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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4호선에 <상록수>역이 있다. 이 상록수역은 심훈의 소설 <상록수>에서 따온 이름이다. 그렇다면 왜 안산에 상록수역이 생겼을까. 그 이유는 소설 <상록수>가 실화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고 그 배경이 지금은 안산시 본오동이고 예전에는 수원군 반월면 천곡동 샘골마을이였기 때문이다. <상록수>의 주인공은 채영신인데 심훈작가가 모티브를 실제 인물은 최용신이다. 그 최용신님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이 안산에 있다.
최용신선생님은 1909년에 태어나 1935년에 돌아가셨다. 26세의 그 당시로도 이른 나이에 돌아가셨다. 그가 샘터마을에 들어가서 교육을 한 것은 1931년으로 3년 남짓 이곳에서 보내시면서 문맹퇴치, 농촌계몽운동에 힘을 썼다. 3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불꽃처럼 보내시다가 안타깝게 과로로 돌아가신다. 혹자는 3년이라면 성과가 많지 않다고 폄훼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3년이라는 시간에 많은 사람들을 감화시키고 그의 뜻이 숭고하니 지금까지 보존되는 것이다. 마치 제임스딘이 요절했기 때문에 많은 영화를 남기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의 연기가 평가절하되는 것은 아니다. 강렬했던 그의 연기가 영원히 영감을 주듯이 최용신 선생님의 열정 또한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그리고 최용신 선생님이 샘터마을에 들어가서 사람들을 감화시켜 보았자 사회적으로 그 효과는 미미하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그러한 비관적인 마음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사회는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다. 처음부터 거대한 변화를 이끄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종종 좌절하기도 한다. 늘 그렇듯 큰 변화에도 작은 시작들이 있는 것이다. 한 명의 최용신은 큰 변화를 이끌지 못할 수 있어도 많은 최용신은 민족의 향로를 바꿀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최용신 선생님의 움직임은 인정받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한 일이라면 굳이 후손들이 추모할 필요는 없겠다. 타인을 위하고 사회를 위한 이타적인 정신 역시 본받아 마땅하다.
최용신 선생님은 1900년 초반을 고려한다면 상당한 고학력자로서 일본과 영합하여 편안한 삶을 살 수도 있었지만 우리나라 사회가 변화하려면 근본인 농촌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샘터마을로 들어가신 것이다. 아마도 이 때 브나로드(v narod-‘민중 속’으로라는 러시아어)운동의 영향을 받으신 것 같다. 이러한 마음을 갖는 것이 일단 쉽지 않다. 쉬운 길을 피하고 어렵지만 옳은 길을 택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그리고 농촌에서 열렬히 환영하지도 않았다. 처음에는 그들의 닫힌 마음을 열고 비관적인 마음을 바꾸는 것은 진정한 교육자로 느끼는 고된 책무를 감당하였다.
어려운 길을 최용신 선생님은 걸었고 사람들은 그를 받아들이고 따르게 되었다. <최용신 기념관>은 이를 표현 동상도 앞에 세워두고 최용신 선생님의 발자취를 잘 보존하였다. 최용신 선생님이 전해준 감동이 3년의 짧은 시간동안 크게 다가갔다. 심지어 <최용신발물관>자체가 그의 제자였던 홍석필옹의 후원금으로 밑천으로 지어진 것이다. 이러한 단순한 사례만 보아도 그가 끼친 영향이 상당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내가 방문하였을 때 우연히 선생님 서거 84주기여서 여러 행사를 하고 있었다. 선생님께 직접 수업을 받지 못한 사람들도 특별주간을 통해 다시한번 선생님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최용신 기념관>은 현재진행형이다. “최용신 학술심포지엄”을 매년 열고 있다. 아주 다양한 주제를 발표하고 토론하고 있는데 이러한 학술활동을 통해서 그가 살았던 시대와 지금의 시대를 연결해주고 있다. EH 카의 말마따나 역사는 현재와 과거와의 대화라더니 <최용신 기념관>은 100년전에 있었던 일과의 교호작용을 통해서 지금의 우리가 갈 길을 되새겨준다. 나는 우리나라에 최용신 선생님 말고도 꽤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에 좋은 영향을 끼쳤으리라 확신한다. 그런 분들을 기리는 작업을 <최용신 기념관>처럼 꾸준히 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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