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야구다>

Book 2019. 8. 31. 00:37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1982년에 시작되어 이제 38년째를 맞이하였다. 지나온 38년만큼이나 그동안 많은 일이 프로야구에 있었다. 프로야구 출범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프로야구가 어떠한 길을 걸어왔는지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이것이 야구다>는 스포츠 전문 언론인 스포츠서울에서 2011년에 프로야구 30주년을 맞이하여 그동안 있었던 흥미로운 사건을 모은 책이다. 스포츠 전문 언론사에서 낸 책이므로 자료가 신빙성있고 풍성하여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좋아할 만한 책이다.

프로야구 초반에는 지금이라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종종 일어났다. 그 중 가장 최고는 역시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최동원 선수가 무려 41패를 한 것이다. 겉보기 기록도 믿을 수 없는데 실상은 더 놀랍다. 그는 1차전에서 무려 완봉승을 거둔다. 그리고 3일 후에 3차전에서 완투승을 거둔다. 이것만으로도 너무나도 놀라운 일이다. 그냥 승리가 아니라 3일 사이로 2경기를 모두 책임진 것이다. 그리고 5차전에 나왔는데 선발패를 당한다. 그리고 바로 6차전에는 구원으로 나와서 승리를 거둔다. 마지막으로 가장 맙소사스러운 부분은 7차전에 또다시 완투승을 거둔다. 7번 경기를 하는데 숏릴리프 선수도 아닌데 5번을 나온 것도 놀라운데 무려 3번이나 완투를 했고 롯데가 우승을 한 4번의 승리를 최동원 선수 혼자서 다 한 것이다. 과장을 조금 붙이면 최동원 혼자 야구를 한 것이다. 아마도 이 기록은 전무후무한 대기록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에 버금가는 기록이라고 한다면 1983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장명부일 것이다. 그는 100경기에서 무려 60경기를 등판했고 성적은 30166세이브를 거뒀다. 지금 선발, 중간, 마무리가 나누어져 있는 프로야구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기록이다. 혼자서 선발, 중간, 마무리를 다 한 느낌이다. 30승 중 26승은 무려 완투승이다. 현재 선발투수들이 6회만 넘어가도 힘이 떨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고, 완투승(혹은 패)는 그렇게 쉽지 않은 기록이 되었는데, 무려 26완투승을 거둔 것이다. 아마 이 기록도 전무후무할 것이라고 본다.

나는 프로야구를 꽤나 어렸던 1990년대 초부터 보았었는데 그 당시의 기억이 어렴풋했는데 책으로 읽으면서 확실해지는 것들도 많았다. 1995년도에 OB가 우승할 당시 가장 주력 투수는 김상진이었다. 그는 특히 LG 이상훈과 대결을 펼치면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고, 그 해 18승의 커리어 하이를 달성한 것을 책을 보면서 회상했다. 이 김상진 투수가 99년에 삼성으로 이적했다가 SK에서 은퇴를 한다. OB에 있을 때(91~98)보다 확연히 못했는데 SK코치와 삼성코치를 하고 있는데 왜 두산으로 오지 않는지 꽤 궁금하다.

그리고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가장 인상적인 사람은 역시 선동열 투수인데 1999년에 은퇴했다고 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11년 그리고 일본에서 4년을 뛰었는데 더 뛸 수도 있었는데 좋은 이미지로 끝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은퇴를 했다. 그가 뭔가 정상의 자리에서 깔끔하게 물러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보면서 몰랐던 사실들도 많이 알게되었다(물론 야구팬이 아니라면 전혀 중요하지 않겠지만 야구팬이라면 알아두면 의미있는 것들). 선동열과 최동원에 가려진 3인자로서 존재감이 적어보일지 모르겠지만 김시진의 활약도 대단했다. 김시진이 84년 한국시리즈 41패의 주인공인 최동원이나 국보투수 선동열보다 100승을 3년이나 먼저한다. 김시진은 왠지 저평가받는 느낌이 항상있다. 1986년 골든글러브 시상식때 유격수 부분에서 김재박이 수상하는데 호명할때는 김재전으로 잘못했다고 하는 데 그 이유는 수상자 표시란에 한자로 으로 잘못써서 그렇다고 한다. 그 당시 한자를 얼마나 많이 썼는지 알게하는 에피소드이다. 이 외에도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는데 2011년에 발간한 책인 만큼 지난 8년간 지난 이야기는 담겨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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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 김성근의 9회말 리더십>

Book 2018. 7. 30. 01:26

우리나라 야구에 가장 문제적 인물 중 한명은 단연 김성근 감독이다. 김성근 감독의 특유의 지도스타일은 줄곧 논쟁적이었다.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 스타일은 영화 <Whiplash>Terence Fletcher를 생각나게 한다. 김성근 감독과 Fletcher의 공통점은 지도대상이 잠재력을 이끌어내는데 있어서 강하게 밀어붙인다는데 있다. 예를 들어 김성근 감독이 지옥의 펑고훈련은 Terence Fletcher가 그의 제자였던 Andrew를 대했던 것을 떠오르게 한다. 이런 교육방식이나 리더십방식은 미래에도 논쟁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리더가 어떠한 마음을 가지고 제자를 대했냐는 것이다. 단순히 제자를 괴롭히고 싶어서 지옥펑고를 했다면 그 리더는 반드시 비난받아야한다. 그런데 제자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한 방편이라면 어느 정도 용인될 만하다. 그것도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는 성인 프로야구 세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게다가 김성근 감독의 그동안 일관적으로 했던 야구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보면 그가 어떠한 선수를 골려주려고 벌투를 시키거나 지옥의 펑고를 시킨 것 같지는 않다.

 책 제목에서도 암시되어있지만 저자인 정철우는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에 긍정적이다. 이 책은 2008년에 출간되었다. 그리고 2008년 이후에도 SK에서의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은 빛이 난다. 문제는 한화이다. 한화에서의 김성근 감독의 리더십은 성공적이라고 말하기에는 부족하다. 한화에서도 꽤 많은 구단의 지원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기대만큼의 성적을 얻지 못했다. 물론 김성근 감독은 물론이거니와 김응룡 감독도 실패했다고 평을 듣고 있으니 변명거리는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왜 SK는 통했고 한화에서는 통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분석이 후속작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저자는 김성근 감독에 대한 여러 흥미로운 일화를 잘 써놓았다. 궁금한 점은 이 이야기의 출처이다. 몇몇 이야기는 출처를 밝히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가득염선수가 자신의 다이어리를 보여주었다는 경우는 저자가 직접 취재를 한 경우이다. 그리고 EBS라디오에서 성기완씨가 김성근 감독과의 인연을 이야기한 것은 2차 자료를 쓴 것이다. 그런데 2002년 한국시리즈가 끝난후 김성근 감독이 어윤태 구단대표와 일식집에서 나는 이야기는 김성근 감독과 직접 인터뷰를 해서 들은 것인지 구단대표한테 들은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다른 신문기사 같은 것을 보고 알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대체로 출처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았는데 출처를 정확히 밝혀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간혹 실수도 있었는데 예를 들면 1984OB감독 이후 24년 만에 거둔 한국시리즈 우승이라고 하는데, 1984년에는 OB는 우승하지 않았다. 이런 점이 아쉬움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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