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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에 있는 수도박물관에 다녀왔다. 서울숲은 10차례 넘게 다녀왔는데 수도박물관이 있다는 것을 근래에서야 알게 되었다. 사람이 얼마나 자기가 아는 것만 보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지 알 수 있었다. 분명히 서울숲에 갔을 때, 어디가 되었든 수도박물관이라는 표지를 한번 이상은 보았을 탠데 전혀 의식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고 수도박물관이 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았느냐고 탓하기도 어렵다. 수도박물관의 특성상 비용을 상당히 들여서 홍보를 하기보다 기본적으로 학생들이 서울숲도 갈 겸해서 수도박물관에 가는 견학의 장소로서 크게 역할을 한다.
물론 학생 교육용으로 수도박물관이 주로 쓰여진다고 하더라도, 수도박물관은 어른들에게도 아주 중요한 시설이다. 우리 단 하루라도 물이 없으면 살기 어렵다. 그리고 깨긋한 물은 생활의 근간이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그 물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시민들에게 전해지는 지는 잘 알지 못한다. 수도박물관에 가면 나처럼 수도에 대해 무지한 사람들도 대략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수돗물이 만들어지고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되는지 알게된다.
박물관을 둘러보며 수돗물이라는 것을 이용한지가 100년 밖에 되지 않아서 매우 놀랐다. 20세기에는 얼마나 큰 발전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전기이고 또 다른 하나가 나는 수도물이라고 본다. 깨끗한 물은 언제 어디서나 쓴다는 생각이 정착된 것은 얼마되지 않았다. 그리고 '북청물장수'를 보면서 수돗물을 시민의 기본권으로 정부가 확실하게 관리를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서구의 몇 국가에서 수도를 민영화해서 큰 부작용을 낳았는데, 전기와 더불어 수도는 민영화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가끔 상수도를 관리하는 데 있어서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비효율이 있다고 민간기업에 넘어간다면 시민들을 하루하루 내일을 걱정해야 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비효율이 있으면 고치면 된다.
그리고 박물관을 돌아보면서 나의 관심을 끈 것은 '아리수'이다. 정부에서 아리수가 마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다른 시장에 나온 제품보다 깨끗하다고 이야기를 해도 시민들은 쉽사리 아리수를 믿고 마시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아리수에 대한 신뢰에 전혀 형성되지 않은 것이다. 내가 초등학교 때 처음 생수가 등장한 이후로 생수시장은 점점 커지고, 생수마시는 것이 일상화가 되어서 이제는 생수를 마시지 않고 수돗물을 마시면 안된다는 인식마저 생겼다(지금도 나는 생수를 마시고 글을 쓰고 있다). 문제는 일단 생수병으로 인하여 자연환경이 파괴된다. 그리고 생수가 수돗물에 비해 비싸므로 생활비도 많이 든다. 이런 문제들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아리수에 대한 품질을 계속 올리고, 시민들이 아리수를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수도박물관은 시설도 잘 되어있는데다가 서울숲에 있어서 부담없이 발걸음을 해도 충분히 남는다. 그렇다고 매년 갈 필요까지는 없지만 한번 즈음 갈 필요가 있는 유익한 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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