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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중국이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가장 큰 무역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결정적으로 코로나로 중국에 대한 이야기가 매일 나오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뉴스는 부정적인 뉴스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인 뉴스가 더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중국에 대해서 화만 낸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상대를 알아야 전략을 제대로 세울 수 있다. 우리가 중국이라고 하면 미세먼지나 코로나를 생각하거나 아예 예전으로 돌아가 진시황이나 삼국지를 생각하게 된다. 물론 그것도 중국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분이다. 그래서 중국을 더 알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 아무렇게나 공부를 시작하려면 어렵다. 일단 개론서같은 것이 필요한데 이욱연 교수의 <이만큼 가까운 중국>은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책이다. 다방면의 주제를 대중들이 읽기 적당한 교양수준으로 쉽게 저술되어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많은 면에서 다르지만 역시 눈에 띄게 다른 점은 정치체계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중국 공산당(중공)은 국가와 결합되어 있다. 이를 당-국가(Party-State)체제라고 부른다고 한다. 국가주석이 대통령같은 역할을 하고 전국인민대표대회 위원장이 국회의장에 해당하고 국정을 총괄하는 국무원 총리 모두 공산당의 최고 직위인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만이 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로서는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중국 공산당은 1921년에 창당했는데 중화인민공화국은 1949년에 세워졌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우선 정부가 세워지고 각종 정당이 생겼는데 이와는 완전히 다른 점이다. 그래서인지 공산당이 국가보다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닌 느낌이다.
우리는 이 공산당이 마뜩잖아 한다. 일단 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에 자본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공산당 자체 우리 체제와는 맞지 않는다. 그리고 현재 중국 공산당이 행하는 작태가 적어도 우리가 존경할 만한 느낌을 전혀 주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 나는 그럼에도 중국 공산당이 중국에 꾸준히 있기를 바란다. 나는 우리나라가 중국가 가장 다른 점이 하나는 한글이고 다른 하나는 정치체제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중국인들이 마음을 바꾸어 공산당 체제를 버리고 우리나라와 같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갖는다면 우리는 정말 위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
1979년 등소평의 개혁개방정책이 후 중국은 경제면에서는 자본주의를 받아들였다. 그 후 40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경제규모는 세계최대규모가 되었다. 그리고 일인당 GDP도 10,000불이 넘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성장할 것 같다. 그래서 몇몇 도시는 우리나라 대도시보다 더 잘 산다. 세계의 많은 나라가 중국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이러한 경제적 힘에서 나온 것이다. 그들은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에 큰 경제투자를 통해서 그들의 영향력을 늘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정치체제에서까지 자유민주주의를 들여온다면 정말 강대국이 될 것이다. 지금 중국 공산당이 하는 일을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러워하지 않는다.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에서 미국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있어도 중국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 이유는 아주 자명하다.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는 행복이 있기 때문이다. 아주 만약에 중국이 정치체제마저 선진화된다면 우리나라가 중국에 비해서 내세울 큰 것 하나가 줄어들 게 된다.
우리가 중국이 싫다고 갑자기 이 땅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갈 수가 없다. 그리고 중국은 다양한 방면에서 우리 사회에 영향을 줄 것이다. 우리가 원한다고 해도 그들이 자발적으로 바꿀 것 같지 않은 것이 공산당-국가체제이다. 우리는 그들이 당-국가체제가 가지는 문제점을 겪지 않도록 해야한다. 그래야 한국사람이라는 것이 더 자랑스러워질 것이고 세계 사람들이 한국사람은 중국사람들과는 다르다고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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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에세이의 고전이 된 7막 7장은 이제 나온지가 거의 30년이 다되어간다. 최근에 홍정욱은 50살이 된 기념으로 50이라는 이름의 책을 쓰기도 했다. 자신의 인생을 7막 7장으로 비유했고 책에는 2막 4장까지 쓴 참신한 컨셉이 있었고 아주 특이하게도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내일을 여는 책이라는 이유로 마침표가 없어서 지금보아도 신선하다(물론 계속 읽다보면 신선함은 사라지고 꽤 자연스러워 진다). 아름다운 청년의 표상이었던 불과 23살에 쓴 그의 자서전을 보고 많은 학생들이 영감을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나도 어느 정도는 그랬다. 하지만 너무 기대를 많이해서 인지 그의 현재행보는 다소 아쉽다. 인생이라는 것이 어쩌면 그런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도 하다.
그는 대단한 사람이다. 중학교 때 도미하여 미국명문고등학교에 천신만고 끝에 입학한다. 그리고 각고의 노력 끝에 학생회장을 하고 꿈에 그리던 하버드에 입학하게 된다. 이것이 왜 대단하냐면 그 당시가 80년대이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많은 학생들이 비교적 어렵지 않게 미국으로 유학을 간다. 영어교육도 쉽게 어릴 때부터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입학정보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런데 80년대만 하더라도 영어교육은 지금과 차원이 다르게 저열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외국에서 공부하는 것 자체가 어려울 정도의 국제화수준이었다. 물론 집안의 도움이 있었지만 거의 패기하나로 맨땅에 부딪치며 엄청난 학습량을 소화했다는 점이 대단하다. 게다가 미국입시는 우리처럼 공부만 잘해서는 안되는데 그는 외국인인데도 사교적으로 활동하면서 놀랍게 학생회장도 한다. 그리고 고등학생인데 우리나라 올림픽 취재로 미국 NBC 방송국 인턴까지 하는등 정말 다방면에서 놀라운 경력을 쌓는다. 게다가 잘 생겼으므로, 무슨 만화주인공같은 스토리가 연출되고 그가 젊은 나이에 자서전을 쓰고 그에 대중이 열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다.
나는 그가 성취해놓은 놀라운 졸업장(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그는 하버드 졸업후 스탠포드에서 로스쿨도 졸업한다)과 국회의원이라는 이력 그리고 신문사 사장에 대단하지만 위대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물론 그의 성취는 일반인을 이루기 힘든 놀라운 조건임을 틀림없다. 그런데 그가 책에서 피력했던 나라를 위한 헌신이랄까 아니면 공동체를 위한 공헌은 부족하지 않나싶다. 물론 범인에 비해 많은 일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홍정욱인데 좀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저 스팩왕으로 잘먹고 잘사는 느낌이 더 드는 것은 아마도 그에게 건 큰 기대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어떻게 가는지는 개인의 자유의사이므로 내가 왈가왈부할 바는 아니지만 그가 7막7장에서 보여준 비전이 너무 심원해서 그런지 그가 엄청난 사람이 될 줄 알았던 것 같다.
그의 케이스를 보고 일반화할 것은 아니지만 진정한 리더는 스팩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다. 물론 좋은 학교, 화려한 커리어가 주는 임팩트는 분명히 있다. 그런데 그런 엘리트 중심의 행보가 사회를 이끌어가는데 정말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다.(물론 어느 조직을 맡기기에는 당연히 엘리트도 충분하다) 국정운영에 있어서는 차라리 밑바닥부터 어려움을 겪으며 세상의 다양한 부분을 경험하면서 어려움을 딪고 일어난 사람이 사회의 리더로 더 바람직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세상이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느낀 것이 홍정욱의 딸이 마약을 소지해서 적발되었다는 뉴스를 들었을 때다. 홍정욱 딸도 공부를 잘 한 모양인데 그가 7막7장을 쓸 나이에 마약으로 검거되는 것을 보고 그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하다. 앞으로 그의 인생이 남아있는데 어떻게 살지 궁금하다. 지금은 무슨 출판사와 식품기업을 운영 중인 모양인데 그의 7막7장은 어떻게 끝이 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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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다가와서 집권여당에서는 여러 후보들이 토론회를 통해서 자신이 더 나은 후보임을 유권자에게 피력한다. 이들이 이렇게 열심히 토론을 하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말하자면 권력을 얻기 위함이다.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주는 권력말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대통령의 권한이 큰 국가에서는 대통령에 당선되어 권력을 쥐고 싶어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런데 과연 권력은 무엇일까. 흔히 쓰는 단어이지만 생각보다 그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병철의 <권력이란 무엇인가>는 권력에 대한 속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좋은 책이다. 물론 내가 이 책을 읽고 권력에 대한 모든 측면을 이해했다거나 이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여러 경구와 같은 그의 글은 권력에 대한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권력이란 타자에게서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는 능력이다(93쪽)
물론 대통령같은 공식적 자리에서 나오는 권력도 있겠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는 권력이 필요하다. 일반인에게 권력은 어쩌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자유를 말할 수도 있겠다. 힘이 없으면 자신을 팔아서라도 굴종해야 한다. 반면에 권력이 있는 사람은 남에게 아쉬운 소리할 필요없이 스스로가 스스로답게 살 수 있다.
진리조차 권력과 결탁하고 있다. 진리는 권력 의지에 상응하는 구상 또는 구성물이다(56쪽).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으로 늘 진리를 탐구하지만 과연 순수한 의미에서 진리가 있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자연과학이 아니고서야 사실을 해석하는데 있어서 어느 정도의 편향성이 존재한다. 그런데 그 편향성이 대개 권력에 의해서 굴절된 것이 많다. 권력은 광범위하게 작동하고 있다.
권력자가 무자비한 폭력을 필요로 한다면, 그의 권력 기반은 이미 허약해져 있는 것이다. (5쪽)
권력이라는 말은 종종 압제라는 단어와 어울리는데 저자는 이 압제의 허약성에 대해서 논파한다. 폭력을 일삼는 정권은 이미 붕괴직전인 정권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강제가 아니라 습관의 자동주의가 권력의 효과를 상승시킨다. 절대적 권력이란 모습을 드러내거나 자신을 지시하지 않으면, 오히려 자명성과 완전하게 합치되어 있는 권력일 것이다. 권력은 부재를 통해 빛을 발한다. (83쪽)
폭력으로 점철된 허약한 권력과는 반대되는 세련된 권력은 자발적인 추종을 이끌어 낸다. 이것이 아마도 조셉 나이가 말한 소프트 파워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군사력이나 경제력같은 하드파워도 중요하지만 문화와 같은 소프트 파워도 중요한 이유가 피지배자의 자발적이 추종을 이끌어 내는 데 있다. 이것이 아마도 현재 미국과 중국의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다. 중국이 최근 많이 발전해서 하드 파워는 강해졌는데 소프트 파워는 엉망진창이다. 하드 파워에만 기댄 권력은 지속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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