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tinction>

Book 2017. 6. 19. 10:46


피에르 부르디외의 명저 <Distinction>은 사람들이 어떻게 미묘하게 타인과 구별하는지를 아주 잘 보여주었다. 이제는 널리 알려진 개념이 된 문화적 자본(Cultural Capital)이 어떻게 형성되고 사회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잘 써놓았다.

 

상류층은 경제적 자본뿐만 아니라 문화적 자본을 상속한다. 사람을 만나다 보면 은연중에 어디 출신인지 혹은 그 사람이 어떠한 배경을 가진 사람인지를 알 수 있다. 문제는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곁에 두고 싶어한다. 그래서 권력자들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이 권력에 가까이 갈 수 있고 힘을 독점할 수 있다. 명시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사람들을 구별짓고 선택하는 것이다.

 

살아가면서 선택을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 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자유로워 보이는 선택조차 살아온 배경에 예속되어 있다. 어떠한 교육을 받았는지 혹은 집안에서 듣고 보는 것들이 취향에 녹아들어간다. 그래서 취향도 이미 어느 정도는 정해져있다고 볼 수 있다.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말도 잘 통하고 동호회를 만들 듯이 유유상종(類類相從)하게 된다.

 

그런데 현대사회에 들어와 대중문화의 발전으로 인하여 문화에 층위가 다른 형태로 진화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힙합문화는 전통적인 의미에서는 상류층 문화라고 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젊은이들 사이에서 ""하다고 느끼면서 미국흑인이 하는 대로 따라하고, 잘 따라할 수록 더 낫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대중문화로 인하여 가정에서 받은 영향의 구속에서 벗어나 문화적 자본이 평등해지는 면이 있다. 지금은 아마도 쇼셜미디어(특히 Youtube)으로 부르디외의 구별은 새로운 국면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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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 있는 사람>

Book 2017. 6. 12. 07:35



이병률 시인을 와이프가 좋아해서 가끔 와이프가 보던 책을 나도 읽는다. 그의 글을 읽으면 감수성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가끔은 손발이 오글거림을 느낀다. 나는 손발이 오글거림을 전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다. 그만큼 일상의 피곤함에 저 멀리 잠자고 있는 감수성을 그의 글이 일깨워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쓰지 않는 근육을 쓰면 아프듯이 휴면기에 있었던 감수성이 이병률 작가의 글을 보면서 살아나면서 진통을 겪는 것이다.

 

그리고 글을 읽으면서 그의 문학적인 표현에 혀를 내두른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비 내리는 날에 음주욕구가 이는 것은 마음이 가려워서다.” “마음이 가렵다는 표현를 그 누가 할 수 있겠는가. 이럴 때 역시 그가 문학인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한다. 가끔 어떠한 감정을 느꼈는데 그것을 표현할 방도를 몰라 답답할 때가 있다. 비가 올 때 술이 마시고 싶은 느낌을 마음이 가렵다고 표현하였다. 이렇게 문학인들은 내가 표현하지 못한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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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iginals>

Book 2017. 6. 5. 14:42



21세기를 맞이한 지도 어느덧 16년이 흘렀다. 이제 창의적인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래서 정부, 기업, 학교 등 사회 여기저기에서는 창의성을 기르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그렇다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가?

 

창의성에 대한 많은 학자들이 여러 연구를 통해서 백가쟁명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 Grant교수는 몇몇 받아들여지고 있는 가설에 반박하며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흥미로운 예를 보면 창의적인 인재가 생각보다 안정적인 것을 배경으로 한다는 것이다. 통념에 따르면 창의적인 사람들은 위험을 선호하고 창의적인 행동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삶의 배경이 기반되어야 마음껏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고 그러다보면 창의성이 분출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빌게이츠가 하버드를 자퇴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람들은 세계에서 최고 명문대를 자퇴하고 Microsoft를 설립한 용맹한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희대의 상품 도스(DOS)를 팔 때까지 자퇴는 하지 않았다. 이 외에도 재미있는 예시를 통해 다양한 주장을 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그의 주장 역시 결과론적이라는 것이다. 많은 경영학자들은 자신의 이론을 설파할 때 자신의 주장에 부합하는 예를 중심으로 골라서 든다는 것이다. 사회과학부분에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는 하다. 자연과학에서처럼 법칙을 발견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고 기껏해야 약간의 추세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주장은 참고할만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고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 때 그 때 상황이 있고, 많은 부분은 한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운도 작용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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