 점이다. 수동적으로 받아들이 뿐만 아니라 받아들이 것을 곱씹으며 새로운 생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과정이 필요한데 그것이 다사량이다. 때로는 쉽게 착안되는 생각이 있을 수 있고 때로는 아주 오랜 시간동안 진전시키지 못할 때도 있다. 그 어느 경우가 되었든 간에 이 과정은 갑자기 되는 것은 아니다. 꾸준한 노력을 통해서 다져진다.

그리고 마지막 과정이 다작이다. 위의 다사량의 작업이 없이 다독만하고 습작을 하면 그저 다른 사람의 작품을 따라한 글이 나올 것이다. 그런데 다사량의 과정이 거친 다음의 글은 자신의 글이 된다. 그런데 습작의 습관이 들어있지 않으면 정작 좋은 생각을 올바르게 표현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럴 경우는 자신의 좋은 생각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리고 생각이라는 것은 제대로 표현되었을 때 비로소 완전한 생명력을 얻는다. 그러한 의미에서 다작은 아주 중요한 작업이다. 물론 처음부터 좋은 글이 나오는 것을 바라는 것은 욕심이다. 그러나 많이 써보고 고쳐가는 과정을 거치면서 궁극적으로 좋은 글은 만들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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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습작-김탁환의 따듯한 글쓰기 특강>

Book 2017. 12. 27. 01:58


김탁환 작가가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다른 작가의 예를 들면서 나긋나긋 조곤조곤하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책 제목이 <천년습작>이라서 그런지 어딘가 글에 대한 부담감을 주는 것 같다. 하지만 정작 김탁환 작가의 글은 매우 부드러워서 그런지 책의 부제인 "따듯한" 글쓰기 특강이라는 이름과 딱 어울린다. 차라리 책 제목을 <따듯한 글쓰기>라고 바꾸어도 될 듯 했었다.

책에서는 소설가로서 이런 저런 글쓰기에 대한 작가의 의견을 써놓았다. 꼭 소설가 아니더라도 새겨들을 말들이 많다. 예를 들어 "소설가에게 어떤 것을 쓸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어떤 것을 버릴 것인가도 중요합니다(83)."라는 말은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고민이다. 그리고 "아이디어가 하나의 완전한 이야기로 구상될 때까지 작가는 생각하고 또 생각해합니다(184)."도 크게 공감하였다. 특히 글로 먹고 사는 글쟁이로는 글이 세상에 출간이라는 이름으로 나올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비교적 짧은 책이었지만 읽을 거리는 결코 짧지 않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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