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yborne Carson <The Autobiography of Martin Luther King, JR.>

Book 2021. 7. 13. 23:03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에 한명을 꼽으라면 마틴루터킹 주니어가 있다. 그의 비폭력 흑인인권운동은 현재 미국에서 흑인이 살아가는 데 단단한 토양이 되었다.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미국에서는 그의 생일을 연방휴일로 지정하였다. 그런데 사실 그에 대해서는 그의 명연설 <I have a dream>을 제외하고는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스탠포드의 역사학자 Clayborne Carson이 마틴루터킹의 사료를 취합하여 그의 자서전을 썼는데 그에 대해서 이해하는 아주 도움이 되는 책이다.

마틴루터킹은 1929년생이다(송해선생님보다 더 어리다!). 그가 자라온 시절은 이미 노예해방이 된 후 한참 뒤였지만 흑인이 백인과 같이 학교를 다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같이 버스에도 같이 앉는 것도 금지되는 시절이었다. 명목상으로는 노예가 아니었지만 인종차별은 공공연하게 있었던 시절이었다. 나는 우선 주목할 것이 그의 용기이다. KKK단이 활보하는 미국남부에서 그가 흑인인권운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목숨을 걸고 활동하는 것이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실제로 그는 암살당한다)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그렇다고 그가 자신의 영리를 위해서 운동한 것도 아니고 백인을 압살하겠다고 운동한 것도 아니고 피부색과 상관없이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운동한 것이다. 이러한 그의 정신이 널리 알려져야 함은 당연한 일이고 지금도 그의 뜻은 살아있다.

물론 그가 영리를 목적으로 활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조직이 움직이지 않는다. 특히 인권운동과 같이 단시간 안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 더욱 돈이라는 문제는 부각된다. 이 책에서는 초창기 활동가 시절 돈에 대한 딜레마에 대해서 서술되어 있다. 마틴루터킹이 더 활발히 가두시위를 벌이려고 하는데 그 경우에 구속이 되어서 감옥에 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펀드레이징이 안된다. 그래서 동료들이 마틴루터킹보다 시위를 자제하라고 조언한다. 이 딜레마에서 마틴루터킹은 “Friends, I’ve made my decision. I have to make a faith act. I don’t know what will happen or what the outcome will be. I don’t know where the money will come from...But I am asking you to take this faith act with me.”라고 말하고 시위를 하고 감옥에 간다. 다행히 그는 전국적으로 명망을 얻게 되어서 꾸준히 인권운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확실히 고민이 되는 순간인 것은 확실하다.

책을 읽으면서 흥미롭게 본 것은 그가 아이를 4명을 낳았다는 것이다. 물론 미국도 출산율이 많이 낮아져서 지금은 1.7이지만 마틴루터킹이 아이를 낳을 1950년대에 거의 4였다. 그래서 그 당시에 평균의 아이를 낳은 것이다. 그런데 그의 직업의 특성상 4명이나 낳았다는 것이 놀랄만 하다. 그 당시에 인권운동을 하다보면 테러를 당하게 되는데도 4명을 낳은 것이다. 이는 마치 우리나라가 못살았을 때 출산율이 잘사는 지금보다 높은 것에 버금가는 놀라움이다. 이런 것을 보면 예전 사람들은 지금 사람들과는 다른 강력한 정신상태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마틴루터킹의 자녀 4명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지면(마틴루터킹은 39살에 암살당한다) 다들 잘 자란다. 아버지의 뜻을 따라서 Martin Luther King 3, Yolanda King, Dexter King은 인권운동가로 활동한다. 그리고 Bernice King은 아버지처럼 목사로 활동을 하고 있다. 가끔 부모는 사회적으로 크게 업적을 남겼는데 자녀들이 그 업적에 얼룩지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킹가족은 그렇지 않아서 다행히다. 물론 아버지처럼 유명하지는 않지만 그들은 아버지보다 더 길게 아버지의 뜻을 현실화시키고 있다. 이를 아버지가 하늘에서 보고 흑인들이 살아가는 세상이 좀 더 나아지는 것을 본다면 그가 걸었던 힘들었던 길을 걸었던 것을 자랑스러워 여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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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