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촌역사관>

Exhibition 2019. 3. 25. 04:00

올림픽 공원에는 몽촌토성이 있다. 그래서 8호선 몽촌토성역도 있다. 지금은 서울이 세계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의 도시가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도시가 되기 전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다. 왜냐하면 지정학적으로 살기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한강하류의 비옥한 땅이었던 서울에 사람이 많이 살았던 것은 그렇게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그리고 이 영토를 지키기 위한 방어막을 만든 것도 놀랄 일이 아니다. 지금은 북한을 막기위해서 긴 철책이 한반도를 갈라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예전에 베를린은 냉전시대 때 장벽으로 둘러쌓여있었다. 근래에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쌓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기원전에도 방어막 구실을 할 존재가 형태는 다르지만 필요했다. 그리고 그것이 토성이다.


지금 성을 지으라고 하면 시멘트와 철근으로 짓겠지만 기원전에 이러한 기술이 없었으므로 그 당시에 할 수 있었던 것은 흙을 잘 쌓아서 그 위에 목조방을 쌓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물론 기술의 차이는 있었지만 방어를 한다는 기능이 필요한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다. 방어가 필요하다는 것은 공격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인류는 오랜 약탈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인류의 탐욕은 정말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예전사람들이 어떻게 진지하게 연구를 한 사람들이 고고학자들이다. 이 분들의 노력에 의해서 올림픽 공원에 있었던 흔적이 단순히 흔적이 아니라 기원전에 살고 있었던 사람들이 지었던 토성과 주거지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몽촌역사관>은 어떻게 몽촌토성이 이루어졌는지 알리고 어떻게 이 사실을 알아냈는지 보여주는 곳이다. <몽촌역사관>은 이러한 내용을 될 수 있으면 쉽게 설명하려고 애를 썼다. 이곳에서 발견된 도구들이 어떻게 이용되었는지 직접 사용해서 알 수 있게 했다. 특히 주로 오는 관람객이 학생들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아이들이 좋아하게끔 시설을 만들어서 좋았다. 그래서 아이들과 같이 와도 좋은 곳이라고 생각을 했다. 더군다나 1992년에 개관한 이 역사관은 리모델링과 업데이트를 꾸준해서 그런지 오래되었다는 생각을 전혀 할 수 없었다.


<몽촌역사관>은 몽촌토성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몽촌토성 근처의 풍납토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한다. 이에 대해서도 몽촌토성처럼 설명을 해놓았다. 조금 아쉬운 것은 이 토성이 현재에도 남아야 하는지의 당위성에 대해서 강조를 해주었으면 좋을 뻔 했다. 몽촌토성은 올림픽 공원 안에 아주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있다. 하지만 풍납토성의 경우에는 주택가에 둘러쌓여 있는데 물론 인근 주민이 이 주위를 산책하기도 하지만 올림픽 공원에 비해서는 공원의 기능이 덜 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개발하려고 눈독을 들이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부동산 관심에도 불구하고 지켜야할 이유를 잘 써놓았으면 좋을 것 같다.


또한 백제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해놓았다. 송파구에서는 백제를 하나의 문화적 아이덴티티로 삼은 것 같다. 그래서 올림픽공원에는 2012년에 <한성백제박물관>도 생겼다. 이러한 면에서 <몽촌역사관>과 기능이 겹친다. 이 김에 아예 <한성백제박물관>은 성인용으로 가고 <몽촌역사관>은 아동 체험 박물관으로 기능을 나누는 것도 바람직 할 것 같다. 특히 이미 <몽촌역사관>에는 수많은 학교에서 견학을 간다. 그리고 같이 올림픽 공원에 있지만 <몽촌역사관><한성백제박물관>보다 가는 것이 좀 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대중은 <한성백제박물관>에 더 집중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실 <몽촌역사관>같은 입장료도 받지 않는 공공도서관의 중요성이 도외시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관을 통해서 학생들이 우리 선조가 어떻게 살았는지 확인하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다. 앞으로도 <몽촌역사관>이 더 사랑 받는 공공박물관으로 거듭나서 우리의 뿌리를 알게 하는 교육의 장이 되었으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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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백제박물관 <백제의 집>

Exhibition 2019. 2. 11. 01:01

2012년에 개관된 <한성백제박물관>은 기본적인 상설전시관 이외에도 시즌별로 특별 전시회를 하여 한번 갔던 사람들도 또 가게 하는 유인을 만들고 있다. 2019년을 서울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바쁘기 때문에 하루하루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여유를 조금 가지고 한발짝 떨어져 생각해보면 서울땅에는 2000년 전부터 사람들이 촌락을 이루고 살고 있었다. 그 때 살았던 사람들은 당연한 소리이지만 이제 이 땅에 없고 땅에 뭍여서 아마도 이제 그 뼈 산화되어서 흙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살았던 흔적은 아직도 유물로 남아 현대의 우리가 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한성백제박물관에서는 201812월부터 224일까지 백제 생활문화 특별전시회의 일환으로 <백제의 집> 전시회를 열고 있다. 백제인들이 살았던 모습의 이모저모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데 역사학자가 아닌 이상에야 유물하나하나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다만 일반인으로서 보기에 아마도 지금 사는 아파트라는 주거공간도 언젠가는 박물관에서나 소개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1700년 전 지금 서울이 백제였던 시절에는 이 땅이 아파트 숲이 될지는 상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통시적으로 길게 보았을 때 1700년 후인 3719년에 이 서울이라는 땅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것처럼 319년의 백제인이 지금 서울의 아파트를 생각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유물들을 찬찬히 살펴보면 어차피 언젠가는 모두에게 잊혀지고, 화장을 하지 않더라도 가루조차 남아있지 않는다면 좀 더 삶을 행복하게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하는 자성의 순간이 온다. 어차피 미물에 불과할 수 없는 유한한 인간이라는 존재라면 지금 현순간을 더 즐겁고 의미있게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래된 유물을 보면서 지금 현재를 즐길 수 있는 자각을 하게되는 것이 나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주는 박물관의 심리적인 치유기능이 아닐까한다.


<백제의 집>에는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유물은 화장실이었다. 백제인과 지금의 대한민국사람은 아주 많은 측면에서 행동거지를 달리 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공통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배설활동이다. 백제시대나 지금이나 먹으면 내보내야한다. 전시회에서는 왕궁에 대형화장실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지금에야 똥을 누고 물을 내리면 그만이지만 이러한 수세식 화장실이 정착된 것은 불과 30년도 채 되지 않는다. 일단 상하수도 시설이 완비된 것은 광복한 후에도 한참이 지난 후의 일이이다. 그렇다면 그 전에는 어떻게 똥오줌을 처리했는지 궁금하다. 대부분 땅을 깊게 파서 똥오줌을 가두지 않았나 싶다. 이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었을 것 같다. 마치 우산같은 경우처럼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형태만 조금 바뀌었지 비를 피하기 위해서 어떠한 물체를 머리 위쪽으로 가리는 것이 비슷한 것처럼 지금의 수세식 화장실이 들어오기 전에는 어쩌면 백제시대나 1960년의 한국이나 비슷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호자(虎子)”라고 불리는 이동식 요강을 귀족층은 들고 다닌 모양이다. 지금에야 공중화장실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지만 백제시대 때 공중화장실이 있을리 만무하다. 귀족층이야 조신하게 호자에 용변을 본다고 하고 나머지 분들은 급하면 아마도 아무 곳이나 배출하지 않았을까하는 추측을 해본다. 그렇게 되면 엄청 위생상 불결했을 탠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 당시 인구가 많지 않아서 괜찮지 않았을까한다. 뜻하지 않게 유물하나를 보고 여러 가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았다.


전시회의 마지막 부분에는 국사책에서 구구절절 배웠듯이 백제가 일본에 준 영향에 대해서 나와있다. 많은 백제인들이 일본에 가서 살게 되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관계, 특히 일본이 임진왜란과 그리고 20세기 강제로 침략하고 우리에게 고통을 준 것을 생각하면 참 안타깝기 짝이없다. 상당히 많은 부분을 공유한 사이인데 이렇게 갈등할 수 밖에 없는 가하는 탄식이 나온다. 물론 생각해보면 이슬람의 수니파와 시아파 싸우는 것을 보면 이해도 된다. 박물관에 오면 이렇게 꼭 본 것에 구속되어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본 것을 토대로 여러 가지 생각이 영감받아 발전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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