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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는 우리나라 간판 철학자로 나는 그의 이름만으로 내용과 관계없이 책을 산다. 그의 책은 단 한번도 나를 실망한 적이 없는데 나날이 진화하는 것 같다. 문사철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그에게 딱 맞는 것 같다. 문학과 역사 그리고 철학으로 이어지는 인문학의 뼈를 그는 아주 제대로 습득하고 그의 생각에 날개를 달았다. 그의 저작 <강신주의 역사철학 정치철학 1편: 철학 vs 실천>은 800쪽이 넘는 분량이 조금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분명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그의 통섭된 인문학적 관점은 그의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통찰력이 있었고 덕분에 지적으로 도움이 되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은 파리꼬뮨이다. 우리는 세계사를 배울 때 프랑스 대혁명을 빼놓지 않고 배운다. 1789년에 일어난 프랑스 대혁명은 서구역사를 뒤바꾼 대형사건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이후에 일어난 일을 덜 배우고 바로 세계1차대전을 공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레미제라블>같은 대작을 보는데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1789년부터 세계1차대전이 있었던 1914년 사이에 프랑스에서는 수많은 역동적인 일들이 있었다(물론 그 후에도 있었지만). 그리고 그 진통의 과정이 지금의 프랑스를 만들고 우리에게도 영향을 주었는데 파리꼬뮨은 그 활동시기는 짧았지만 분명히 확인해야할 아주 중요한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강신주는 이 역사적인 사건의 중요성을 인문학적으로 그리고 우리 실정에 맞추어서(특히 동학과 비교를 하면서) 설명을 한다.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후 일어난 굵직굵직한 일들을 나열을 잠시하자면 혁명 이후에 로베스피에르 같은 사람이 나타나 공포정치가 일어난다. 그 후 나폴레옹이 나타나 집권을 한다(1804년~1814년). 그런데 나폴레옹이 실각을 하고 부르봉가에 의한 왕정복고가 일어나고 루이 13세(1814년~1824년)와 샤를 10세가 재위한다(1824년~1830년). 그런데 또다시 혁명이 일어나고(프랑스 7월혁명, 1830년). 그 후 루이 필리프 1세가 재위한다(1830년~1848년). 그런데 또다시 혁명이 일어나고 (1848년 2월 혁명) 나폴레옹의 친척인 나폴레옹 3세가 집권한다(1848년~1870년). 그런데 또다시 혁명이 일어나는데 그 때 잠깐 프랑스를 파리를 지배했던 단체가 파리코뮌이다(1871년 3월 18일~5월 28일). 그 후 띠에르가 파리코뮌을 궤멸시키고 2대 대통령으로 오르게 된다.
저자는 2개월의 짧은 기간을 보낸 파리코뮌에 큰 관심을 기울인다. 그에 따르면 코뮌은 “제정, 왕정, 교회, 의회주의, 중앙집권”에 대랍되는 공동체라고 한다. 그리고 변방에 속하는 모든 사람이 중앙일 수 있는 공동체를 꿈꾼다고 하였다. 그리고 코뮌이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듯이 파리코뮌은 마르크스의 공산주의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다. 토지와 자본을 공동 소유하는 원칙인 사회가 코뮌인 것이다. 사실 이러한 숭고한 생각에서 시작된 공산주의는 잘 알 듯이 실패하고 말았다. 자본주의는 완전히 승리하였고 자본주의는 현시대의 종교가 되었다. 강신주도 이에 대해 인식하고 자본주의 작동원리에 대해서도 ㅈ세하게 설명을 한다.
이제 민주주의 사회에서 소수의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태생적인 계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단 평등하게 태어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안다. 돈에 따라서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말이다. 이 자본주의는 꼭 민주주의 뿐만 아니라 (명칭상) 공산주의 국가에서도 잘 통용되는 만국의 종교가 되었다. 문제는 이 돈의 분배가 평등하게 되어 있지 않다. 극소수의 사람이 많은 돈을 가지고 있고 다수가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은 자유롭게 살 수 없다. 책에서는 이 점을 통렬하게 지적하고 파리코뮌의 숭고함을 이야기하는데 나는 그 숭고함보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분수령에 더 관심이 있다. 국제화된 시대에 기술의 발전은 극단적인 불평등을 가져올 수 있는데 나는 기술을 잘만 사용한다면 유토피아에서 그린 것처럼 조금만 일하고 자아실현일 가능하다고 본다. 시간이 흘러야 알겠지만 미래의 철학자는 지금의 기술발전이 어떻게 인류의 자유에 영향을 미쳤는지 연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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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세계에서 중국은 이제 도무지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가 되었다. 이러한 중국에 대해서 아는 것은 이제 미국을 아는 것 만큼이나 중요하게 되었다. 사실 우리는 오랫동안 미국의 영향에 있었고 미국이 최강대국이므로 글로벌 스탠다드화되어 어느 정도 미국에 대해서 익숙하고 알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우리가 아는 중국은 대개 현재 중화인민공화국 이전의 왕조시대의 중국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학자들이 중국에 대해서 글을 썼는데 이욱연 교수의 글을 대중들이 읽기에도 어렵지 않게 되어있다. 쉽게 쓰여있다고 쉬운 주제만 있는 것은 아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알아두면 좋을 만한 핵심주제를 <이욱연의 중국수업>에서 다루었다.
우선 관심이 갔던 주제는 관씨이다. 사실 중국에서 관씨가 중요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저자는 관씨에 대해서 “나를 중심으로 사람을 구분한 뒤 차등하여 대우하는 중국인의 인간관계 원리를 상징”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이 관씨가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인맥 혹은 연줄이라는 단어로 통용된다. 그리고 합리적으로 보이는 미국에서도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대놓고 입학이나 입사할 때 추천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고용인이 추천인을 아는 사람이라면 훨씬 유리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나는 사실 관시, 인맥, 네트워크가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물론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사실 비슷한 사회적 자본을 말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우리나라의 인맥과는 다른 점으로 중국의 경우에 개인을 중심으로 자신의 집단을 형성한다고 이야기한다. 아무리 같은 학교를 나오더라도 자기와 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이점이 우리와는 다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단순히 학교가 같다고 더 챙겨주는 경우가 예전보다는 적어진다는 점에서 인맥과 관시가 비슷해지는 것이 아닌 가하는 생각을 한다.
또 흥미롭게 보았던 부분이 모조품(짝퉁)에 관한 이야기이다. 중국에서 수많은 모조품이 있다. 심지어 먹을 것에도 가짜가 있어서 사람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그리고 산자이(山寨)문화가 생겼다고 한다. 모조문화인데 이것이 일반 중국인의 정서를 대변하고, 현실을 비판하는 비주류 문화로 나왔다고 한다. 나는 이러한 남을 허가없이 모방하는 일들이 중국의 고유문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의 발전단계가 그 정도인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전에(지금도 어느 정도는) 남대문 시장이나 이태원에 가면 서구의 브랜드 모조품이 즐비하였다. 그리고 방송국에서는 일본문화를 배끼기도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제 많이 발전하여 이러한 경우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발전했다는 것이다. 내가 약간 걱정하는 부분은 중국이 발전하여 우리가 더 이상 중국을 짝퉁이나 파는 나라라고 말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오르는 것이다. 오히려 중국의 문화를 동경하게 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또 관심이 갔던 부분이 선거민주주의에 대한 중국의 비판적인 태도이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꽃으로 선거를 꼽는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각 후보가 시장에서 국밥을 먹고, 심지어 어울리지도 않게 춤도 춘다.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서 온힘을 다하는 것이다. 선거는 정치인의 대응성을 높이는 점에 있어서 큰 장점이 있다. 그런데 선거라는 것이 어느 정도 인기투표이기 때문에 꼭 바람직한 후보가 뽑히라는 법이 없다. 그리고 흑색선전이 난무하기도 하고 작은 말실수가 패착요인으로 후보를 완전히 나락으로 빠뜨리기도 한다. 이런 것을 보면 과연 선거가 제대로 사람을 뽑는 제도인가에 대한 의구심을 들게 할 때도 있다. 이런 점에서 일반 사람들이 선거를 하지 않는 중국의 정치제도는 눈여겨 볼 만하다. 물론 우리가 선거를 없애지는 않겠지만 보완책을 얻을 수 있는 힌트를 얻었으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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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최강대국이 미국이라는 것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 그 최강대국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미국은 대통령제의 국가이므로 대통령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인지 우리에게도 낮설지 않은 인물들이 있다. 예를 들어, 워싱턴, 링컨같은 역사적인 인물부터 트럼프나 바이든 같이 최근 대통령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외에도 지금 미국의 모습을 만든 여러 대통령이 있다. <송근존의 미국대통령 이야기1>에서는 이미 누구에게나 유명한 워싱턴과 링컨을 물론이거니와 미국인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만 우리에게 덜 알려진 제퍼슨이나 잭슨, 그리고 아마도 미국인도 잘 알지 못하는 포크까지 5명의 대통령을 이야기했다. 물론 이 5명이 미국의 모든 역사를 이야기하지 않지만 중요한 길목에서 큰 역할을 해서 이들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꼭 역사적인 의미뿐만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람들이 각기 다른 성격을 가졌듯이 대통령도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다.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은 약간 수줍은 스타일의 성격이었나보다. 그는 남들 앞에서 연설을 하기보다는 편지로소통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그래서 인지 글을 무척 잘썼다고 한다. 토마슨 제퍼슨이 대통령으로 재임했던 1801년부터 1809년에는 전화기도 없었던 시절이다.(전화기는 참고로 1876년에 발명되었다.) 이 시절 상황을 생각해보면 글도 꽤 괜찮은 소통 방법이었던 것 같다. 연설을 한다고 하더라도 대중매체가 제대로 없었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매우 한정되어 있었다(라디오는 참고로 1896년에 발명되었고 티비는 1927년에 발명되었다). 그런 것을 생각하면 그의 편지통치도 꽤 괜찮은 방법이 아니었을 까하는 생각을 한다. 시대에 맞는 통치술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물론 연설도 했지만) 트위터를 쓴 것을 생각하면 역시 시대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엔드류 잭슨 대통령 부분도 흥미로웠다. 잭슨 대통령은 미국 20달러 화폐의 주인공이다. 근래 20달러에 Harriet Tubman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잭슨 대통령이 원주민을 학살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잭슨이 20달러에 있는 이유가 있는데 우선 영국과의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 중 처음으로 서민출신이었다. 그 전 대통령들이 잘 사는 귀족같은 사람들 출신이었는데 그는 적수공권으로 출세해서 대통령이 되었고 당시 많은 서민들의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도 이러한 아웃사이더 이미지를 받들 고자 잭슨대통령의 초상화를 집무실에 두기도 했다) 잭슨 대통령은 잘 사는 사람들로 구성된 정부를 타파하고자 엽관제를 도입하는데 이로서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정부에 기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시간이 흘러 매관매직의 원인이 되고 가필드 대통령이 암살당하는 이유가 되는등 문제가 생겨서 직업공무원제로 가게 된다. 그런데 당시의 상황을 모르면 잭슨 대통령이 왜 엽관제를 도입했는지를 모를 수 있다. 같은 제도라도 언제 어떻게 시행했느냐에 따라서 효과가 다를 수 있다.
이 책을 보면서 가장 수확이라면 제임스 포크 대통령을 알게 된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포크라는 대통령이 있는지도 몰랐다. 그는 1845년부터 1849년 단임으로 재임한 대통령이지만 그의 성과는 꽤 있었다. 그의 업적 중 하나는 오리건과 텍사스 지역을 미국의 영토로 만든 것이다. 사실 미국이 1776년에 독립을 선언하지만 그 후로 영국과 싸운다. 그런데 1846년까지 오리건은 영국이 통치하고 있었다. 그런데 포크대통령에 의해서 이 서부지역이 미국령화된 것이다. 그리고 텍사스는 멕시코로부터 분리되어 미국이 된다. 이러한 영토확장의 계기가 되어 미국은 제국의 길을 걷게 된다. 이를 보면 단한사람이 제국을 만든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노력이 필요한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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