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역사박물관>

Exhibition 2019. 3. 16. 22:05


부평은 나에게 낮선 곳이다. 부천과 종종 혼동이 되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부평과 부천이 이웃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천은 경기도의 시고 부평은 인천에 있는 구를 말한다. 그런데 <부평역사박물관>이 있다고 해서 놀랐다. 인천역사박물관도 아니고 부천역사박물관도 아닌 구인 부평이 따로 부평역사박물관이 있다고 해서 의외였다. 하지만 둘러보고 나서 충분히 있어도 될 만한 곳이라고 느꼈다.


가장 만족한 이유는 아마도 시설과 서비스가 모두 좋았기 때문이다. Parasuraman과 그의 동료들이 개발한 Servqual(Service Quality)이라는 평가척도가 있는데 이 <부평역사박물관>은 고득점을 할 것 같다. 우선 유형성(Tangible)에서 합격이다. 유형성은 서비스의 물리적인 외관이다. 아무리 컨텐츠가 좋더라도 건물과 내부가 좋지 않다면 가기 꺼려질 것이다. 그런데 일단 <부평역사박물관>2007년에 만들어져서 그런지 꽤 신식이고 쾌적하였다. 가장 좋았던 장소는 2층에 통유리로 된 테라스같은 곳이 있었는데 동네주민들이 와서 휴식을 취하기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눈에 띈 것은 친절성(Courtesy)였다. 지금까지 갔던 그 어떤 박물관보다 안내해주시는 분이 친절했다. 처음왔다고 하니까 매우 친절하게 보는 요령을 알려주었다. 들어가자 이런 응대를 받으니 박물관의 첫인상이 매우 좋았다. 심지어 입장료도 없다. 다른 유료 박물관도 이렇게 친절한 적이 없었다. 안내해주시는 분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나니 내용을 더 잘보아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리고 박물관이 잘 관리가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장 기본적으로 내용도 좋았다. 2층에 농경문화실이 있었는데 이것은 특별한 것이 없었다. 부평이라는 동네가 비교적 최근에 개발이 많이 된 동네이기 때문에 오래전으로 올라가도 크게 사료가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농경문화실을 만들어 놓은 이유는 아마도 학생들이 자주와서 그런 것 같다. 학생들이 부평에 대해서도 알 필요도 있지만 그 전의 역사를 볼 때 굳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지 않더라도 오래 전의 삶과 생활을 알게하는 기능이 있는 것 같다.


농경문화실 맞은편에 부평역사실이 있는데 여기가 부평역사박물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부평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잘 전시해 놓았다. 특히 눈이 갔던 부분이 미군부대였다. 나는 카투사로 복무해서 미군부대를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다. 하루는 인천에 살었던 카투사 동기와 만날 일이 있어서 이곳에 들른 적이 있었다. 지금은 미국부대가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것에 대한 자료를 보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부평의 자동차 공장 편이었다. 지금도 GM공장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부평에서 자동차 공장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곳인데 이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은 짧게 나온 것 같아 아쉬웠다. 혹시 상설전시관을 리모델링한다면 내용을 보강했으면 하는 부분이다.


1층에는 기증전시관과 기획전시실이 있었다. 아쉽게도 기획전시가 끝난 시점에 와서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기증전시관은 부평에 살았던 분들이 많이 기증을 해서 부평이 걸어온 모습을 잘 알 수 있게 해놓았다. 기증자들에게서 부평에 대한 애향심이 느껴졌다.


이 외에도 박물관에서는 미쓰비시 사택활용에 대한 학술회도 열고, 박물관 건물 밖에 야외전시체험장도 운영하는 등 상당히 많은 일을 하고 있었다. 또한 박물관 홈페이지도 아주 전문적으로 잘 되어 있어서 신뢰감이 갔다. 박물관에서 조사한 자료들이 잘 정리되어서 올라와 있다. 때로는 박물관이 자료는 많은데 시민들에게 개방을 안해서 도무지 박물관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를 때가 종종 있는데 <부평역사박물관>은 그런 면에서도 투명성있게 자료를 잘 정리하고 발표하였다. 들어갈 때에는 무슨 부평역사박물관이라고 했다고 나오면서는 있어도 도리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이곳을 많이 벤치마킹했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posted by yslee

<한국근대문학관>

Exhibition 2019. 1. 5. 19:40

ㅡㄴ대

인천역 근처에는 볼거리가 많이 생겼는데 그 중 하나가 <한국근대문학관>이다. 혹자는 문학을 읽으면 되지 웬 문학관이 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문학을 읽어서 감동을 받기도 하지만 문학을 통해서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고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도 있기 때문에 문학관을 통해서 어떻게 문학이 변천해왔는지 보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작가의 삶도 중요한 연구거리이다. 작가를 이해하면 작가가 쓴 문학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어떠한 배경으로 작가가 집필하게 되었는지를 알 고 작가의 삶을 고려보는 일은 그 자체도 흥미로운 일이다.


일단 외관이 아주 세련되었다. 겉창에는 김영랑의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의 글귀가 적혀있는데 꽤 근사한 스타일이었다. 그리고 건물색도 너무 튀지도 튀지 않지도 않게 되어있다. 예전에 항구의 창고로 쓰이는 건물을 리모델링했다고 하는데 아주 현대적으로 잘했다. 그래서인지 한국문화건축대상 우수상도 수상하였다는데 수긍할 수밖에 없다. 겉뿐만 아니라 안도 세련되게 잘 꾸며놓았다. 그래서 전시내용도 중요하지만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을 보는 것도 상당한 감상 포인트가 되었다.


전시관은 기본적으로 상설전시,’ ‘기획전시,’ ‘작은전시로 나누어져있다. 가장 핵심이 되는 상설전시는 대한제국 때부터 광복 후 미군정 시기까지를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 1948년 남한 단독정부를 수립한 후는 현대로 생각하여 특별히 전시하지는 않았다. 1885년부터 1948년은 우리에게는 고난의 시작과 끝을 관통하는 시기였다. 조선왕조의 국운은 점차 떨어져가고 외세의 영향은 점차 커진다. 그리고 191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일제강점기가 시작된다. 그 후 35년의 슬픔의 시절을 끝내고 광복을 맞이하지만 미군과 소련군이 진주하고 나라는 신탁, 반탁 운동의 갈등으로 점철된다. 이러한 시기의 문학은 어떠했는지 <근대문학관>은 시대별로 잘 보여주고 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한쪽에서는 저항문학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독립을 외쳤다. 하지만 모두가 저항만 외치는 것은 아니었다. 식민지 시절이 무려 35년이나 되다보니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경우도 많았다. 식민지 시절에서도 사람들은 사랑도 하고, 애도 낳고, 양육도 하고, 혹자는 일본으로 이민 혹은 유학도 갔고 다양한 삶을 살았다. 인간의 삶의 폭만큼이나 문학의 범위는 광대하기 때문에 일본에 대한 저항을 그린 문학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문학도 많았다. 예를 들어 1924년에 발표된 현진건의 <운수좋은날>은 인력거를 모는 사람의 삶의 고단함을 잘 보여준다. 여기에 일제에 대한 저항이 보이지 않는다고 이를 폄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천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한국근대문학관>은 단순히 전시만 하는 것이 아니다. 활발하게 연구활동을 하고 있다. 무언 가를 전시를 하려면 그를 뒷받침이 되는 연구활동이 있어야 한다. 특히 <한국근대문학관>은 꾸준히 기획전시를 하고 있다. 기획전시를 하기 위해서 연구활동이 필요하고 전시를 통해 연구물이 대중에게 소개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도 <한국근대문학관>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문학이 있는 저녁>, <인문학이 있는 저녁>, <교양이 있는 저녁> , 저녁이 있는 시리즈로 시민들을 찾아가고 있다. 평일오전오후는 평범한 사람들은 강연에 참여하기 어렵다. 그래서 문학관에서 퇴근하고도 시민들이 와서 들을 수 있도록 저녁에 강연회를 연 것은 정말 좋은 생각이다. 문학이라는 것이 일반 사람들과 호흡하지 못한다면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 의미에서 더 다양하고 의미있는 강연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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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