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rel Martens의 Still Moving 전>

Exhibition 2018. 10. 31. 21:45

Platform L에서 열리는 카럴 마르턴스(Karel Martens)라는 네덜란드 디자이너의 작품전 전시회에 다녀왔다. 1939년생이고 지금도 생존해 있는 이제는 원로 디자이너라고 할 수 있는 그의 작품들은 시각 디지이너의 작업물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작품들이 완성된 느낌보다는 구상중인 상태의 형태들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예전에 학교 제도 시간의 작품을 떠오르게 했다. 이런 느낌의 그의 작품의 정체성이라면 정체성이겠다. 그의 작품들은 하얀색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깔끔한 느낌을 주었다.


카럴 마르턴스의 작품이 많이 전시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전시회 입장료의 가격도 5,000원으로 비교적 저렴하게 책정되어 있었다. 그의 작품이 적어서는 아니고, 전시장 자체가 거대 규모를 자랑하지는 않았다. <Karel Martens: Still Moving>전은 플랫홈 엘(Platform L)에서 전시되었다. 논현동에 자리한 플랫홈 엘은 2016년에 개관한 최신 문화공간이다. 동네가 동네인만큼 과천 현대미술관처럼 크게 자리 잡지는 못했다. 그리고 건물 중간이 뚫려 있어서 전시공간이 더 적어졌다. 그래서 아마도 대규모 전시를 기획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플렛홈엘이 가지고 있는 매력은 상당하다. 일단 외관이 아주 예술적이다. 플랫홈엘의 건물을 보면 거의 모든 사람들은 도대체 이 건물은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가질만한 독특하면서 세련된 외관을 자랑한다. 이미 건물외관으로 예술 전시관임을 알린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도 특이하다. 더 특이한 것은 건물은 테두리처럼 연결되어 있고 중간이 비어있다. 이 비어있는 공간은 몇몇의 전시품이 전시되어 있다. 그 태두리 중 한 곳에 입구로 되어 있어서, 들어가면 나선형으로 올라가는 구조로 건물이 되어 있다. 그런 면에서 약간 구겐하임같은 느낌을 조금 받았다. 일단 전시도 전시였지만 건물구조의 특이함에 흥미를 느끼게 했다.


플렛홈엘은 패션의 문외한인 나도 들어본 적인 루이 까토즈(Louis Quatorze)에서 운영한다.건물 정면에 있는 필기체 LQ를 섞어 놓은 문양은 루이 까토즈의 첫글자 줄임표시이다. 루이 까토즈는 불어로 루이 14세를 뜻한다. , 예전 태양왕이라고 불리며 절대권세를 누리던 루이 14세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브랜드이다. 원래는 1980년에 프랑스에서 시작되었다가 수입업체인 태진인터네셔널이 인수하여 지금은 한국기업이 되었다. 그래서 겉만 보면 정통 프랑스 기업같아 보이지만 한국기업이다. 마치 예전에 필라(Fila)가 이탈리아 기업이었는데, 그것의 자회사였던 한국필라가 모기업을 인수하여 필라가 한국기업이 된 것과 약간은 비슷하다. 인수 후에도 계속 프랑스 기업은 아니지만 프랑스 이미지를 고수해서 상당한 성과를 거둔다. 많은 소비자가 실제 품질이나 디자인보다는 이미지를 구매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루이 까토즈의 프랑스 이미지 고수는 상당히 성공적인 전략이었다. 게다가 놀랍게 거꾸로 파리 마레 지구에 점포를 열었다. 아마 같은 제품을 태원인터네셔널이라는 이름으로 런칭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태원인터네셔널은 영리하다. 이뿐 만아니라 프랑스 문화를 위해서 후원도 하고, 플렛홈엘 같은 문화공간을 만들어서 루이 까토즈의 이미지 상승에 도움을 주는 전략도 영리하다.


다만 전시관의 위치가 눈에 뜨이는 자리는 아니라는 점이 아쉬운 점이라면 아쉬운 점이다. 7호선 학동역에서 매우 가까운 거리인데 대로변이 아니라서 이곳을 맵을 켜고 찾아가야 했다. 찾아갔을 때 세상에 이런 곳이!!”라는 탄성을 질러야 했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확실히 찾아서 놀라는 재미는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미술관 안에 있는 Things that matter 카페샵도 있고, 근처에 잔잔하게 가볼 만한 공간들이 꽤 있어서, 미술관에서 관람한 후에 구경하는 맛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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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yslee